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가구를 좋아하는 결혼 6년 차 부부입니다. 7개월 된 아기도 함께 살고 있어요. 저희는 올해 첫 집을 마련하여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6년 동안 3번의 이사를 하며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지면서 공간이 바뀌어도 오래 곁에 두고 가치 있는 디자인을 사용하고 싶어졌어요.
처음에는 고가의 가구를 사는 게 맞는 것일까, 이 가구를 산 건 잘 산 것일까 고민도 됐지만, 집에 가치를 두기 시작하니 현재는 인테리어를 비롯한 가구, 소품들이 가방이나 다른 액세서리보다 우선순위가 되었어요. 아이도 자라면서 다양한 디자인을 접하면서 컸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구요!
신축이라 최소한의 시공으로 입주를 하고 온전히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집인데 오늘의집에 소개를 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구석구석 고민해서 채운 저희 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도면

방 3개, 욕실 2개, 다용도실, 팬트리, 베란다 공간이 있는 33평 구조에요. 집의 첫 인상은 우드 톤으로 칙칙해 보였지만 우드 톤의 몰딩과 도어는 교체 없이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더욱! 정말 간단한 몇 가지 시공만으로 분위기를 바꾸게 됐습니다.
시공 내역
1. 거실 한 면(회색 톤 벽지 부분) 도배
2. 거실, 식탁, 안방 매립 등(간접 조명) 설치 및 메인 등 교체, 천장 도배
3. 욕실 간접 조명 설치, 스위치 교체
거실 Before


시공하자마자 찍어둔 사진이에요. 아트 월 반대편 벽만 회색 톤의 벽지로 마감이 되어 있었는데 여기만 화이트 벽지로 교체해도 전체 공간이 환해졌어요. 천장도 여러 개의 메인 등을 제거하니 더욱 개방감이 생겼구요. 거실 바닥은 입주 전 옵션으로 선택했던 유광 폴리싱 타일입니다.
거실 After

저희 집은 산을 끼고 있어서 휴양림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껴요. 거실에 TV를 없애고 창밖의 나무를 보고 종일 잔잔한 음악을 켜두며 아이와 함께하는 거실이에요. 가구가 없을 때 칙칙해 보였던 우드 톤의 몰딩은 창밖에 숲 뷰와도 잘 어울리고, 어두운 색의 가구들이 많아서 오히려 따뜻한 이미지를 연출하게 됐어요.

거실의 TV를 없애니 다채로운 구역이 만들어졌어요. 거실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싶어 벽면에 선반과 책상도 설치하게 됐고, 다소 산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아카리 펜던트(Akari 55A)가 따뜻한 빛을 내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요. 보름달 같이 큰 사이즈의 펜던트를 선택했는데 바깥 풍경과도 참 잘 어울려요!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며 요즘엔 거실 한가운데 놀이 매트도 깔아두었지만 여기저기 탐구하러 다니느라 매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많지 않답니다^^ 주변 사물들이 장난감처럼 흥미로워 보일 거라 생각해요.
소파 앞에 사이드 테이블(클래시콘)은 육아하면서 정말 유용한 가구 중 하나에요! 소파에 앉아서 분유를 먹일 때, 아기를 케어하며 사용하는 물건들을 올려두기 정말 편해서 항상 여기저기 끌고 다녀요.

거실 벽면의 시스템 장은 가장 갖고 싶었던 비초에(vitsoe)에요. 점점 아이 짐이 많아질 것도 고려해서 욕심내지 않고 지금 딱! 필요한 만큼 설치했어요. 원하는 형태로 확장하거나 위치를 옮기며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디자인이라 나중에는 벽면 가득 채우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제가 토넷(Thonet) 사의 의자들을 좋아하는데 이 디자인이 최초의 캔틸레버 체어에요. 보기와 다르게 장시간 앉았을 때 진가가 느껴져요. 실제로 매장에서도 앉아보고 홀딱 반했죠 ><

아기가 있지만 아기 물건은 많이 사거나 늘어놓지 않고 키우고 있어요. 신생아 때도 모빌 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화분의 잎을 보여줬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대형 액자도 초점 책처럼 재미있어 했어요. 부족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키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주로 거실에서 아기와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기 물건은 USM과 트롤리에 정리해두었고 자주 쓰는 기저귀나 장난감은 수납 바구니에 담아두고 쓰고 있어요. 정리했을 때 깔끔해 보이려고 튀지 않는 색으로 선택했어요. 사실 블랙을 좋아하기도 해요♥
주방 Before

스타일링 되기 전 주방의 모습이에요! 매립 등 시공과 기존의 식탁 등 교체를 진행했어요.
주방 After
다이닝 공간

주방은 신축 아파트의 전형적인 모습이에요. 신축 공간이라도 조명 시공은 꼭 추천드려요! 이전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꽤 만족하고 있어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린넨 속커튼도 달아 보았어요. 아일랜드 식탁 위에 물건을 올려두면 어수선해보여서 주방에서 소품 연출은 안하는 편이에요. 점점 아기 물건도 많아지고 금새 지저분해지는 주방을 커튼 한 장으로 가릴 수 있어서 좋답니다 :)

저는 다이닝 공간의 귀여운 무드가 참 좋아요. 저희 세 식구에 딱 맞는 공간이라 애정이 많이 가요. 남편의 직업 특성상 함께 모여 앉는 시간이 제한적이라 좀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라운드 테이블을 선택했어요.
알토 테이블에 어울리는 다른 디자인 체어를 찾다가 우연히 외국 가정집 사진을 보고 레이 체어(Rey chair)를 알게 됐어요. 저는 여러 국가를 통관하며 어렵게 두 피스를 해외 구매 대행으로 구입했지만, 최근 국내에도 정식으로 수입하는 곳도 생겼답니다.

조명은 루이스 폴센 대표 디자이너 폴 헤닝센이 디자인한 제품인데, 무채색 무드가 마음에 들어서 오랫동안 소장해두었다가 이 집에 와서 처음으로 설치하게 됐어요.


매트한 블랙 상판이라 깔끔한 접시들이 잘 어울리고 음식들도 돋보여서, 더욱 심플한 플레이트를 많이 쓰고 있어요.
키친

주방은 아일랜드 식탁이 있는 ㄷ자형의 구조이고, 원하는 오븐을 사용하려고 입주 전 오븐 옵션은 선택하지 않았어요. 또한 하부장에 수납을 많이 하다 보니 인덕션 아래에는 냄비와 프라이팬을 수납할 수 있어서 더 만족하고 있어요.

블라인드는 허니콤 쉬어 웜 화이트인데 이중으로 되어 있고 촘촘하게 접혀서 올라가는 형태입니다. 생각보다 주방 창이 커서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달았다면 차갑고 단조로웠을 거에요. 조급해하지 않고 이사 후 주방 분위기와 여러 시공 사례를 찾아보고 결정했답니다.

식기세척기가 있지만 간단하게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키친타월이에요. 아기 젖병과 식기류를 건조하는 데 사용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만족하는 아이템이라 아기용 식기 건조대도 따로 구입하지 않고 함께 쓰고 있습니다.

캡슐 커피를 이용하다가 부드럽고 원두 향이 가득한 드립 커피에 빠져서 테크니봄 모카마스터 머신기를 이용해서 커피를 마시고 있어요. 원하는 원두를 소량으로 구입하고 원두 굵기를 조절해서 갈아서 넣는 것도 재미있는 과정이에요. 무엇보다 많은 양의 커피를 원할 때마다 따뜻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부터 트립 트랩 의자에 앉는 연습을 했어요. 발판 조절할 때마다 아이의 키가 부쩍 컸다는 것을 체감해요.

처음 이유식 할 때 사진이에요. 테이블 앞에 앉아있는 것도 플레이트를 쓰는 것도 참 귀여워요.
침실

침실은 침대 외에는 큰 가구를 두지 않는 편이에요. 왼쪽에 있는 블라인드는 허니콤 리넨 쉬어 블라인드를 추천받았는데 원목 가구와 매칭이 잘 되고, 아카리 펜던트(Akari 50EN)와도 잘 어울려요!
조명은 거실과 통일감을 주려고 같은 디자이너의 제품으로 선택했어요. 팬던트 조도가 밝지 않아 침대 헤드 부분에도 매립 등을 시공했습니다.

이 집에 오면서 거실의 TV를 침실로 옮겨본 것이 가장 큰 변화에요. 벽걸이로 설치하면서 TV 뒷면에 조명 설치도 서비스로 해주셨답니다^^

침대 왼편 협탁 위에 있는 르 클린트(Le Klint 306) 램프는 저희가 처음으로 구입한 빈티지 조명이에요. 이 조명을 사용하면서 리빙 디자인에 빠지게 되었어요. 몇 년 동안 보아도 질리지 않고 더 아름답게 보였어요.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디자인의 가치를 저절로 깨닫게 했죠. 놋쇠로 된 구부러진 쉐입이 클래식한 매력을 보여주며 현재까지도 생산되고 있는 조명인데, 저희는 초기 디자인 쉐이드를 구입하고 싶어 빈티지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침실에서 베란다로 통하는 큰 창이 있는데 편개형 판넬 커튼을 달았어요. 4조각의 천이 겹겹이 포개지면서 개방할 수 있어요. 저희 집은 남서향이라 오전에는 빛이 들지 않아 암막 커튼은 불필요했어요. 침실 창은 베란다로 연결되어 항상 커튼을 닫아두는데 오후 3시쯤 커튼에 투과되어 들어오는 햇살이 정말 아름다워요.

침실 문을 열면 처음으로 보이는 모습이에요! 방문을 열어두면 집 입구, 복도 끝에서부터 이 모습이 보여서 집 전체에 오브제가 되는 의자에요. 저희가 구매한 바실리 체어는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에디션으로 다리 부분이 진한 블랙 크롬색이에요. 묵직하게 압도하는 크롬색에 반하고 한정 판매라 충동적으로 구매했지만, 아이가 크면 제일 처음으로 알려주고 싶은 스토리가 많은 디자인입니다!
아이방

아기방 블라인드는 17.5mm의 촘촘한 알루미늄 블라인드입니다. 저희 집은 방마다 밖의 숲을 볼 수 있는데, 개방감을 우선시하다 보니 일반 블라인드 두께는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았어요. 미세한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숲이 초록색 액자와 같아요.

수면이 중요한 0세 아기라서...^^ 아이 방에는 슈퍼 싱글 매트리스만 놓았어요. 원하는 침대 프레임은 키즈 라인이 많았고 프레임도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다 보니 고민 끝에 지금의 아기방이 완성됐어요. 무조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일어났을 때 가드문을 열어주면 기어서 나오기도 한답니다.
아이도 잠에만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큰 가구는 들이지 않을 것 같아요. 조금 더 크면 비어있는 방 하나를 놀이방으로 꾸며줄 계획입니다.
공용 욕실

복도 끝, 중문 우측에 공용 욕실이 있어요. 욕실마다 기존의 스위치를 제거하고 르그랑 스위치로 아날로그 감성도 한 짝 얹어보았는데 오히려 귀여운 포인트가 되었어요. 중문 바로 앞에 있는 방이 나중에 꾸며줄 아이의 놀이방이에요. 지금은 정말 텅- 비어있어 소개할 수 없어 아쉬워요. ㅜㅜ

동글동글 모양의 스위치를 누르는 감촉도, 딸깍하고 나는 소리도 재미있는 아이템이에요. 두 욕실 모두 간접조명을 설치하면서 메인 등, 간접 등, 환풍구까지 3구 스위치로 사용 중입니다.

욕실은 간접 조명과 욕실 스위치 교체, 액자를 걸어두어 분위기만 바꿔 보았어요. 욕실의 간접 조명은 자동으로 켜지는 센서도 가능하지만, 저희는 반신욕을 즐겨해서 스위치 조작으로 설치했어요.

손님이 오시면 사용하는 공용 욕실이라 최소한의 소품만 두었어요.
부부 욕실

침실 안쪽에 부부 욕실입니다. 여기도 간단하게 간접 조명만 설치했는데 고급스러운 욕실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요.

생활하는 곳이다 보니 이것저것 필요한 소품들을 배치된 모습이에요.

욕실 2곳 모두 양면 테이프로 액자를 달았어요. 그림은 장 줄리앙(Jean Jullien) 작가의 작품인데요, 개인전에서 구입한 엽서를 넣었어요. 작은 액자이지만 무심한 듯 멋스러운 욕실로 꾸밀 수 있습니다.
마치며

보시다시피 저희 집에도 신선하고 새로운 디자인 제품은 없어요. 여전히 토넷 의자를 계속 수집하고 싶고, 비초에의 실용적인 시스템 선반을 가장 애정하고 있어요. 그저 취향을 담은 공간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구조의 변화나 큰 시공이 없었지만 다양한 가구들을 소개하고 공간을 채우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들이를 보시고 조금이나마 참고할 부분이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의 집들이를 방문해주시고 구석구석 둘러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