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브로드컴 격돌…2026년 AI 칩 경쟁 판도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여러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 제공=엔비디아

2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하반기에 AI 가속기인 베라루빈을 출시할 예정이다. 베라루빈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과 중앙처리장치(CPU) 베라로 구동된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베라루빈이 현재 최상위 제품인 블랙웰울트라 대비 3.3배 빠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AI 추론 작업에 최적화된 파생 모델인 루빈 CPX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소프트웨어 코딩과 영상 생성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엔비디아 GPU보다 저렴하게 설계돼 경쟁업체들의 도전을 일부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엔비디아가 최근 200억달러를 투입해 사실상 인수한 AI 칩 스타트업 그록의 기술을 어떻게 통합하느냐다. 엔비디아는 해당 거래를 통해 AI 추론용 칩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는 오는 3월 열릴 GTC 개발자 행사에서 제품 로드맵도 공개할 전망이다.

AMD는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주목받았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헬리오스 서버 랙을 출시해 엔비디아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헬리오스 랙은 72개의 MI450 시리즈 GPU를 탑재하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AMD는 오라클과 오픈AI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오라클은 3분기부터 5만개의 AMD 칩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고 내년에는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주문 규모는 내년 배치 성과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AMD는 메타플랫폼스 사양에 맞춰 일부 랙을 제작해 향후 메타가 고객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브로드컴은 다른 기업을 위해 맞춤형 AI 칩을 설계해 고객사 개발 일정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알파벳 산하 구글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텐서처리장치(TPU)를 공동 개발 중인데 외부 고객용 TPU 판매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두 차례에 걸쳐 총 210억달러 규모의 TPU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고 메타도 TPU 사용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앤트로픽을 통해 TPU가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되고 메타가 TPU 관련 계약을 맺는다면 브로드컴에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구글이 더 많은 설계 작업을 내부에서 처리하거나 대만 미디어텍과 같은 경쟁사에 칩 설계를 맡길 경우 브로드컴에는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브로드컴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맞춤형 칩 계약을 지속적으로 따내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AI 칩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는 인텔은 립부탄 CEO 체제 하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인텔은 올해 새 데이터센터용 GPU인 크레센트 레이크를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시장 출시는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중시한 추론용 GPU로 액체 냉각이 아닌 공랭식 서버에 최적화돼 있다.

주요 AI 설계사들이 대만 TSMC가 아닌 인텔에 생산을 맡길 지도 주요 관심사다. 엔비디아는 최근 인텔에 대한 5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지만 양사 협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인텔의 최첨단 공정을 이용한 생산 테스를 진행했지만 이후 이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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