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 '中공상은행과 협의'

/사진 제공=롯데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 관련 롯데월드타워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 국내외 은행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채권 투자측인 중국 공상은행과 일부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지난 28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롯데물산이 발행한 채권과 관련해 주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집회소집 의무를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그룹 측은 "중국공상은행과 국내 은행 등에서 차입한게 있는데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21일 일부 공모회사채의 사채관리 계약 조항상 재무특약을 지키지 못해 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특약 사항을 조정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시중은행에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실소유주는 롯데물산이다. 롯데물산의 사채관리 계약에 따르면 원리금지급의무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타인의 채무를 위해 지급보증의무를 부담하거나 담보권을 설정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 공상은행과는 특정 계열사에 총자산의 9%를 초과하는 자금보충·보증 등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담보금액은 약 2조원으로 롯데물산 총자산의 23%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에 앞서 롯데물산이 일부 사채권자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관련 이슈가 롯데물산에 일부 영향을 미친 셈이다. 다만 이번에 문제된 롯데케미칼의 채권 규모는 약 2조원으로 롯데물산 자기자본의 40%에 불과하기 때문에 웨이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은행과 원만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12월19일 EOD 사유 발생 이후 사채권자와 처음 대면한다. 이날 사채관리계약서에 재무비율(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 유지) 관련 내용을 지워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동의할 경우 롯데케미칼은 보유사채 액면금액의 10bp(1bp=0.01%p)에 달하는 특별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다. 또 신용보강 차원에서 롯데월드타워가 담보로 제공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8일 IR에서 "제안 조건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하며 크로스디폴트, 회사채 즉시상환 등을 요구할 수 있지만 롯데의 자금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