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가 예멘 후티 반군이 봉쇄를 선언한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해군을 파견할 준비에 들어갔다. 자국 선박의 안전한 통항 보장이 명분이다.
홍해 남쪽 입구가 다시 군함으로 붐빌 조짐이다. 로이터통신은 17일 이탈리아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해군을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자국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준비하기 위해 해군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티가 이 해협 인근 요충지를 장악한 직후 나온 결정이다.

"관료적 절차를 기다리지 않는다"
크로세토 장관은 이탈리아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준비하기 위해 해군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군 파견은 통상 의회 승인과 교전수칙 정리 등 절차를 거치지만, 상선 피격 위험이 실시간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준비 단계를 먼저 밟는 방식이다. 이탈리아는 해운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바브엘만데브가 잠기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좁은 길목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유럽-아시아 항로의 관문이다. 이 구간이 막히면 선박은 아프리카 남단을 도는 항로로 우회해야 하고 운항 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후티는 최근 이 해협 인근 요충지와 모카 항구를 장악하며 통제력을 키웠다. 유럽 해운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호르무즈와 겹친 리스크"
현재 호르무즈 해협도 사실상 봉쇄된 상황으로 유조선 운항이 계속 줄고 있다. 중동의 두 길목이 동시에 흔들리면 원유 수송로가 함께 차질을 빚는다. 국제유가가 100달러선 부근에서 움직이는 배경에도 이 두 해협의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각국이 호위 전력을 서둘러 편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상 교통로를 지키는 일은 전투보다 존재를 보여주는 임무에 가깝다. 이탈리아 해군의 투입이 실제 항로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후티의 대응에 달려 있다. 홍해 정세는 당분간 해운 시장의 최대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