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천연기념물 신전리 이팝나무 후계목으로 되살린다
양산시가 천연기념물 상북면 신전리 이팝나무 보존을 위한 후계목 육성 사업에 나선다.
197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전리 이팝나무는 수령이 35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천연기념물이었던 상북면 구소석마을 이팝나무가 2000년 고사하면서 현재 양산에 남은 유일한 천연기념물이다.
오랜 세월 신전마을을 지켜온 이팝나무는 현재 밑둥치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지지대에 기대 겨우 서 있는 상태다. 한때 꽃조차 피우지 못할 정도로 기력을 잃었지만 꾸준한 관리 덕택에 겨우 꽃을 피우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팝나무 자체가 수명이 길지 않은 데다 뿌리가 썩고 뽕나무버섯(아밀라리아속 진균)과 줄기·가지에 기생하는 목재부후균 탓에 언제 고사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사업비 1000만 원을 들여 '신전리 이팝나무 후계목 육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후계목'이란 천연기념물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개체를 말한다. 사업은 경상국립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5개월가량 이팝나무 DNA 시료를 확보하고, 유전 특성을 조사한다. 아울러 무성증식법을 활용한 복제묘를 생산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후계목 육성은 채취한 DNA를 배양한 복제묘를 키워 현재 이팝나무가 있는 신전마을에 다시 옮겨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시가 이팝나무 보존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지역 정체성을 상징하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시는 1981년 이팝나무를 양산을 상징하는 시목(市木)으로 정했다. 아울러 시내 곳곳에 가로수로 심고 도시디자인에도 이팝나무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흰 쌀밥(이밥)처럼 피어오르는 꽃은 '만인의 사랑을 받으며 순박하고 티 없는 양산시민'을 상징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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