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스펙터클! '반지의 제왕'을 능가할 이 최신영화
영화 <듄: 파트2> 후기
황제의 모략으로 멸문한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와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사막으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만난 반란군들과 숨어 지내다 그들과 함께 황제의 모든 것을 파괴할 전투를 준비한다. 한편 반란군들의 기세가 높아질수록 불안해진 황제와 귀족 가문은 잔혹한 암살자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를 보내 반란군을 몰살하려 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본 기자는 원작 소설 '듄'을 읽어본 적도 없다. 그 때문에 1편인 <듄>을 관람했을 때 방대한 세계관, 용어, 그리고 정적인 여운이 강한 작품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작품이 지닌 묵직함, 연출력, 스펙터클한 화면비는 그야말로 이 시대 영화라는 매체가 어떤 특성과 매력을 지녀야 하는지를 보여준 요소라 생각했기에 분명 이 영화가 지닌 매력과 강점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것만으로도 <듄>은 원작이 지닌 정서와 드니 빌뇌브라는 감독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으며, 그 점에서 속편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공개된 2편은 1편을 그리 즐기지 못한 본 기자에게 이상하리만큼 묘한 강렬함을 남겼으며, 전작에서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재미와 압도감을 선사하게 되었다. 1편이 세계관과 배경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면 2편은 원작 팬과 관객이 기대한 영웅의 탄생과 복수를 향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원작 역시 이러한 특성을 지녔겠지만, 주인공 폴이 행성의 영웅에서 메시아로 그려지는 과정은 영락없는 성경속 메시아의 등장을 연상시키며, 서구의 문화가 아닌 타문화권(중동,제3세계)의 정서를 이어받은 요소와 이를 비주얼화 시킨 영화의 시도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느 유명 영화 속 장면과 정서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막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스펙터클은 그야말로 <듄> 시리즈를 왜 봐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흑과 백, 그리고 사막의 황색으로 상징되는 색감과 영상미를 적절하게 활용한 가운데 아이맥스 화면에서만 볼 수있는 영상미, 볼거리를 실감 있게 구축했다는 점만큼은 <듄>이 지닌 최대의 성과일 것이다. 특히 1편에서부터 등장해 엄청난 베일에 싸였던 거대한 사막 벌레의 등장과 이를 활용하기 시작하는 폴과 주인공들의 활약 장면은 이전의 영화에서 보지 못한 엄청난 비주얼적인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막과 황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서사시와 같은 이야기가 그려졌다는 점에서 아마도 <듄>은 21세기의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같은 작품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니 그보다는 방대한 우주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지의 제왕>,<스타워즈>를 비견하는 세계관을 지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압도적인 영상속에 광대한 사막의 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살아가는 여러 인간 군상과 서사가 자연히 어우러지면서 <듄>은 이 특별한 세계속의 인물의 면모와 대립 구도를 잘 구현했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영웅 탄생 신화로 그려질법한 이야기였지만, 그 사이에 회의와 의심, 인간적 고뇌를 그리며 입체적인 인물들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듄: 파트2>는 볼거리와 생각할 요소들을 제공한다. 그 점에서 눈과 머리가 즐겁게 다가올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전자서 언급한 <반지의 제왕>,<스타워즈> 처럼 화법이 친절한 작품이 아니어서 약간은 어려운 블록버스터로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듄:파트2>는 아이맥스 화면에서만 봐야 하는 특별한 볼거리, 사운드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할 것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시각효과는 그야말로 다른 문화 콘텐츠(드라마, 게임)에서는 절대로 보기 힘든 요소이며, 21세기 극장의 스크린이 왜 존재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아마도 <파묘>에 이은 또 다른 극장가의 희망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방대한 볼거리, 세계관 구성을 실감있게 구현한 출연진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인상적인 가운데 세계적인 스타 티모시 샬라메와 젠데이아 콜먼의 조화와 상반된 캐릭터 역시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한쪽은 운명에 순응하고, 다른 한쪽은 자신만의 운명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듄>이라는 거대한 세계관 속의 개인들의 이야기 역시 매우 매력적인 요소임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두 배우의 열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며, 그 점에서 아직 젊은 두 배우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될 지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하지만 역시 최고는 드니 빌뇌브의 연출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잠시 영화를 보면서 엉뚱하게도 한국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와 넷플릭스의 야심찬 SF 영화 시리즈인 <레벨 문>이 떠올랐다. 당연히 두 작품 모두 <듄>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영웅 스펙터클물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듄>과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두 작품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드니 빌뇌브라는 능력있는 연출자의 유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스펙터클한 볼거리 속에 다양한 서사를 절묘하게 집약시켰다는 점에서 드니 빌뇌브는 기본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감독이다. 관객은 볼거리만 보러 온 게 아닌 이야기도 보러 왔음을 보여주며, 두 개의 요소들을 놓치지 않은 그의 장인정신은 현대의 상업 영화감독들이 꼭 참고해야 할 특징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나날이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그이기에 앞으로 더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낼지 그의 앞날도 기대된다.
<듄:파트2>는 2월 28일 개봉한다.
평점:★★★★
- 감독
- 드니 빌뇌브
- 출연
-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레베카 퍼거슨, 조슈 브롤린,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퓨, 데이브 바티스타, 크리스토퍼 월켄, 스티븐 헨더슨, 레아 세두, 스텔란 스카스가드, 샬롯 램플링, 하비에르 바르뎀, 프랭크 허버트, 존 스파이츠, 드니 빌뇌브, 케일 보이터, 조셉 M. 카라치올로 Jr., 마리 페어런트, 한스 짐머, 그레이그 프레이저, 조 워커
- 평점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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