간식 사줘야 선생님?…'스승의 날' 황당한 판촉
배달업체, 음식업체 손잡고 할인 행사
교사 “이벤트 기획 경솔…사기 저하도”
업체 “소식듣고 종료…추후 조심할 것”
국내 유명 배달업체가 5·15 스승의 날을 맞아 진행한 이벤트 문구를 놓고 논란이다.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유명 배달업체 A사는 지난 13부터 오는 19일까지 스승의 날을 맞아 음식업체와 할인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A사는 파스타, 계말말이, 피자 등 업체 메뉴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해당 메뉴를 사주면 스승이라 부를게', '쌤 피자 사주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달았다.
이벤트 문구를 본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스승의 직업과 명예를 경솔하게 다뤘다며 반발했다.
경기지역 한 교사 B씨는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사람이나 승인을 내준 사람 모두가 경솔했던 것 같다”며 “스승의 날에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부모 김모(39)씨도 “먹을 것을 사주지 않으면 교사가 아니라는 것인가”라며 “교사들은 책임만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벤트를 확인한 대한초등교사협회는 지난 14일 A사에 이벤트 문구를 수정하거나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초등교사협회는 A사 측에 'A사 역시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으로서 사용하는 문구가 갖는 영향력을 심사숙소 해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이에 따라 해당 이벤트 문구 수정 또는 철회를 고려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한초등교사협회 관계자는 “스승의 날은 교육자로서 교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날”이라며 “이러한 문구들은 교사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기보다는 부적절한 요구를 하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농담처럼 풍자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 측 내용을 받은 A사는 협회 측에 이벤트 종료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A사 할인 이벤트는 조기 종료된 상태다.
이에 A사는 협회 측에 “이벤트는 즉시 종료 조치를 했다”며 “추후 이벤트 진행에 있어 더욱 세심한 확인을 통해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원근 기자 lwg1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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