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첫날 경쟁률 1.14:1 ‘이례적 공개’…교육부 ‘증원’ 방침 강조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교육부가 내년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한 9일 의대 원서 접수 현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수시 일정이 시작돼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 기간(9∼13일) 첫날인 지난 9일 저녁 6시 기준, 31개 의대에 모집인원인 2635명을 넘는 3008명이 원서를 제출해 경쟁률 1.14 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대가 있는 지역 고교를 나온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 전형에는 모집인원 1462명 대비 111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0.76 대 1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경희대, 부산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연세대(서울), 이화여대 등의 의대 수시모집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단국대(천안)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다.

전국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 2025학년도 정원은 4610명이다. 이 중 67.6%에 해당하는 3118명을 수시모집에서 뽑는다. 수시·정시를 합쳐 학생부 교과(34.2%)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뽑는다. 지역인재전형에서도 학생부 교과(56.4%)의 선발 비중이 가장 크다.

교육부가 특정 학과의 수시모집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공개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 업체에서 현황을 공개하기는 하지만, 입시업계에서도 수험생의 눈치작전을 부추기고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이유에서 분석 자료 발표를 자제한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경쟁률을 공개하는 것은 의료계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5월 말까지 학과별 모집 정원을 포함한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2025학년도 입시에 변화가 발생하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준비해 온 입시 지원 전략이 무의미해질 수 있고, 입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 우려된다”며 “안정적인 입시운영을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도 적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