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브리핑]'언더독' 데이비드 김, 싸움은 아직 안 끝났다…추격전 지속

김현 특파원 2022. 11. 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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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 34지구, 김 후보 3300여표차로 현역 고메즈 의원 추격
'예상 밖 선전' 평가 속 역전 기대도…金 "여전히 희망적"
미 캘리포니아 34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나선 데이비드 김 후보. 사진은 김 후보 트위터 캡처.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이 포함된 미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서 첫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 탄생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8 중간선거가 끝난 지 11일째인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34지구의 당선자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선 현역인 지미 고메즈 민주당 하원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한국계 데이비드 김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이 선거구는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65%에 달해 라틴계인 고메즈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대체적이었다. 지난 2019년 미 인구통계 기준에 따르면 당초 이 선거구의 히스패닉 인구비율은 59.1%였지만,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구 조정을 통해 65%로 증가했다. 현역인 고메즈 의원에게 유리한 선거 환경을 만들었던 셈이다.

실제 개표 초반에는 김 후보가 고메즈 의원에게 10%포인트(p) 가깝게 뒤처지면서 고메즈 의원이 무난하게 4선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김 후보의 맹렬한 추격전이 개시됐고, 현재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벌이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6시54분 기준 개표가 90% 완료된 가운데 고메즈 의원은 51.5%를, 김 후보는 48.5%를 각각 득표해 3%p 격차를 보이고 있다. 표수로는 3369표차에 불과하다. 김 후보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남아 있는 표가 1만1000여표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김 후보가 막판 대역전을 이뤄낼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현재까지만 해도 상당한 선전을 거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선거 당시에도 고메즈 의원과 맞붙었지만, 김 후보는 47%를 얻는 데 그쳐 고메즈 의원(53%)에게 패배하며 고배를 마셨다. 당시 1만2238표의 격차였다.

2020년 선거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져 올해 중간선거와 직접 비교하긴 어려운 점이 있긴 하지만, 두 후보간 격차만 놓고 보면 김 후보가 지난 선거 때보다 고메즈 의원과의 격차를 상당히 좁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김 후보가 기적의 역전승을 거둔다면 한국계로선 26년만에 처음으로 3선 고지에 오른 앤디 김(뉴저지주 3지구) 민주당 의원과 재선에 성공한 매릴린 스트리클런드(워싱턴주 10지구) 민주당 의원, 영 김(캘리포니아주 40지구) 공화당 의원,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45지구) 공화당 의원에 이어 5번째로 워싱턴DC 미 의사당에 입성하게 될 전망이다.

한인 2세인 김 후보는 애리조나주 출생으로, 목회 활동을 하는 부모를 따라 워싱턴주와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다. 그는 UC버클리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예시바 로스쿨을 졸업한 뒤 LA카운티 검찰청에서 근무했다. 이후 김 후보는 노동 및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선거 과정을 보면 김 후보는 그야말로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이었다. 정치적 경험이나 배경은 물론 자금력에서 현직인 고메즈 의원에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지난 10월19일 기준 선거자금 모금액은 고메즈 의원이 163만5871달러, 김 후보는 22만8960달러였다.

그러다 보니 김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친구들과 지역 커뮤니티의 도움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해 왔다. 선거 전단을 보내는 작업도 자신이 직접 하기도 했다.

이같은 김 후보의 고군분투는 지난 2020년 미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한 한인 5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김 후보는 전날(18일) 자신의 트위터에 개표 상황을 전하면서 "어제(17일)와 오늘(18일) 개표 결과가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남은 개표에 대해 희망적"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정치활동위원회(PAC)의 지원을 받는 현직을 이기는 것은 어렵지만, 지역구의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며 이렇게 많은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김 후보의 지지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근소한 격차"라며 김 후보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국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김 후보가 역전하기까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렇게까지 격차를 좁힌 것만 해도 엄청난 선전"이라며 "이 선거구는 히스패닉이 다수인만큼 훨씬 더 큰 격차가 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평가했다.

송 국장은 "LA한인타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선거구는 민주당 차원에서 라틴계를 배려하는 지역구로 통해 왔다"면서 "김 후보의 선전으로 앞으로 민주당의 고민도 커질 수 있다. 이번엔 아니더라도 다음번엔 이 선거구에서 한인 출신 하원의원이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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