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구급차 소리, 반드시 알아야 하는 운전자의 상식

글 | 유일한

흔히 '앰뷸런스(Ambulance)'라고 부르는 구급차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그 전에도 구급차가 있기는 했지만, 1970년대에는 일부 소방서에서만 소수 운영했고, 1980년대 초는 되어야 본격적인 119 구급 서비스가 시작되었으니 역사가 굉장히 짧다. 과거에도 구급차는 있었는데 1990년대 중반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때부터 소위 '한국형 구급차'라는 것이 만들어져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제는 구급차가 과거보다 많아졌고 보급도 제대로 되어 '구급차에 실리지도 못하고 사망'이라는 이야기는 잘 들려오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보다 운전자의 의식도 높아져서 구급차가 다가오면 스티어링을 돌려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 주기도 한다(물론 가끔씩 안 좋은 소식이 들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구급차 안에 응급치료를 위한 장비들도 구비되어 있어, 단순히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만 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 되었다.

구급차는 소리가 다르다

운전자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 도로교통법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생명인 일에 투입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을 무시할 수 있는 자동차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긴급자동차'다. 경찰이 범죄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찰차', 소방서에서 불을 끄기 위해 사용하는 '소방차', 그리고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하는 환자를 위해 사용하는 '구급차'가 긴급자동차에 해당한다. 경찰 모터사이클도 긴급자동차이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마음대로 질주할 수 있다.

이런 자동차들이 긴급 출동이 필요할 때는 사이렌을 켜는데, 화려한 빛과 함께 소리를 낸다. 그런데 그 소리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경찰차의 사이렌은 300~750Hz 정도로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1초 정도 짧게 반복된다. "위용 위용"정도로 들으면 될 것이다. 소방차의 사이렌도 300~750Hz로 경찰차와 비슷하지만 울부짖는 것처럼 5초 정도 반복되므로 느낌이 다르다. "삐요옹 삐요옹"정도로 들으면 될 것이다.

구급차 사이렌은 이 두 대와는 확실히 다르다. 610~690Hz이며 높고 낮은 음을 1초 정도로 짧게 반복한다. 흔히 "삐뽀 삐뽀"라고 들리는 소리는 이렇게 만든 것이다. 119에서 출동한다고 해도 소방차와 구급차의 사이렌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헛갈릴 일은 없을 것이다. 즉, 사이렌 소리를 주의 깊게 듣는다면 어떤 차인지 판별할 수 있고, 그것이 구급차라면 조금 더 빠르게 양보를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운전자라면 필수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구급차 소리는 누가 만들었을까?

아쉽게도 구급차 소리에 대한 이야기는 국내에서 거의 찾을 수 없다. 당시 도로교통법이나 긴급자동차와 관련된 법들이 대부분 일본에서 건너왔으니 '구급차 소리도 일본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만 할 뿐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소방서에서 구급차를 운행한 기록이 1938년에 있기 때문이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6,000원(당시로써는 큰 돈이었다)을 들여 중상 2명, 경상 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급차를 만들고 소방서에 두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어쨌든 그래서 일본의 구급차를 살펴보면, 소리가 1960년대에 지금처럼 바뀌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전까지는 소방차와 동일한 사이렌을 사용했는데, 구급차가 지나갈 때마다 근처에서 사이렌 소리를 들은 소방관들이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우리도 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니, 소방관들의 피로도 높아지고 구급차와 소방차의 소리를 구별할 필요가 생겼다.

그 때 나선 것이 당시 '오사카 사이렌 제작소(大阪サイレン製作所)'의 사장이었다. 구급차 전용 소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프랑스에 잠시 갔을 때 들었던 긴급자동차의 경적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1966년에 현재의 "삐뽀 삐뽀"소리를 만들었다. 이름 그대로 전자음으로 "삐뽀" 소리를 내는 장치였는데, 먼저 효고현 고베시에서 시범을 보였다. 당시 사람들은 이 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귀에 잘 들린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1969년, 고베시에 있는 모든 구급차가 이 소리를 내도록 했다. 이후 1970년에 정식으로 구급차가 내는 소리가 되었고 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체에 보급됐다. 당시 신문 기사를 보면 "기존의 참담한 소리와 비교하면 환자가 불쾌감을 느끼는 일도 적어졌고, 도입해서 좋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배기음이나 카미나리족(カミナリ族, 폭주족의 전신)이 내는 폭음에 소리가 묻힐 수 있다"라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구급차 소리가 더 커져야 하는 이유

국내에서 주행하는 구급차가 내는 소리는 일본과는 약간 다르지만, 꽤 비슷하게 들린다. 어쨌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급차이지만, 소리에 대한 불만도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 중이다. 국내에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는 최대 120dB를 넘기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못 듣는 운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모터사이클 배기음에 묻힌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모터사이클의 배기음은 최대 105dB이므로 이 소리 정도는 가볍게 이긴다.

정작 큰 문제는 최근에 등장하는 자동차들이 방음이 너무 잘 된다는 것이다. 창문을 닫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구급차 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다. 2022년에는 구급차가 버스와 충돌한 사고도 있었는데, 당시 버스기사는 구급차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120dB 이상으로 키울 필요가 있지만, 지금도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많으니 쉽지 않다. 그러나 구급차가 내는 소리 기준은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구급차는 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태우고 달린다. 아무리 도로교통법을 무시할 수 있다고 해도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들린 운전 실력으로 다른 차들을 피하면서 달려나가는 것은 영화나 게임 속 이야기일 뿐, 환자는 물론 구급차 운전자도 그리고 응급 요원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아니면 커넥티드 카의 시대이니, 구급차가 진입하기 전에 운전자에게 미리 경고를 띄우고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