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가서 더 마실까”… ‘이태원 참사’ CPR 도운 의료진이 본 광경

이학준 기자 2022. 10. 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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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돕던 의료진 경험담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3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태원 현장에서 끔찍했던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았다.

자신을 의료진이라고 밝힌 뒤 사고 현장에 도착한 A씨는 "막상 가니 끔찍했다"며 "구급차 소리에 울음소리에 아수라장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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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과 소방119구조대원, 시민들까지 의식잃은 환자들을 심폐소생술(CPR)하며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SNS 캡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돕던 의료진 경험담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3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태원 현장에서 끔찍했던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았다.

자신을 국립압센터 소속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이태원으로 향했다고 한다. 자신을 의료진이라고 밝힌 뒤 사고 현장에 도착한 A씨는 “막상 가니 끔찍했다”며 “구급차 소리에 울음소리에 아수라장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미 바닥에 눕혀진 사람들은 얼굴이 질리다 못해 청색증이 와 있는 수준이었고, 응급구조사가 눕힌 사람 1명에게 CPR을 하는데 코에서 피가 나고 입에서도 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가장 끔찍했던 건 가지 않고 구경하는 구경꾼들”이라고 했다. 그는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고 잠시 쉬고 있을 때 지나가는 20대가 ‘홍대 가서 마저 마실까’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몸서리가 쳐졌다”고 썼다. 이어 “타인의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다음 술자리를 찾던 그들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여태까지 꽤 많은 죽음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좀 충격이 컸다”며 “가망 없는데도 옆에서 친구 좀 살려달라고 울고 불고 난리여서 그만 둘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끔찍한 참사를 방관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구급대원들이 심정지 환자들에게 CPR을 시행하고 있는데도 구급차 옆에서 노래 ‘섹스온더비치(Sex On The Beach)’에 맞춰 춤을 추는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태원의 한 클럽으로 추정되는 사진에는 ‘압사 ㄴㄴ(노노) 즐겁게 놀자’라는 화면이 찍히기도 했다.

이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현장 대응을 방해한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무리 사람이 많았다고 해도 이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고 했고,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용자는 “구급차나 구급대원들이 이동할 통로를 막으면서 수습하기 힘들게 만든 모습에 화가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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