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모친에 마지막 남긴 “사랑해”…서른살 청년, 7명에 새삶 주고 떠나

박양수 2026. 4. 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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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에 아버지를 떠나 보낸 뒤,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을 챙겨온 살갑던 서른살 청년이 삶의 끝자락에서 장기를 기증,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위성준 씨는 "평소 장기 기증을 긍정적으로 말해온 만큼 친구가 하늘나라에서도 기증을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하늘나라에서 멋있게 살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남은 가족들을 잘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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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에 아버지 여읜 맏이
엄마 대신 동생 챙기던 아들
아들 떠나던날 엄마도 기증 희망 등록
기증자 오선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다섯 살에 아버지를 떠나 보낸 뒤,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을 챙겨온 살갑던 서른살 청년이 삶의 끝자락에서 장기를 기증,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2월 6일 조선대병원에서 오선재(30) 씨가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과 안구를 기증했다.

올해 1월 18일 한 식당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오 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되찾은 그가 어머니에게 건넨 마지막 말은 “사랑해”였다.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상태가 악화됐고,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오 씨는 생전에 장기 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 최라윤 씨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의 말을 떠올렸고, 아들의 일부라도 어딘가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에 동의했다.

최 씨는 아들의 장기 기증에 동의하던 날, 본인도 장기 기증 희망을 등록했다.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오 씨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성실히 살아온 청년이었다.

그는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아무 걱정하시지 마라. 돈을 벌어서 꼭 집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위성준 씨는 “평소 장기 기증을 긍정적으로 말해온 만큼 친구가 하늘나라에서도 기증을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하늘나라에서 멋있게 살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남은 가족들을 잘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최 씨는 “선재야 나 너무 보고 싶어. 다른 거 안 바라. 너만 있으면 돼. 제발 엄마 옆으로 와줘. 엄마 아들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고 오열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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