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개미들 짐 싸지”…미국은 반등세 탔는데 국내증시 죽쑤는 이유
경기 연착륙 기대감…S&P 500 사상 최고치 경신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기준, 연초 대비 0.06% 증가에 그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부재, 경기·유동성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이 국장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 심리지수’에 의하면 국내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9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1.2로,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중소기업과 내수기업 CBSI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사이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이은 확장 기조를 이어오다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추세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지난 8월부턴 본격적인 수축 사이클로 전환했다”며 “이러한 수축기조는 최소 2025년 상반기까지 지속돼 국내 증시의 상방을 제한하는 부담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주식의 조정도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뼈아프게 다가왔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어닝서프라이즈 발표 후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도 모처럼 강세를 보였지만 깜짝 반등에 그칠 것이란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선 확실한 실적 성장세가 절실하단 평이 나온다.
국내 시총 상위 기업들의 주가 부진, 공매도 불확실성 등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늘어난 것도 타격을 미쳤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매도세가 강해질 시 주가 하락은 물론,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해 투심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호재가 될 줄 알았던 밸류업 지수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는 선정된 종목에 대한 의구심을 사며, 편입된 종목들은 지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에 차익실현, 편입되지 않은 종목은 실망감이 유입돼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 옐런의 경기 연착륙 발언 등이 호재료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연착륙의 경로에 있다”며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지금 데이터는 그 일이 일어났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되는 일부 경제지표는 옐런 재무장관 발언처럼 미국 경제가 연착륙 선상에 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용지표는 우려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투심을 끌어 모으는 역할을 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셋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인 22만4000건을 밑도는 수치로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사이클의 대용지표라 할 수 있는 비국방 자본재 수주액의 견조한 흐름도 포착된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의 경우 전월비 0%로 보합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치(-2.6%)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특히 지난 7월 내구재 수주가 전월비 9.9%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8월 수준은 양호한 수준이란 평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구재 주문, 실업수당 등 지표들이 잘 나오고 있는 걸 보니 미국 경제는 갈수록 침체 불안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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