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M850i 그란쿠페, 1억원대 가성비 스포츠카
BMW M850i 그란쿠페를 시승했다. 신형 M850i 그란쿠페는 8시리즈 부분변경 모델로 4.4리터 8기통 엔진이 얹어져 최고출력 530마력을 발휘한다. 엔진 퍼포먼스와 일상 및 스포츠 주행을 모두 수용하는 서스펜션 등이 강점이다. 특히 경쟁 모델 대비 낮은 가격이 매력적이다.
M850i 그란쿠페 가격은 1억3910만원이다. M850i 그란쿠페는 8시리즈 부분변경 출시를 통해 국내 처음 도입된 모델이다. 기존 8시리즈는 국내 가솔린 기준 3.0리터 6기통 엔진 840i로 운영됐다. M850i는 4.4리터 8기통 엔진인데, 가격 인상은 기존 대비 500만원에 불과하다.
M850i 그란쿠페의 가격은 국내 시장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 AMG GT 4도어, 포르쉐 파나메라 엔트리 트림보다 저렴하다. AMG GT 4도어 43 4MATIC+의 가격은 1억4310만원, 파나메라 4는 1억4290만원이다. 모두 6기통 엔진이 적용돼 M850i 그란쿠페와 차이가 크다.
AMG GT 4도어와 파나메라도 8기통 엔진 사양이 국내 판매되고 있지만, 둘 다 2억원이 넘는다. M850i 그란쿠페는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옵션이 모두 포함된 풀패키지로 세 모델 중 가성비가 가장 좋다. 다만 인기 내외관 컬러 조합은 현재 고객 대기가 긴 것으로 알려졌다.
M850i 그란쿠페는 4.4리터 V8 M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 BMW xDrive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는 76.5kgm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3.9초만에 가속한다. 복합연비는 7.7km/ℓ(도심 6.6, 고속 9.6)다.
기존 840i와 비교해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25.6kgm 높다. M850i xDrive 그란쿠페 가속감은 운전자의 가속 페달 조작과 주행 모드에 따라 차이가 뚜렷하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가는데, 엔진 회전수 1500rpm 이하에서 변속이 이뤄진다.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풍요로운 가속감이다. 스포티한 주행이 아니라면 3000rpm 이상까지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는 일이 없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량의 성격이 바뀐다. 레드존까지 rpm을 빠르게 올려 가속한다. 순간적인 펀치력과 가속감은 제원표 이상으로 느껴진다.
'V'자형 엔진임에도 매끄러운 엔진 회전 질감과 빠른 응답성은 실키 식스(Silky Six) 별칭이 붙은 BMW 직렬 6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유사하다. 발진 가속, 재가속 등에서 터보랙이 없다. 주행 속도와 관계없이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속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감이 더디다. 가속 페달 반응도 컴포트 및 스포츠와 비교해 현저하게 느리다. 자동차 전용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효율적인데, 100km/h 정속 주행 기준 평균 연비 11.2km/ℓ를 기록했다. 스포츠 모드는 스탠다드와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로 구성됐다.
스포츠 스탠다드와 플러스 간의 극적인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다. 인디비주얼은 엔진과 변속기 등을 운전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는 변속을 최소한으로 고 rpm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수동 변속시 퓨얼컷 부근에서 스스로 기어를 높이지 않는 부분도 좋다.
엔진 고회전 구간에서 기어를 높이면 등 뒤를 때리는 듯한 변속 충격을 연출한다. 배기음과 엔진음도 컴포트 모드 대비 한층 묵직해진다. 최근 환경 규제 등으로 배기음이 작아진 것은 아쉽다. 3000~4000rpm 사이에서 가속 페달 오프시 팝콘 사운드가 낮은 음색으로 들려온다.
전반적인 출력은 일상 주행과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에서도 여유가 넘친다. 110km/h 부근에서 선행차 추월을 위한 재가속시 펀치력도 일품이다. 변속기는 주행 모드 설정에 따라 최적화된 변속을 진행한다. 수동변속시 업/다운 시프트가 상당히 빠른데, 체결감도 빠르다.
M850i xDrive 그란쿠페 승차감은 그랜드 투어러(GT) 성향과 스포츠카 성향을 모두 갖췄다. 중/저속에서는 승차감이 더욱 강조된다. 과속방지턱과 도로 요철 등을 통과하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고속에서는 출렁거린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그 폭이 작아 불안하지 않다.
그런데도 고속 코너링에서 차체가 한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없다. BMW 기술력이 집약된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의 진가다. 반대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체를 단단하게 잡는다. 범프 구간을 빠르게 통과해도 상하 움직임이 최소화된다. 차체 좌우 롤링 현상도 경험하기 어렵다.
탄탄함과 승차감이 공존하는 셋업은 운동 성능에만 초점을 맞춘 M8과는 다르다. M850i xDrive 그란쿠페의 코너링 성능은 차체 크기를 잊게 만든다. 연속된 코너링을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으며, 한계치도 높다. 와인딩 내리막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차체 균형이 느껴진다.
M850i xDrive 그란쿠페에는 M 스포츠 디퍼렌셜과 후륜 조향 시스템인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이 기본이다. 후륜 최대 조향 각도는 2.5도다. 경쟁 브랜드 대비 각도가 낮은데,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 조작시 후륜의 인위적인 감각이 없기를 바라는 BMW 목표가 반영됐다.
실제로 이질감보다는 감탄이 앞선다. 고속에서는 전/후륜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전륜 4P 캘리퍼가 포함된 M 스포츠 브레이크는 반복적인 급제동에서 페이드 현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예민해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다.
M850i xDrive 그란쿠페는 부분변경 모델로 전면부에 새로운 BMW 키드니 그릴이 적용됐다. 그릴 내부에는 'U'자형 바와 조명 장치 BMW 아이코닉 글로우가 추가됐다. 야간에 전면부 존재감이 상당하다. 범퍼 하단 에어 인테이크는 장식이 아닌 실제 기능을 하도록 설계됐다.
M 전용으로 설계된 사이드미러, 20인치 M 더블 스포크 휠 등이 제공된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공격적인 후면부 디자인은 8시리즈 그란쿠페만의 멋이다. 특히 올해 출고되는 모델에는 BMW M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BMW 엠블럼이 제공된다.
실내에는 최상급 BMW 인디비주얼 메리노 가죽 및 피아노 블랙 마감, M 알칸타라 헤드라이너, 크리스탈 기어 시프터, 갈바닉 도어락 및 윈도우 버튼 등 고급 소재가 사용됐다. 소프트 클로징 도어, 4-ZONE 공조기, B&W 서라운드 사운드, 최신 ADAS 시스템 등도 기본이다.
M850i xDrive 그란쿠페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낮다. 일반적인 국산 세단 시트 포지션이 SUV로 느껴질 정도다. 쿠페형이지만 2열 헤드룸 공간이 여유롭다. 무릎 공간은 1열 시트를 여유롭게 설정해도 키 180cm 남성이 앉기에 충분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440ℓ 수준이다.
단점도 일부 존재한다. 1열 시트는 통풍 기능을 지원하는데, 통풍 팬 소음이 기존 보다 상당히 커졌다. 3단계 기준 귀가 멍할 정도다. 시원함은 적다. 1열/2열 시트를 '자석'으로 표기한 부분도 아쉽다. '좌석'이 맞다. 차체가 낮아 경사 및 범프 구간 주행시 주의가 필요하다.
M850i xDrive 그란쿠페는 다이내믹한 엔진 성능, 일상과 스포츠 주행을 수용하는 서스펜션, 멋진 외관, 고급 및 첨단 사양을 전부 갖춘 풀패키지 구성이 강점이다. 가격은 더 매력적이다. 고급 쿠페형 세단을 고민하는 소비자 중 4인만 탑승한다면 M850i 그란쿠페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