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종·언론 갈등으로 비화하는 미국 경전철 살인사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경전철에서 살해된 우크라이나 난민 이리나 자루츠카(오른쪽 아래)의 사건 직전 모습. [Charlotte Area Transit System via AP=연합뉴스. 샬럿지역교통시스템 제공. 보도용으로만 14일 이내 사용 가능.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9/yonhap/20250909120226154csxk.jpg)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지난달 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경전철 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뒤늦게 주목받으며 정치·인종·언론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사건은 흑인 남성인 디칼로스 브라운(34)이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난민인 이리나 자루츠카(23)를 경전철 내에서 흉기로 찔러 사망케 한 일이다.
이 사건은 발생 직후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감시카메라 영상이 확산하면서 최근 이슈로 떠오른 치안 문제를 둘러싼 정치 갈등과 인종 갈등, 언론에 대한 신뢰 문제 등의 소재가 됐다.
수도 워싱턴DC 등에 주 방위군 투입을 결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치안을 이슈화하고 '법과 질서'를 강조하고 있는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이번 사건이 민주당이 시장을 맡은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급진 좌파 정책이 타락한 직업 범죄자들을 거리로 돌려보내 우리나라에서 강간, 약탈, 살인을 계속하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도 "샬럿은 반복해서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를 감옥에 가두지 않아 자루츠카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비 라일 샬럿 시장은 "저도 여러분과 같이 가슴이 찢어진다"며 "우리 도시의 진정한 안전이 어떤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정치적 논란에 불을 지피는 결과만 낳았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이리나 자루츠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디칼로스 브라운. [Mecklenburg County Sheriff's Office/Handout via REUTERS=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9/yonhap/20250909120226310nycy.jpg)
뉴스위크는 법원 기록을 인용해 브라운이 2011년 이후 최소 14차례 체포됐으며 무장 강도·절도·폭행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약 6년간 복역한 뒤 2020년 출소했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출소 직후 자매를 폭행한 혐의로 다시 기소됐으나 '인공 물질'이 자기 신체를 조종하고 있다는 911 신고를 한 뒤 정신 감정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흑인이 백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인종과 언론 관련 갈등도 재점화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특정 인종을 노린 것이 아니라 무작위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언론이 인종에 따라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고 비판한다.
엑스(X·옛 트위터)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는 이 사건에 대해 10여 건의 게시물을 올려 주류 언론이 이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있다며 "뉴욕타임스는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20년 백인 경찰관이 강압적인 조치로 흑인을 숨지게 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보도는 수만 건 이뤄졌는데, 이번 사건은 주류 언론이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논객인 베니 존슨도 "피해자가 흑인이고 살인자가 백인이었다면 언론은 끝도 없이 날뛰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엑스(X·옛 트위터) 이사회 의장이 8일(현지시간) 지난달 발생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살인사건의 보도 건수를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비교한 게시물을 인용하며 비판하고 있다. [엑스(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9/yonhap/20250909120226541tlcj.jpg)
그러나 리처드 로전펠드 미주리대 범죄학 교수는 2021년 과학 매체 사이라인(SciLine)에 "대부분의 범죄는 인종 내에서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2017∼2021년 사이 백인이 백인을 신고한 사건이 870만 건인 데 비해 백인이 흑인을 신고한 사건은 238만 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흑인이 흑인을 신고한 사건은 188만건이고, 흑인이 백인을 신고한 사건은 37만1천건이었다.
반면 우파 성향 싱크탱크인 맨해튼연구소의 잭 골드버그는 지난 2023년 미국인들이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한 비무장 흑인의 수를 과대평가하고, 백인 피해자의 수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설문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의 44%는 경찰이 2019년에 비무장 흑인을 1천명 이상 살해했다고 답했는데, 실제 수치는 29명이었다. 같은 기간 비무장 백인 남성 사망자는 44명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일각에서는 SNS가 드물게 발생하는 충격적인 범죄를 증폭시켜 인종 갈등을 야기함으로써 정신건강 치료 등 체계적 해결 방안에 무관심하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스펜서 메리웨더 메클렌버그 카운티 지방검사는 이번 사건은 정신질환을 가진 반복 범죄자를 처리하는 시스템의 실패라고 지적하면서 이 같은 위협은 "법원 시스템을 거치기 훨씬 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omma@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샷!] "여친과 색다른 경험 해보고 싶어 방문" | 연합뉴스
- '트럼프 전 며느리' 버네사, 연인 우즈에 "사랑해"…공개 응원 | 연합뉴스
- [길따라] 외국 관광객 국립공원·박물관 무료에 '열광'…퍼주기 관광 논란 | 연합뉴스
- 美 F-15 전투기·A-10 공격기 이란서 격추…2명 구조, 1명 실종(종합2보) | 연합뉴스
- 이란, '어린이 부대'까지 동원…지상전 대비 방어강화·징병확대 | 연합뉴스
- "누가 우리 누나 불렀어"…귀가 돕던 경찰관 폭행한 취객 '집유' | 연합뉴스
- 고물수집 노인 치고 "돌인 줄 알았다"…도주치사 혐의 40대 송치 | 연합뉴스
- 오픈채팅서 만난 미성년자 성폭행·성착취물 제작 30대 징역7년 | 연합뉴스
- '캐리어 시신' 장모, 폭력 사위로부터 딸 보호하려 신혼원룸 동거 | 연합뉴스
- "밥 먹어" 말에 골프채로 할머니·엄마 폭행한 20대 2심도 실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