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이끌고 있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연방 대법원이 판결하더라도 다른 수단으로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어 USTR 대표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정부가 승소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를 적용하기 위한 대체 수단에 의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호관세가 "정책의 일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법원에서 승소하든 패소하든 앞으로 무역을 생각할 때 그렇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 패소 시 어떤 방법으로 상호관세 정책을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FT는 “그리어는 (법원에서) 불법으로 판결될 경우 관세를 재부과하기 위한 대체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세부 사항을 공유하는 것을 거부했다”면서도 “과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사용한 미국 통상법 제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중인 상호관세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11월 5일로 지정하고 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키로 했다.
앞서 1심 재판부인 국제무역법원(CIT)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적법한지를 다투는 소송에서 트럼프가 비상사태 대응 권한을 넘어 광범위하게 관세를 부과했다며 위법 판결을 내렸다.
2심인 연방순회항소법원(CAFC)도 전원합의체 심리 끝에 “IEEPA로 관세를 전면 허용할 수는 없다”는 다수 의견을 내며 하급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그리어 대표는 현재 약 55% 수준인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에 대해 "좋은 '현상 유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가 언급한 55% 관세는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미국이 중국에 부과해온 약 20% 수준의 관세를 합산한 수치로 보인다.
그는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딜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대통령은 아마 '55% 관세를 부과했고, 그게 우리의 딜'이라고 답할 것"이라며 "따라서 이는 좋은 현상 유지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1월 10일 미중 관세전쟁의 '90일 휴전' 종료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관세율의 추가적인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밖에 그리어 대표는 인텔의 사례처럼 미 정부가 기업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이 추가로 나올 수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반도체법에 따라 승인된 보조금 등 89억 달러를 투자해 인텔 지분 9.9%를 확보했다.
또 미 에너지부는 리튬 채굴업체인 리튬 아메리카스의 지분을 확보키로 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30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에 본사를 둔 리튬 아메리카스의 지분 5%와 이 회사가 추진하는 리튬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지분 5%를 취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 아메리카스는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미국 최대의 리튬 광산을 개발하는 섀커 패스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자동차회사인 GM이 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