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와 1년째 생이별…'가자 전쟁'에 송두리째 빼앗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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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하난 바유크(24)는 1년여 전 동예루살렘 병원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했다.
아기들은 병원에서 신생아 치료를 받았고, 바유크는 체류증 문제로 가자지구에 잠시 돌아간 뒤 다시 입국할 예정이었다.
병원 신생아실 책임자인 하템 캄마쉬 교수는 가자지구 부모와 헤어진 아기들이 두 명 더 있다며, 간호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여전히 엄마의 애정,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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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결혼식 앞둔 신부…취소하고 사우디 피란
주민 90%가 피란민…학교·병원 초토화, 수천명 고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하난 바유크(24)는 1년여 전 동예루살렘 병원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했다. 아기들은 병원에서 신생아 치료를 받았고, 바유크는 체류증 문제로 가자지구에 잠시 돌아간 뒤 다시 입국할 예정이었다.
2023년 10월7일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경 문이 닫혔다. 바유크는 예루살렘으로 갈 수 없게 됐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바유크와 아기들은 여전히 생이별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각) 가자 전쟁 1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삶이 산산이 부서졌다고 조명했다.
고위험군 산모였던 바유크는 지난해 8월 세쌍둥이를 출산하기 위해 동예루살렘으로 이동했다. 국경을 넘으려면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다.
바유크의 허가증은 세쌍둥이 퇴원 전 만료됐다. 아기들을 일단 병원에 두고 가자지구로 돌아간 뒤, 다시 이스라엘로 입국해 아기들을 데려와야 했다.
모든 서류 준비를 마쳤고, 10월8일 입국을 기다렸다. 하지만 10월7일 하마스의 테러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국경을 폐쇄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입국 허가를 취소했다.
1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바유크는 세 아이를 품에 안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예루살렘 병원에서 간호사들 손에 자라고 있다.
바유크는 WSJ에 "아이들은 엄마도 아빠도 모른다"며 "간호사를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전화로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병원 신생아실 책임자인 하템 캄마쉬 교수는 가자지구 부모와 헤어진 아기들이 두 명 더 있다며, 간호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여전히 엄마의 애정,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1년 동안 가자지구에선 4만1000명 넘게 사망하고 9만5000명 넘게 다쳤다. 상당수는 여성과 어린이다.
인구 약 90%에 해당하는 190만명이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 가자지구는 초토화됐고, 학교와 병원은 파괴됐다. 수천명은 부모를 잃거나 팔다리를 잃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주민들의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가자시티 시민인 메람 아부 샤반(25)은 지난해 10월7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전날 샤반은 하루 종일 손톱을 손질하고 가족들과 파티하며 준비했다.
결혼식 아침은 웃음이 아닌 비명으로 시작됐다.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며 침실로 들어왔고, 밖에선 로켓 소리가 들렸다. 샤반은 "늦잠을 자 미용사 약속에라도 늦은 줄 알았다"고 돌아봤다.
결국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했고, 이후 배우자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샤반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폭격받는 상황에 결혼식을 올릴 순 없다"며 "전쟁 이전의 추억과 이후 모든 게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하면 울컥한다"고 했다.
경제도 무너져 내렸다. 가자시티 출신 사업가 라피크 알 아시(44)는 전쟁 전 의류 매장 여러 개와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업이 번창하자 확장을 준비했고, 중국에서 물품도 주문했다.
하지만 물건은 결국 가자지구로 들어오지 못했다. 공유 오피스와 의류 매장이 있던 고층 건물은 공습으로 파괴됐다. 아시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망연자실하다"며 "내가 노력해 일군 모든 게 한 줌의 재로 변했다"고 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락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민간협조관(COGAT)은 성명을 통해 아기와 헤어진 가족들에게 가자지구에서 다시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지금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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