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이 실소유주” 檢 소환 속도…明 “정권교체에 한 몸 바쳤다”

이혜영 기자 2024. 10.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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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불법 여론조사’ 의혹 미래한국연구소 등기대표 조사
명태균 주변 인물 및 압수물 분석 후 명씨 소환조사 방침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 명태균 페이스북·연합뉴스

검찰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벌인 의혹을 받는 미래한국연구소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중심에 선 명태균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다. 명씨는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재차 부인하며 "정권교체에 한 몸 바쳤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는 전날 미래한국연구소 등기상 대표인 김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미래한국연구소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위해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그간 언론 등에 '자신은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으로, 실소유주는 명태균'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김씨는 검찰 조사를 앞두고 실질적으로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를 운영해왔다는 점과 지난 대선에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담은 자술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해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가 총 몇 차례인지, 해당 비용 지불 주체와 구체적인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환조사 이틀 전인 지난 25일 검찰은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업체는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및 명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가 부소장으로 있었던 곳이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강씨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과정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주고 이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창원의창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만일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명씨가 여론조사를 조작해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를 내도록 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검찰은 명씨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6개월) 만료를 앞두고 최근 내사종결 처리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을 접수했지만,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배당했다가 올해 9월 강씨의 본격적인 폭로가 나오자 형사4부에 재배당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당시 강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하고 명씨와 김 전 의원 등 5명을 수사 의뢰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그 해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자신이 받는 세비의 절반을 명씨에게 보내는 등 총 9000여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의원은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선거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명씨도 인터뷰 등을 통해 '빌려준 돈을 돌려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가 10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창원지검은 강씨를 총 5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금주 내로 강씨를 추가로 불러 조사한 뒤 명씨와 김 전 의원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명씨에 대한 사기죄 적용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씨 측에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명씨를 비롯한 의혹 핵심 관련자들이 사용하던 휴대폰과 PC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다며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명씨는 김씨의 소환조사가 이뤄진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돈을 받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재차 혐의를 부인하며 강씨 변호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에 이 한 몸을 바쳤다. 건곤일척(乾坤一擲·운명을 걸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이다"며 배수진을 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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