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이 오히려 '기회'가 된 유통 기업들을 살펴봅니다.

국내 위탁 급식업체들이 고물가와 불경기에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밥 한줄 5000원 시대'에 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과 외부 이용객들이 구내식당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서다. 급식사업은 저렴하게 퀄리티 높은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 영업이익률이 1~2%에 그쳐 '돈이 안되는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찾아오자 급식 사업은 알짜 사업으로 변모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CJ프레시웨이·아워홈·신세계푸드·풀무원푸드앤컬처 등 급식업체들의 최근 실적이 신장했다. 업계 1위 삼성웰스토리의 국내 단체급식 부문 매출은 2020년 1조 1984억원 → 2021년 1조 2317억원 → 2022년 1조 4202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삼성웰스토리의 전체 매출은 3조원(2022년 2조 6465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푸드서비스(단체급식) 매출액도 5376억원으로 전년 동기(3분기 누적 4229억원) 대비 27.1% 상승했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2021년 14%에 불과했던 급식 사업 비중이 지난해 3분기 18%로 늘었으며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지난해 상반기 급식 사업 매출액이 2019년 상반기 대비 58.5% 증가한 1682억원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직장인의 복지 개념으로 시작된 급식 사업의 고객은 불황을 맞아 외부 이용객으로 확대되고 있다. 급식 업체과 특정 건물과 계약을 맺으면 소속 직장인이 아닌 외부인들도 구내식당 식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고금리로 가처분소득이 급격히 줄어들자 양질의 식단을 갖춘 회사의 구내식당 이용률이 높아진 덕분이다. 비직장인 사이에서 '구내식당 매니아'들이 늘어나자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엔 외식 맛집 콘텐츠처럼 양질의 '구내식당 리스트'를 포스팅하는 이용자들도 생겨났다. 국회도서관 구내식당을 애용한다는 취업준비생 A(29)씨는 "물가가 비싸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자주 해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급식업체들도 외식업체들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새로운 메뉴 개발을 하는 등 'B2C'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마라의 마라탕, 봉추찜닭을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웰스토리는 인기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 도넛을 제공하거나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스타 쉐프와의 콜라보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불황에 증가한 매출을 토대로 재투자를 단행해 외부 이용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구내식당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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