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모두 공멸"…45조 성과급 논란에 삼성 의장 작심 경고

홍민성 2026. 5. 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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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5일 사내 게시판 메시지 발표
"건설적 노사관계 만들자"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임직원들에게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신 의장은 5일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내고 최근 회사 상황에 대한 우려를 이 같이 표명했다. 그는 "최근의 회사 상황으로 주주와 고객은 물론 많은 국민들께서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노사 갈등이 악화될 경우 회사와 임직원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의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특성을 들어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의 파장을 강조했다. 신 의장은 "국가 기반 산업인 반도체 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라며 "개발 및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파장이 회사 내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백억 달러의 수출과 수십조 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GDP가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임직원 모두가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갈등이 앞으로 더욱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저도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문제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 메시지는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 4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요구하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할 심산이다.

다만 비반도체 분야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기반의 삼성전자노조동행이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기로 하면서 노조 간 갈등도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노조동행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동행노조는 지난해 11월 임금협상을 위해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이후 협상이 결렬되자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해 함께 대응해왔다. 동행노조의 이탈로 노조 간 연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행노조는 공동 대응 철회 이유에 대해 "우리 노조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과 현실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조합원 2300여명이 가입한 동행노조는 조합원 중 70%가 가전·스마트폰·TV 등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이다. 동행노조는 공문에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노조는 그동안 안정적인 공동교섭단 운영을 위해 협력과 자제를 수없이 요청해왔으나, 위와 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상호 신뢰가 훼손됐고 공동교섭단이 지향하고 있는 협력적 교섭 관계나 양해각서의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동행노조는 오는 6일 회사 측에도 공동투쟁본부 탈퇴 의사를 전하고 향후 개별 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경영진에게 공문을 보내거나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별도 대응도 이어갈 예정이다.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 중심의 성과급만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현재 7만4000명대로 줄었다.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초기업노조를 탈퇴하고 별도의 신규 노조를 설립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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