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판 리먼사태? 세계 3위 거래소 파산 위기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상 화폐 거래소 FTX 인수 계획을 전격 철회하면서 가상 화폐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가상 화폐 거래소 빅3로 꼽히는 FTX가 파산 직전으로 몰리면서 글로벌 금융권 전체에 연쇄 타격을 주는 ‘코인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바이낸스는 “FTX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FTX 회생에 필요한 자금이 예상보다 크고, 이와 관련한 미 규제 기관의 조사가 예상되자 바이낸스가 하루 만에 인수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전날 바이낸스는 FTX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서(LOI)에 서명했었다.

FTX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는 가상 화폐 업계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라고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가상 화폐 산업 자체가 벼랑 끝에 섰다”고 했다. 2008년 당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주요 금융기관들이 도미노 파산을 일으키며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한 데 빗댄 것이다.
하루 거래액이 평균 94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소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만큼 실제로 파산할 경우, 이곳에 투자한 소프트뱅크, 세쿼이아캐피털 등 대형 투자사는 물론이고 다른 가상 화폐 거래소에도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요 가상 화폐 가격도 줄줄이 폭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전날보다 15% 하락한 개당 2153만7707원로 떨어지며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FTX가 발행하는 FTT 시세는 전날 80% 폭락에 이어 이날도 50% 넘게 추락했다.
◇몰락한 30세 억만장자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8월만 해도 ‘확장하는 가상 화폐 제국의 소유자’(미 월스트리트저널)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미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2019년 FTX를 창업했다. FTX는 낮은 거래 수수료로 고객을 끌어모았고, 가상 화폐 선물과 대출 등 각종 파생상품까지 운영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올 초 FTX는 기업가치 320억달러(약 44조원)를 인정받았고, 30세인 뱅크먼프리드는 자산 156억달러를 가진 억만장자가 됐다.
하지만 지난 2일 가상 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FTX의 재정 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FTX에서 72시간 동안 가상 화폐와 현금 60억달러어치를 인출했다. 미 SEC(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도 조사에 착수했다. FTX는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가 당장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FTX가 결국 파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본다.
◇연쇄 타격 우려
FTX가 파산할 경우 그 파장은 전체 금융시장까지 미칠 전망이다. FTX로부터 투자를 받았던 핀테크 업체 로빈후드 주가는 이날 13.76% 폭락했다. FTX에 2억1400만달러(약 2949억원)를 투자한 미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10일 FTX 투자금 전액을 손실 처리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미 타이거글로벌,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등이 입을 손실을 합치면 수조원대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가상 화폐 규제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이번 사태는 규모가 크고 건실해 보이는 업체도 문제의 조짐이 있으면 금방 무너지고 흔들리는 가상 화폐 시장의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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