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잇두' 호날두, 사우디 전통 의상에 칼까지...알 나스르는 알 아흘리 4-3 격파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알 나스르를 승리로 이끌었다.
알 나스르는 23일 오전 3시(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킹 사우드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7라운드에서 알 아흘리를 4-3으로 격파했다. 이날 승리로 알 나스르(승점 15)는 5위로 도약했다.


홈팀 알 나스르와 원정팀 알 아흘리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출격했다. 알 나스르에선 호날두, 마네, 오타비우, 안데르손 탈리스카가 호흡했다. 중원에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가 포진했다. 수비에는 알렉스 텔레스, 아에메릭 라포르트가 골문을 지켰다. 알 아흘리는 리야드 마레즈, 알랑 생 막시맹, 호베르투 피르미누, 가브리 베이가, 프랑크 케시에, 호제르 이바녜스, 메리흐 데미랄, 에두아르 멘디가 출격했다.
이른 시간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호날두였다. 전반 4분 마네가 순간 압박으로 볼을 빼앗았다. 호날두가 측면에서 함께 뛴 다음 패스를 건네받아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침착하게 슈팅이 낮게 깔려 그대로 오른쪽 구석에 꽂혀 선제골이 됐다. 호날두는 시그니처 '시우(Siu) 세리머니'를 펼친 다음 동료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격차가 금세 벌어졌다. 전반 17분 프리킥 키커로 나선 텔레스가 박스 안으로 크로스했다. 라포르트가 헤더로 살린 볼을 탈리스카가 머리로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알 아흘리는 전반 30분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한 케시에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다. 알 나스르는 전반 추가시간 탈리스카가 터뜨린 원더골로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전도 난타전이었다. 알 아흘리는 마레즈 페널티킥(PK) 득점으로 쫓아갔지만 다시 호날두가 나타났다. 후반 7분 탈리스카가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은 다음 호날두에게 연결했다.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그대로 멀티골이 됐다.
남은 시간 알 아흘리는 피라스 알-부라이칸 득점이 있었지만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알 나스르는 경기 내내 중원과 전방을 바삐 누빈 오타비우, 마네를 불러들여 굳히기에 들어갔다. 결국 경기는 7골 난타전 끝에 알 나스르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의미 있는 승리다. 이날 사우디는 국경일을 맞이했다. 호날두는 토브(사우디 전통 의상)를 착용한 모습이 공유됐다. 그리고 알 아흘리와 치열한 승부 동안 멀티골을 터뜨리며 스스로를 증명했다. 호날두는 멀티골을 자축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사우디가 슈퍼스타들을 쓸어 담으며 축구계를 흔들고 있다.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알 이티하드, 알 힐랄, 알 아흘리, 알 나스르가 공격적인 투자를 보여줬다. 알 이티하드는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파비뉴, 조타와 계약했다. 알 힐랄은 칼리두 쿨리발리,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네이마르, 야신 부누를 품었다. 알 아흘리는 피르미누, 마레즈, 멘디, 케시에가 입단했다.
알 나스르도 마찬가지다. 2018-19시즌 이후 달성하지 못한 리그 우승이 절실한 상황. 호날두를 시작으로 마네, 텔레스, 오스피나, 브로조비치, 오타비우, 라포르트를 전격 영입했다. 시즌 초반은 살짝 흔들렸지만 지금은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호날두는 개척자다. 지난해 피어스 모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끝에 올드 트래포드를 박차고 나와 알 나스르와 깜짝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유럽 무대 잔류가 예상됐지만 불가능했다. 호날두에게 지급할 천문학적인 연봉을 감당할 클럽이 없었기 때문. 결국 호날두는 유럽을 떠나 사우디에 입성해 새 출발을 시작했다. 알 나스르는 호날두에게 '연봉 2억 유로(약 2,856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약속하고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 5월 호날두는 "사우디 리그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내년엔 훨씬 나아질 것이다. 나는 사우디 리그가 단계적으로 '5대 리그'에 포함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 선수, 인프라가 필요하다. 사우디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했으며, 훌륭한 리그를 갖췄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호날두가 언급한 대로 올여름 사우디는 전 세계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이적시장을 뒤흔들었다.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가 놀랄 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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