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은 지금] '경영권 마법' 지분 6%로 60% 지배력

서울시 서초구 서희빌딩 전경./사진=네이버 지도

서희그룹 총수 일가는 사법 리스크 발생에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봉관 회장과 세 딸이 직접 보유한 지분은 6.39%에 불과하지만, 비상장 계열사를 활용해 59.84%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거미줄 지분구조로 구축한 철옹성

서희건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9.05%를 보유한 유성티엔에스다. 이어 애플이엔씨(11.91%), 이엔비하우징(7.08%), 애플디아이(3.39%), 한일자산관리앤투자(1.83%) 등 계열사가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반면 이 회장(4.14%)과 이은희 부사장(0.81%), 이성희 전무(0.72%), 이도희 실장(0.72%)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개인 지분은 미미하다.

계열사 지배구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오너 일가가 등장한다. 서희건설 최대주주인 유성티엔에스의 1대 주주는 한일자산관리앤투자(지분율 31.89%)다. 나머지 지분은 이 회장(9.97%)과 세 자매(이도희 5.14%, 이은희 4.30%, 이성희 3.48%), 애플이엔씨(2.19%), 애플디아이(1.19%), 이엔비하우징(0.6%) 등이 보유 중이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최대주주는 서희건설(50.41%)이다. 잔여 지분은 이은희(20.66%), 이성희(17.36%), 이도희(11.57%) 실장이 전량 소유했다. 유성티엔에스가 지분 50.82%를 보유한 애플디아이 역시 이은희(34.43%) 부사장과 이성희(14.75%) 실장이 나머지 지분을 쥐고 있다.

이를 통해 '서희건설→유성티엔에스→한일자산관리앤투자→서희건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 결과적으로 서희건설 내 오너 일가와 계열사 합산 지분율은 59.84%에 달한다.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은 6.39% 수준이나, 계열사를 통해 과반 의결권을 확보한 상태다.

순환출자 구조는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하지만 계열사 한 곳의 재무 위기가 그룹 전체로 전이될 위험이 있고, 지배구조 투명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부터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유도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자산 규모가 2조원 내외라 직접 규제 대상은 아니나, 최근 시장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서희건설은 최근 경영진의 횡령 혐의 등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후 주당 100원, 총 185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배당금·자산 매각 활용한 순환출자 해소 전망

서희건설의 배당금 185억원 중 약 60%인 110억원 가량이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에게 지급된다. 이 중 오너 2세가 소유한 비상장 3사(애플이엔씨, 이엔비하우징, 애플디아이)의 수령액은 약 4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배당금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서희건설은 2016년 이후 배당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시장에서는 축적된 배당금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배당과 더불어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최근 서희건설에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일원 건물을 146억원에 매각했다. 대통령실 인근 삼각맨션부지 특별계획구역의 재개발사업 추진 경과에 따라 추가 자산 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건설사 중에선 이례적으로 다채로운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서희건설의 주요 보유 주식은 테슬라(291억원), 팔란티어테크(243억원), 삼성전자(19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49억원) 등이다. 2024년 말 122억원 규모로 들고 있던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식을 올해 전량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삼성전자를 다시 대규모로 신규 매수하는 등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금과 자산 매각을 활용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2세 중심의 수직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일반적인 승계 과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내부거래 등을 통한 일반 주주 이익 침해 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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