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G] ‘경영은 사위, 소유는 장남’…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의 승계 시나리오

삼천당제약 지배구조 / 사진 제공=삼천당제약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73)이 보유 지분의 대부분을 장녀 부부(윤은화·전인석)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이에 그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작업을 벌여온 윤 회장의 승계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3세인 윤희제 대표(43)가 지분 100%를 소유한 인산엠티에스가 삼천당제약을 지배하는 가운데 ‘경영’은 사위인 전인석 대표(52)가, ‘소유’는 장남인 윤 대표가 맡는 구도가 형성됐다.

전인석 대표 취임 이후 외형성장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 회장은 장녀 윤은화 씨와 사위인 전 대표에게 보유 지분 6.92%, 주식 수 각각 79만9700주씩을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증여일은 7월24일이다. 증여 규모는 이날 종가 기준 1191억원에 달한다. 증여 이후 윤 회장의 보유 주식은 2만3000주(0.1%)로 감소한다.

삼천당제약의 최대주주는 올 3월 분기보고서 기준 비상장 계열사인 소화(30.7%)다. 이 회사의 최상단에는 윤 회장(56.52%)이 있다. 윤 회장은 202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아직까지 소화의 최대주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회장이 삼천당제약의 사실상 지분 전부를 장녀 부부에게 넘기면서 승계작업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회장이 지분을 넘긴 것은 사위인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경영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은화 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나 사위인 전 대표는 2018년 대표이사(사장)에 취임했다. 2021년까지 윤 회장과 투톱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오다 2022년부터 단독대표로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전 대표가 경영 일선에 등장하면서 이 회사는 △2022년 1577억원 △2023년 1639억원 △2024년 2425억원 등으로 외형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주력 수입원인 안과용제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이끌어냈다. 이번 지분 증여와 관련해서도 전 대표가 윤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넘겨받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삼천당제약의 성장에는 글로벌 사업 진출과 바이오 사업 역량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파이프라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황반변성 치료제로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13조원에 달하며, 경쟁 제품이 없는 만큼 개발에 성공할 경우 삼천당제약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늬만 소유·경영 분리

다만 사위인 전 대표와 달리 장남인 윤 대표는 삼천당제약 경영에는 깊이 관여하지 않고 있다. 윤 회장 재임 기간 중 윤 대표가 경영에 직접 참여한 것은 2015년 소화 대표이사로 선임돼 약 1년간 재직한 것이 전부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견 제약사에서는 드물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온 윤 회장의 경영 지향점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상 삼천당제약의 소유는 장남이, 경영은 사위가 맡는 구조라는 의미다. 다만 이는 외부 인사를 선임하는 전형적인 전문경영인 체제와 달리 오너일가 내부에서 이뤄지는 만큼 ‘무늬만 소유·경영 분리’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장남과 사위 간 경영권 분쟁 또는 다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대표가 최대주주로서 상당한 지분과 의결권을 보유한 만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힘겨루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다”며 “전 대표가 글로벌 성과를 주도하고 있어 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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