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범이 길가에 엎드려 뭔가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사파리 차량 앞을 고슴도치 닮은 동물 두 마리가 뒤뚱거리며 지나갔습니다.
표범이 몸을 날렸습니다.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28세 관광객이 찍은 영상이에요. 그는 "표범을 쫓고 있는데 친구가 '저기 호저 두 마리 온다'고 해서 급하게 카메라를 켰다"고 했죠.
첫 번째 녀석은 피했다

표범이 노린 동물은 호저예요. 고슴도치보다 훨씬 크고, 등에 연필 굵기의 가시가 수백 개 돋아 있죠.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설치류예요.
표범은 먼저 앞에 가던 호저에게 달려들었어요. 호저는 순식간에 가시를 부채처럼 펼치고 덜그럭 소리를 냈죠. 표범은 멈칫하더니 물러섰어요.

여기서 끝났으면 됐을 거예요. 그런데 표범은 바로 두 번째 호저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이번엔 머뭇거리지 않았어요. 온 힘을 실어 호저 등 위로 몸을 던졌죠.
앞발, 얼굴, 가슴에

공격은 몇 초 만에 끝났어요. 호저가 이긴 쪽으로요.
표범의 앞발과 얼굴, 가슴에 가시가 수십 개 박혔어요. 호저 가시는 몸에 느슨하게 붙어 있어서, 닿는 순간 빠져서 상대 몸에 남거든요. 끝에는 눈에 안 보이는 미세한 갈고리가 있어서 빼기도 힘들어요.

표범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어요. 호저 두 마리는 그 틈에 유유히 길을 건너 사라졌죠. 둘 다 털끝 하나 안 다쳤어요.

표범은 몇 분 동안 앞발과 가슴의 가시를 하나씩 뽑았어요. 촬영자는 "결국 마지막 몇 개는 못 뽑고 포기한 채 숲으로 걸어갔다"고 전했죠.
가시를 쏜다는 건 거짓말

호저에 대한 흔한 오해가 있어요. 가시를 화살처럼 쏜다는 거예요. 사실이 아니에요. 가시는 너무 느슨해서 몸을 흔들면 저절로 떨어지는 정도일 뿐, 날아가진 않아요.
진짜 위험한 건 가시가 더러워서 상처가 곪는다는 점이에요. 표범이 가시를 전부 뽑지 못하면 염증으로 죽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호저에게 한 번 찔린 표범은 평생 호저를 피한다고 해요.
호저를 제대로 잡으려면 가시 없는 머리나 배를 노려서 뒤집어야 해요. 경험 많은 표범만 할 수 있는 기술이죠. 이 표범은 등 위로 뛰어든 걸 보면 아직 초보였던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