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VIP 격노, 말한 적 없다"더니 "수사 중이라 말 못해"

유선의 기자 2024. 10. 1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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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VIP 격노설' 놓고 야당 의원들 질의 집중
김계환 사령관, 처음엔 "말한 적 없다"더니 "의견이 다르다" 말 바꿔
김 사령관이 조금 전 답변과 다른 취지로 답하자 야당 의원들 '탄식'
공수처 수사, 유재은·김계환 연속 소환 뒤 5개월째 '윗선' 수사 없어
지난 8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출처=연합뉴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오늘(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 "말한 적 없다"고 했다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이어서 말 안 하겠다"고 말하는 등 오락가락 답변으로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VIP 격노설'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잇는 연결 고리입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7월 30일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결재했지만 다음 날 언론 브리핑 직전 이를 번복하고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습니다(수사 외압 의혹). 그런데 이것이 지난해 7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VIP 격노설'의 주요 얼개입니다.

지난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출처=연합뉴스〉

1라운드 : "말 안 했다"더니 잠시 뒤 "의견이 다르다"


첫 번째 공방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 때 나왔습니다. 박 의원은 김 사령관에게 "지난해 7월 31일 김 사령관이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 그날 박 전 단장에게 'VIP 격노설'을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사령관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박 전 단장에게 "지난해 7월 31일 사건 이첩이 보류된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에게 'VIP 격노설'을 들었고, 공수처가 관련 녹취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이 김 사령관에게 "박 전 단장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정말 VIP 격노설 얘기 안 했느냐"고 재차 물었고, 김 사령관은 "각자 의견이 다르다"고 다른 답변을 내놨습니다. 박 의원이 "의견이 아니라 'VIP 격노설'을 말했는지 묻고 있다"고 추궁하자 "(박 전 단장과 자신의) 의견이 틀리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수처에 진술했고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김 사령관이 조금 전에 한 답변과 다른 취지의 답변을 내놓자 야당 의원들 쪽에서는 탄식이 나왔습니다.

박 의원은 "아까 증인(김 사령관)은 'VIP 격노설'을 박 전 단장에게 말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고 다시 몰아붙였고, 김 사령관은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박 의원은 "공수처가 김 사령관 본인의 휴대전화에서 'VIP 격노설' 관련 녹취를 찾았다. (김 사령관에게 'VIP 격노설'을) 들었다는 사람이 더 있다"고 압박했지만 김 사령관은 "정확하게 말씀드리겠다. 공수처 수사 중인 사안으로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보다 못한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VIP 격노설을 말한 적 있느냐, 없느냐"고 다시 물었고, 김 사령관은 다시 "없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처=연합뉴스〉

2라운드 : "수사 중이라 말 안 하겠다"더니 "진술 유지하겠다"


김 사령관의 'VIP 격노설'에 대한 입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정회됐던 국정감사가 저녁 8시 30분에 재개됐습니다. 이번에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사령관을 불러냈습니다.

반복되는 공방이어서 대화를 들은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전현희 의원 "김계환 사령관님, 다시 묻겠습니다. 대통령 격노설 얘기를 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김계환 사령관 "수사 중인 사안으로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전현희 의원 "아까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번복하시는 겁니까?"

김계환 사령관 "번복하는 게 아니라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수사팀 수사 중인 사안으로…"

전현희 의원 "아까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진술했는데, 그 진술을 유지하는 겁니까?"

김계환 사령관 "네."

야당 측에선 이렇게 2차례 공방이 오간 이후 "김 사령관의 '네'라는 마지막 답변이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는 진술을 유지한다'는 것인지 'VIP 격노설을 말한 적 없다는 진술을 유지한다'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는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가장 왼쪽) 〈출처=연합뉴스〉

이번에도 밝혀지지 않은 'VIP 격노설'의 실체는?


이렇게 이번 국사법원 국정감사에서도 'VIP 격노설'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김 사령관의 불확실한 답변으로 오히려 의혹만 더 커졌습니다. 지난달 군사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VIP 격노설'의 진위를 묻는 박 전 단장 측의 '사실조회요청'을 수용했지만 대통령실은 "국가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라면서 '회신 불가'를 통보했습니다.

'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의 3차례 발의에도 거부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에서 결국 'VIP 격노설'의 진상 규명은 다시 공수처 수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공수처는 지난 4~5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 사령관을 잇따라 불러 조사한 뒤 5개월 가까이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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