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은 "유선청소기"를 쓰세요
N년 전, 필자의 친구가 집에서 독립해 놀러 간 적이 있다. ‘녀석, 오늘의 집 좀 봤구먼’ 생각이 들 정도로 좁은 6평 원룸을 꽤 깔끔하게 꾸며 살고 있었다. 예전부터 오디오 룸을 갖고 싶어 하던 친구는 소원대로 비싼 오디오 장비를 세팅해 필자 앞에서 한껏 허세를 부렸는데 방구석 한편에 아담한 핸디형 청소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비싼 오디오를 지르고 돈이 부족했던 녀석은 새 청소기 대신 본가에서 쓰던 오래된 구형 청소기를 들고 온 것이다. 허리랑 무릎 나간다는 필자의 충언에도 불구하고 새집 증후군 때문인지 초점 흐린 눈으로 괜찮다고 답하던 친구는 한 달 뒤 무선 청소기를 구입하게 되었다.
1인 가구에게 청소는 참으로 귀찮은 행위다. 대신해 줄 사람도 없고 여윳돈은 한정적인데 청소용품에 선뜻 투자하기에는 뭔가 아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돈 조금 아끼려다가 곧 알게 된다. 아, 청소용품에는 적당히 투자해야 하는 거라고 말이다.
1인 가구용 가성비 무선 청소기 고르는 방법
최신형 무선 청소기 성능 (출처 : LG전자)
요즘 판매되는 1티어 무선 청소기 제조사의 제품들을 보면 하나같이 올인원타워, 물걸레 기능, UVC 살균을 탑재했다. 물론 이 기능들 모두 있으면 유용하다. 올인원타워는 충전부터 거치, 먼지 비움까지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편하다. 물걸레 기능은 고온 스팀으로 찌든 때를 제거해 주거나 먼지 흡입과 동시에 작동해 청소를 더 빠르게 완료 해준다. 하지만 이 기능들이 들어가면 기본적인 가격대가 최소 70만 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1인 가구에게는 영 부담스럽다.
1인 가구용 무선 청소기는 거치대와 BLDC 모터를 확인하자. 흡입력은 왜 안보냐고 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최근에 나오는 무선 청소기는 가격대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 흡입 퀄리티는 보장해 주고 있다.
저가 청소기는 거치대가 없거나 별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내구성 떨어지는 저가 제품 특성상 한 번 넘어지면 그대로 고장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거치대에 청소기뿐만 아니라 액세서리까지 함께 수납할 수 있어 정리에도 도움이 된다.
BLCD 모터는 제품 성능과 수명에 큰 관련이 있다. 저가 청소기에 들어가는 DC 모터와 비교해서 소비 전력, 소음, 수명 모든 면에서 앞선 성능을 보인다. 여기에 DC 모터는 사용하는 과정에서 내부 브러쉬 마모로 인해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만 BLDC 모터는 브러쉬가 없는 구조라 유해 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그 외에 LED 라이트도 있으면 좋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청소기를 돌릴 수 있게 해주며 조명덕분에 먼지가 더 잘 보이는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 미홀 M22는 가히 가성비 끝판왕 무선 청소기로 추천한다. 최대 320W의 고출력과 2,600mAh 분리형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무게는 1.5kg밖에 하지 않아 중급 제품군에서는 완벽하다. 고성능의 헤파필터도 추가되어 고운 모래부터 미세먼지까지 빈틈없이 걸러내 준다. 그 외에도 청소 편의를 높여주기 위해 카펫 사이에 낀 이물질 제거에 도움 되는 다중 표면 브러쉬와 먼지를 더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LED 램프를 추가했다.
한경희생활과학 HCV-B290도 또 다른 가성비 추천템이다. 최신 BLDC 모터를 사용해 250W의 강력한 흡입력을 보여준다. 2,000mAh의 대용량 리튬 배터리가 들어가 최대 44분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며 분리가 가능해 배터리 단독 충전도 할 수 있다. 60데시벨 수준의 저소음으로 작동할 수 있어 소음 걱정되는 1인 가구에도 안성맞춤. 브러쉬 툴 보관과 제품 거치, 충전까지 가능한 올인원 거치대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애매한 무선 청소기 대신 고오급 유선 청소기?
왜 이런 사람들이 있다. 퇴근하면 매일 청소를 하고 심지어 스트레스 받으면 청소기를 돌리는 사람들 말이다. 일명 청소러버라고 할 수 있겠다. 깔끔한 집 상태를 선호하는 청소러버에게 어중간한 성능의 가성비 청소기는 성에 차지 않는다. 한숨 쉬지 말고 유선 청소기로 시선을 돌려보자.
AI가 이력서도 써주는 세상이지만 생각보다 유선 청소기의 강점은 여전하다. 유선 방식이라 먼지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기본적으로 무선 청소기보다 앞선다. 중저가 무선 청소기의 경우 사용하다 보면 강렬했던 빨아들임이 이방 저방 옮겨 다니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유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녀석이다. 항상 흡입력에서 갈증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유선 방식을 고려해 보자.
선이 없어 무선이 편하다는 점 맞다. 인정한다. 하지만 선이 없는 편리함 이면에 충전의 귀찮음이 따라온다. 고급 무선 청소기야 올인원 스테이션에서 알아서 먼지 비움, 충전까지 자동으로 해주지만 중급 이하 무선 청소기는 사용자가 매번 분리해서 충전을 해줘야 한다. 30~40분 사용하고 4~5시간 충전해야 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힘 빠진다. 오늘 왠지 청소 하고 싶어 야심 차게 청소기 들었더니 배터리가 없다? 바로 청소 의욕 0%로 수직 낙하한다.
방 옮겨 다니며 코드 뽑았다가 꼈다가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1인 가구에는 해당이 잘되지 않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은 12.1평 이하에 거주하고 특히 2030대 1인 가구는 원룸이나 오피스텔 같은 소형 평수에 거주하기 때문에 방 옮겨 다닐 일이 적다. 보통 4~5m 코드로 나오기 때문에 한 번에 집 안 구석구석 청소 가능하다.
20만 원대 예산으로 무선 청소기를 구매한다면 가성비 라인만 가능하지만 유선으로 넘어오면 프리미엄 제품군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소개하는 밀레의 클레식 C1 알러지 파워라인이 그렇다.
클래식 C1 알러지 파워라인은 밀레 청소기 중에서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며 700W의 강력한 흡입력을 지원해 구매한 소비자마다 먼지가 잘 빨린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흡입력이 센 만큼 청소하다가 미세먼지만 잔뜩 나는 것 아닌가 싶지만 ‘우리 밀레 월드클래스 맞습니다’라고 답하겠다.
상단 배기구를 설치해 청소 중 바닥 먼지가 날리지 않게 설계했고 13등급의 헤파 필터를 설치해 0.3 마이크론 미세먼지 입자를 99.95% 여과해 준다. 유선 청소기라 디자인이 구리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세계 유수 디자인 어워드에서 다수 수상한 멋쟁이 제품이다.
청소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면?
일반적으로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초호화 아파트에 살던 원룸 오피스텔에 살던 청소 하기 싫은 것은 매한가지다. ‘아니, 나는 청소하는 게 즐거운데?’라고 반박할 수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길 바란다.
퇴근하고 쉬기도 바쁜데, 청소에 들이는 정성이 아까운 사람이라면 시간을 돈으로 사보자. 로봇청소기가 그렇다. 최근 몇 년 사이 로봇청소기 제품은 상향 평준화되어 가성비 제품도 꽤 쓸만해졌다.
1인 가구가 쓸만한 가성비 로봇청소기의 필수 스펙은 LDS 센서와 앱 제어 정도만 확인하자. 로봇청소기 센서는 자이로, 카메라, LDS, ToF 센서로 나뉘는데, 최근에 나오는 제품에는 LDS 센서가 대부분 들어간다. 장애물 인식과 매핑 작업에 핵심인 부품이니 꼭 체크하자.
앱 제어는 사용자가 집에 없을 때 제품을 돌려야 하므로 필요한 기능이다. 생각보다 로봇청소기 소음은 꽤 크다. 먼지 빨아들이는 소리, 비우는 소리, 물걸레 건조하는 소리 등 집에 있을 때 작동하게 되면 상당히 거슬린다. 그러니 퇴근하면서 앱 제어로 청소를 미리 시켜놓자.
중급 이상 제품에 들어가는 올인원 스테이션과 물청소 기능, 고성능 센서는 포기하자. 가격대가 2~3배는 높아지고 올인원 스테이션은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공간 효율, 제품 성능, 가격대까지 고려한 1인 가구용 추천 제품은 쿠쿠전자의 파워클론R이다.
쿠쿠, 밥만 잘 만드는 줄 알았더니 로봇청소기도 잘 만든다. 360도로 회전하며 공간을 인식하는 LDS 센서가 들어가 집안 구조를 빠르게 파악해준다. 고성능 센서 덕분에 바닥 청소 시간을 줄여주고 효율은 높아지게 되는 것. 초저가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면 길을 헤매는 경우가 있는데 센서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쿠쿠전자 파워클론R은 LDS 센서에 추락, 충돌 방지 센서까지 넣어 최소한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BLDC 모터를 탑재해 2,700Pa의 준수한 흡입력을 선보인다. 2,700Pa은 일반적인 먼지, 머리카락은 물론 가벼운 생활 쓰레기 정도는 무리 없이 흡입할 수 있는 정도라 바닥 청소는 믿고 맡겨도 된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저소음부터 일반, 강력까지 3단계 모드를 적용할 수 있다.
원격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IoT 앱을 사용할 수 있어 퇴근하는 길에 청소를 시킬 수 있고 매번 동일한 시간에 작동도 가능하다. 모바일 앱 이외에도 리모컨 작동이 가능해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편.
벽간, 층간 소음이 무서워...
기자가 한 아파트에서 옆집에 있는 사람과 구구단을 하는 뉴스 보도가 화제를 얻었던 적이 있다. 단독주택에 살지 않는 이상 층간, 벽간 소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 터. 하물며, 원룸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오피스텔은 특히 그렇다. 우렁차게 청소기 돌리다가 옆집 혹은 아래층에서의 민원이 올까 두려운가? 그렇다면 청소기 대신 청소포를 사용해 보자.
약간의 번거로움만 견뎌낸다면 1인 가구에게 청소포는 소음 걱정 없는 최고의 청소 아이템이다. 소음 없지, 전기세 없지, 공간 차지 덜하니 말이다. 예전에 판매되던 청소포들은 청소는커녕 훑고 지나가는 수준이었지만 요즘 제품들은 많이 개선되었으니 안심하자.
기본에 더 두툼한 세균닦는 물걸레 청소포는 세정 효과에 살균 효과까지 더해진 만능 청소템이다. 평량 80g의 도톰한 원단으로 만들어 양면 사용이 가능해 한 장으로도 원룸 전체를 청소할 수 있게 해준다. 바닥 얼룩 제거에 효과적인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이 함유되어 우수한 세정력까지 보여준다. 여기에 360도 회전과 길이 조절도 가능한 밀대 걸대도 같이 구성되어 더욱 알차다.
기본에 달라 정전기 청소포 특대형은 1매에 90원밖에 하지 않는 가성비를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블록 3D 엠보싱 구조를 채택해 블록 틈 사이로 먼지를 더 흡착해 바닥 청소를 도와준다. 특히, 머리카락과 반려동물 털 청소할 때 효과가 뛰어나다는 후기가 많다. 마른걸레로도 사용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전자기기, 가죽, 원목 등에 건식 방식으로 청소도 가능하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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