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모빌리티(이하 KGM)의 신형 무쏘가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다시 장악하고 있다. 출시 약 50일 만에 누적 계약 5,000대를 돌파하며 국내 픽업 시장 점유율 85%를 기록하는 동안, 국내외 경쟁 모델인 기아 타스만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돌아온 무쏘', 출시 약 50일 만에 5,000대 돌파
2026년 1월 출시된 신형 무쏘는 같은 달 1,123대를 고객에게 인도하며 KGM 내수 판매(3,186대)의 35%를 단숨에 차지했다. 2월에는 1,393대로 전월 대비 24% 증가했으며, 이는 KGM 전체 내수 판매(3,701대)의 37%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수치였다. KGM은 3월 9일 기준 누적 계약 대수 5,000대 돌파를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픽업 시장 점유율 85%를 재탈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흥행의 배경에는 3월에도 이어진 판매 호조가 있다. KGM은 3월 내수 판매에서 무쏘 공급 물량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2.8% 증가하며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KGM은 3월 총 1만 4대를 판매하며 6개월 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증권가는 2026년 연간 판매량을 12만 7,000대(CKD 포함)로 전망하고 있다.

◆ 가솔린·디젤 이원화 전략으로 수요 층 공략
신형 무쏘의 경쟁력은 가격과 파워트레인의 이원화에서 출발한다. 가솔린 2.0 터보 엔진(최고출력 217마력, 최대토크 38.7kg·m)은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며, 디젤 2.2 LET 엔진(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가솔린 2WD 기본 트림(M5) 기준 2,990만 원부터 시작하며, 가솔린과 디젤 동급 트림 간 가격 차이는 약 180만 원 수준이다.

이 같은 이원화 전략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비즈니스 수요와 야외 레저를 즐기는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디젤은 중·장거리 업무용 화물 운반에서, 가솔린은 레저와 일상 겸용 목적에서 각각 강점을 발휘한다. 화물 차종으로 분류되는 무쏘는 연간 자동차세가 2만 8,500원에 그치고 국내 최장 무상 보증 5년·10만 km가 적용되는 등 유지비 측면에서도 뚜렷한 이점을 갖고 있다.
◆ 무쏘 EV, '2026 올해의 차' 석권하며 전기 픽업 시장 개척
내연기관 무쏘와 함께 전기 픽업 모델인 무쏘 EV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무쏘 EV는 2025년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6,000대를 돌파하며 연간 목표를 조기 달성했고, 전기 픽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공기 저항이 큰 픽업 구조에서도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복합 전비 4.2km/kWh를 달성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2026 중앙일보 올해의 차'와 '2026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 연달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보조금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무쏘 EV는 전기 화물 차량으로 분류돼 국고 보조금 639만 원에 서울시 지자체 보조금 191만 원을 적용하면 실제 구매 가격이 3,000만 원 안팎으로 낮아진다. 기본 트림 가격이 4,8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약 830만 원 수준의 보조금 효과가 적용되는 셈으로, 이는 전기 픽업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는 구간의 가성비를 무쏘 EV가 선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기아 타스만, 국내·호주 동반 고전
무쏘의 선전이 두드러질수록 기아 타스만의 부진은 더욱 부각된다. 2026년 1월 타스만의 국내 판매는 376대로, 같은 기간 무쏘 신차 판매량(1,123대)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KGM이 공식 발표를 통해 2월까지 누적 2,516대의 무쏘를 인도했음을 밝힌 가운데, 타스만의 1~2월 국내 합산 판매는 700대 초반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연간 목표 2만 대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해외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아는 타스만을 처음 출시한 호주 시장에서 출시 전 사전 설문 참여 고객 2만 명을 근거로 연간 2만~2만 5,000대 목표를 제시했으나, 실제 출시 5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3,716대에 그쳐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9~10월에는 각각 806대, 610대로 판매량이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플릿(법인·업무용) 시장 공략 실패와 하위 트림의 가격 경쟁력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6년에는 싱글캡 트림 투입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으나, 토요타 하이럭스·포드 레인저의 아성은 여전히 높다.

◆ KGM, 2025년 역대 최대 매출·3년 연속 흑자
무쏘의 성공 가도는 KGM이 재정적으로 안정된 기반 위에서 신형 무쏘를 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KGM은 2025년 총 11만 5,350대를 판매하며 매출 4조 2,433억 원, 영업이익 536억 원, 당기순이익 53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설립 이후 최초로 매출 4조 원 벽을 돌파한 것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배 이상(336%) 증가한 수치다. 내수 4만 249대, 수출 7만 286대로 수출 물량의 대폭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으며, KGM은 이로써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 전망도 낙관적으로 본다. 키움증권은 KGM의 2026년 연간 판매량을 12만 7,000대(CKD 포함)로 예측했으며, 무쏘 공급 물량 증가와 수출 확대가 실적 상승의 두 축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쌍용자동차라는 이름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좌절을 겪었던 KGM이, 자신들의 대표 네임인 '무쏘'를 앞세워 픽업 시장 왕좌를 되찾고 수익 체질 전환까지 이뤄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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