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열차칸, 요동치는 사랑… ‘6번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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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은 철로를 달리는 열차만이 아니다.
그 열차 칸에 함께 몸을 싣고 있는 두 사람의 마음은 더 크게 요동친다.
8일 개봉하는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영화 '6번 칸'은 사랑의 화학적 이유인 옥시토신 분비 과정을 문학적으로 고찰한다.
그냥 어느 순간 갑자기 불현듯 사랑에 빠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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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은 철로를 달리는 열차만이 아니다. 그 열차 칸에 함께 몸을 싣고 있는 두 사람의 마음은 더 크게 요동친다.

밀주에 취한 러시아 남자 료하는 매너를 유리 가가린(구소련 최초의 우주비행사)과 함께 우주로 날려 버렸다. 그는 객실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우고, “러시아는 강하다”고 지껄이고, 소시지를 우적우적 씹다 테이블 위에 던져버리는가 하면 급기야는 라우라에게 “몸 팔러 가냐”고 묻는다. “사랑해”가 핀란드어로 뭐냐고 묻는 료하에게 라우라는 “하이스타 비투(엿 먹어)”라고 대답한다.
이쯤 되면 관객은 영화가 어디로 가는가 의구심으로 가득하지만, 사랑엔 작은 동기와 수많은 우연이 필요할 뿐이다.
현실에서 때때로 제삼자는 ‘왜 저 둘이 사랑에 빠졌을까’ 궁금해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고, 공통점도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만남. 호르몬 분비에 너무 많은 이유는 필요 없을지 모른다. 그냥 어느 순간 갑자기 불현듯 사랑에 빠지는 거다.
노파가 라우라에게 말한다. “여자 내면엔 작은 동물이 살아. 너를 위해 건배하자. 내면의 동물을 위해 건배.”
감독은 영화에 대해 “급류를 향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흐르다가 돌 사이의 좁은 틈 사이를 으르렁거리며 마침내 고요한 호수 표면으로 흘러가는 강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니까 이건 둘의 ‘과정’을 지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데, 사랑에 빠지는 ‘현상’을 보면 납득이 된다.(덧붙이자면,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다.) 애초에 여행은 무얼 보러 간다기보단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일지 모른다.
철저히 두 사람의 ‘케미’에 기댄 영화에서 라우라 역의 핀란드 연기파 배우, 세이디 하를라는 한 여자가 연인에게서 멀어지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이질감 없이 얼굴에 드러낸다. 상대역인 유리 보리소프는 겉으론 차갑고 강한 척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남자 역을 적절히 소화했다.
겨울 러시아는 춥고 음울하고, 기차는 지저분하고, 영화는 줄곧 어둠 속을 헤맨다. 기차 로맨스 하면 떠오르는 밝고 따뜻한 이미지의 ‘비포 선라이즈’의 ‘불곰 판’ 같은 영화는 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시상식 국제 장편 영화상 1차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엄형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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