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일기] 2023. 1월의 필리핀 골프장 및 골프 장갑 공장 탐방

오늘은 최근 1월에 필리핀 골프여행 겸 출장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몇 년간 동남아시아를 못 가봐서 아쉬웠는데, 우연히 지인이 필리핀에 위치한 골프장갑 공장에 출장이 있다고 같이 가자는 제안! 두말 없이 덥석 잡았다가 늦둥이 아들 두고 어딜 가냐고 아내에게 혼쭐났다는!​

참고로,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가까운 거리에 속하기도 하지만 2001년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녀온 후 좀처럼 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총 4박 6일 짧은 일정에 먼저 세부에 내려서 라운드 2번 후, 제네럴 산토스 (General Santos)라는 작은 도시로 이동해서 공장 견학을 하는 계획이었습니다. 최근 저희 올댓골프 카페 회원 여러 명에게 선물로 나눠드린 골프 장갑도 커스텀으로 제작해 준 곳이라 고맙기도 했고 제조 과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

친한 분들과 다녀와서 더욱더 즐거웠던 여행 기록을 시작합니다^^

DAY 1 세부 필리핀으로 출발

무거운 골프 가방 챙겨서 늦은 저녁 찬바람을 가르고 인천 공항으로 달려간 1월 어느 날.. 곧 따듯한 나라로 간다는 설렘!!

그러나 막상 인천공항에 도착해 보니 아비규환! 아.. 벌써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해외여행을 나가시는구나... 한편, 국내 여행사들도 드디어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될듯하네요.

우리 넷을 싣고 날아온 세부 퍼시픽 항공. 처음 들어본 항공이지만 나름 큰 불편 없이 (저렴하게?) 마닐라에 잘 도착했습니다. 갈 때는 밤 10시 비행기로 출발해서 마닐라에 새벽 2시 도착 (사진은 한국 돌아올 때 탑승하기 전).

약 4시간 비행 후 잠이 취한 채 공항 근처 관광호텔에서 기절.. 22년 전 올 때보다 가격이 모두 배로 올라서 놀랬지만 세월이 그만큼 흘렀으니...​​


DAY 2 클럽 필리핀 골프장

공항 근처에 위치한 호텔에서 새벽부터 약 1시간 달려온 클럽 필리피노 세부. 계속 해안 옆을 달렸는데 바다가 안 보여서 해안 도로인지도 몰랐네요.

클럽하우스 시설과 코스는 좀 오래되어 보이고 생각보다 산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올라가는 동안 설마 이런 곳에 골프장이 있나? 싶을 정도로 조용했네요.

도착하고 차에서 클럽을 내리니, 클럽 직원이 모든 클럽을 꼼꼼히 확인 후 기록하더군요. 심지어 골프공 개수까지 세어보고 브랜드도 적네요. 아마, 예전 고객들이 도난 사고로 문제를 삼아서 그런 듯? 역시 Gecko를 보니 따듯한 나라에 왔다는 게 실감 나네요 (저의 허벅지만 한 도마뱀도 봤음!)

오랜만에 해외 원정 첫 티박스에 서보니 페어웨이가 왜 이리도 좁아 보이는지!! 다행히 무사히 가운데에 안착시키고 기분 좋은 출발.

필리핀은 개인 카트에 1인당 1캐디가 전담 마크합니다. 카트는 코스 진입이 가능했지만 여기 코스는 시설처럼 모든 게 낡고 오래되었네요.

이미 구멍 난 곳에 공을 끼운 설정 샷 ^^ 아래 스티커 자세히 보면 날아오는 공을 조심하라고 해서 더 웃김.

밀림 한가운데서 골프 치는 느낌으로 코스 주변이 매우 조용하더군요. 오르막, 내리막, 블라인드 도그랙 홀 등 다양하게 있는 코스에 공도 많이 잃어버리게 되는 골프장입니다. 물론, 로스트볼 판매하는 어린이도 서너 홀마다 따라오네요^^

그린은 매우 느린 2.3미터쯤 되어서 퍼팅 적용하느라 애먹었습니다. 코스 상태도 최근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서 약간 질은 느낌입니다.

동남아 잔디는 채를 확실히 더 잡아당기네요. 페어웨이도 거의 러프 수준!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했는데 똑바로 공을 못 보낸 결과로 무려 88타 기록! 반성합니다...

호텔로 돌아와서 코리안 스타일 치맥과 망고 등 섭취! 망고를 무척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달콤하지 않더군요. 더 비싼 걸 사야 했는지?​​


DAY 3 알타비스타 컨트리클럽 세부

공항 근처 호텔에서 25km 떨어진 Alta Vista Golf & Country Club

3일째는 세부에서 인기 많기로 유명하다는 알타 비스타 컨트리클럽 방문했습니다. 도시 근처이고 바닷가를 거의 모든 홀에서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골프장입니다.

들뜬 마음에 각잡고 시작하기 전 사진 한 컷! 근데 주변을 둘러보니 거의 한국 골퍼들이 저희와 같이 사 찍기 바쁘네요 ㅎㅎㅎ

낮은 산 위에 있어서 사방으로 탁 트인 골프장으로 멋지더군요. 왼쪽에 보이는 클럽 하우스도 상당히 커서 국내 골프장을 연상시킵니다.

바닷가 코스라서 바람이 심할 줄 알았는데 이날은 시원한 산들바람으로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코스 상태도 양호하고 그린 속도는 약 2.6 나옵니다.

시작부터 클럽 패스포트라고 주는데, 보여주면 라운드 중 모든 비용을 모아서 후불로 계산하는 시스템입니다.

바닷가를 향에 높은 곳에서 아래 그린으로 티샷 하는 홀이 여러 개 있더군요. 경치를 최대한 이용하는 관광 코스 디자인입니다.

우산을 따로 들어주는 캐디도 있습니다. 근데 우산이 너무 낡고 무거워 보여서 저희 꺼 하나 선물하니 매우 좋아하네요. 혹시 여기 방문하시는 분들 중 이 우산 들고 있는 캐디분 보시면 우산 아는척해 주세요^^ 한국과 한국 제품이 인기와 신뢰도가 높은듯해서 절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BTS랑 블랙핑크, 땡큐!

홀마다 시원한 뷰가 펼쳐집니다. 파 72에 화이트 티에서 약 6000야드 약간 넘는 재밌는 코스. 그린은 대체로 작고 약간 평평합니다.

가격은 현지 회원이 동반하지 않을 경우 비싼 편입니다. 평일 3600 페소 (약 85,000원) 그린피에 캐디는 기본 500 페소 (12,000원)에 팁은 별도. 카트비와 우산 캐디 포함하면 1인당 약 13~14만 원 한듯합니다. 한국 골프보다 저렴하지만 예전 기억하고 있던 가격에 비하면 배로 오른 듯하네요.

필리핀 캐디님들은 공의 귀신처럼 잘 찾아주지만, 스코어 적는 데에 자비 제로입니다. 얄짤없이 페널티와 오케이 퍼팅 모두 소리 소문 없이 기록합니다. ㅎㅎㅎ 쉽게 맘 상하시는 분들은 마음 단단히 드시길. 또한, OB나 해저드 볼은 단호히 나갔다고 다시 치라고 하네요 ㅎㅎㅎ

이날 스코어는 전날보다 훨씬 좋았네요^^

바다와 도시가 정말 홀마다 보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아공의 골프 레전드 GARY PLAYER 선수가 디자인했더군요.

그린 상태는 보기보다는 단단한 걸로 기억합니다. 1월 중순이었는데 날씨가 덥지도 습하지도 않아서 운이 매우 좋았습니다.

클럽하우스 크기를 봐서 국내 어느 골프장이라고 해도 믿을듯합니다.

라운드 마치고 숙소로 이동한 후 식사하러 간 유명 시푸드 식당... 은 탈세 혐의로 문을 닫았다고 하네요 ㅋㅋㅋ 근처에 나름 유명하다는 뷔페식당에 갔는데 아, 정말 먹을 만하게 없더군요. 여기서 본 레전드 음식 중 하나는 영어로 DDAKGWANG SASHIMI라고 표시된 요리였는데... 그건 다름 아닌 얇게 썰어놓은 단무지!! 보고 우리끼리 한참 웃었습니다. 사진 찍을 걸 ㅋㅋㅋ 대체로 저와 필리핀 음식은 전혀 맞지 않더군요.

호텔 로비에 비치된 잡지를 보니 근처에 새롭게 오픈한 NUSTAR 카지노 리조트가 있다고 해서 자정에 택시로 방문! 참고로 필리핀 택시는 요금을 기본 2-3배 부르더군요. 걸리면 굿, 안되면 말라는 배짱. 게다가 거스름돈이 없다고 버티는 게 일쑤랍니다. 예를 들어, 250p 요금에 1000p 주면 400-500p밖에 없다... 우리가 귀찮아서 그냥 그것만 받고 가길 바라는 속셈입니다.

새로운 카지노라 화려하네요. 물론 10만 원 순삭. 아까운 내 돈이여...​​


DAY 4 현지 골프 장갑 공장 탐방

늦은 오전 시간에 막탄 공항을 출발해서 약 1시간 15분 비행 후 도착한 제네럴 산토스 시. 약 68만 명이 거주하는 세련된 산업 도시로 알려져 있다네요.

공항에서 차로 약 30분 이동해서 도착한 XN GLOVE (주)엑스앤글러브. 한국에 1995년 창업한 회사이며, 사장님은 2008년부터 필리핀에 공장을 열어서 직접 운영한답니다.

본격적인 견학 시작하기 전에 입구에서 한 컷 ^^

국내 여러 유명 브랜드 골프 장갑을 만든다고 하며, 먼저 다양한 소재로 장갑 사이즈 별로 잘라내는 직업으로 시작.

장갑 모델과 주문 고객의 니즈에 따라 특정 기능도 척척 들어갑니다. 사진은 클럽을 손에 쥘 때 올바른 위치로 견고하게 잡을 수 있게 실리콘 가이드라인이 특징인 장갑 제작 중.

유일하게 기계로 장갑 모양을 잘라낸 후 모든 작업은 손으로 직접 이뤄지네요. 여기는 또 다른 브랜드의 부드러운 양피 장갑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구멍뚷기 수작업.

규모가 큰 장갑 제조사로 특수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네요. 위 사진은 튼튼한 연습용 장갑으로 손바닥이 자주 닳는 부분에 덧대는 작업.

메인 공장과 기계실, 디자인 팀과 제품 퀄리티 검사, 그리고 관리팀 등 모두 합치면 약 200명 직원을 둔 상당히 큰 회사입니다.

많은 인원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으나 자세히 보니 팀으로 나뉘어서 매우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둘러보니 여기서 제작되었던 다양한 유명 골프 브랜드 로고들이 보입니다.

먼저 사이즈 별로 손가락이 잘 들어가도록 섬세한 바느질을 능수능란하게 하는데 속도가 놀랍네요. 회사가 필리핀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같이하신 분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여기서 생활의 달인 찍으면 절반 이상이 출연해도 문제없을 듯.

로고 패치도 고객 주문에 따라 모두 생산 가능하네요. PVC 고무 패치에서부터 고급 가죽 여닫이 등 디자인에서 완성 제품이 원-스톱으로 해결. 솔직히 저도 지인을 통해서 작년 가을 저희 카페 로고로 소량 주문해 봤는데 회원님들이 아주 좋아했지요.

완성된 장갑들 모두 하나하나 마감 처리 및 퀄리티 체크를 꼼꼼히 거친 후...

사이즈 별로 다시 최종 핏을 검사한 후 드디어 포장할 준비 완료.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절차와 수작업이 들어간 골프장갑 제조 과정입니다. 비싼 프리미엄 가죽 장갑이던 연습용 장갑이던 똑같은 정성 어린 작업을 거친다고 설명하네요.

www.xnglove.co.kr

골프 장갑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만들어진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입니다. 한국 사무실이 있어서 디자인부터 배송까지 모든 절차를 손쉽게 누구나 의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각종 기업과 모임을 위한 소량 커스텀 장갑입니다. 저희 올댓골프 로고 패치도 탈부착 가능한 장갑 맞춰 사용 중인데 만족스럽네요^^

섬에서 가장 맛있다는 한국식 샤부샤부 식당에서 배불리 먹고 자유 시간...​​

DAY 5 세부에서 한국으로

이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침 일찍이 다시 세부로 향하고...

소문난 바이킹 뷔페로 점심 먹으러 갔는데... 우와... 대기 시간이 1시간 훌쩍! 일단 명단에 이름 올리고 식당 뒤 보드워크 구경.

기다렸다가 자리 잡고 식사하는데 역시 필리핀 음식은 정말 저와 안 맞네요. 저녁 비행기까지 두어 시간이 남아서 온라인으로 수소문한 후 발 마사지 샾에서 여독을 풀었네요. 마사지는 강추!!

5일 동안의 여행을 뒤로하고 다시 대한민국으로 향해 고고! 피곤하지만 알차게 골프도 치고 새로운 지식도 얻은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이 같은 여행으로 다시 찾아뵙기를!​​

2023년 첫 해외 골프여행 기록은 여기서 마칩니다. 긴 글 일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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