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광고·초상권 독점 권한이 없었다고 봤다. 투자금 반환 판결 뒤 유학원 폐업과 명의 변경이 이어지며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스탠딩아웃]= 손흥민의 이름이 또 법정 밖으로 끌려 나왔다. 이번에도 출발점은 ‘독점 권한’이었다. 손흥민의 광고권과 초상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말이 투자자를 움직였고, 법원은 그 말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제 사건은 한 단계 더 넘어갔다. 돈을 돌려주라는 판결이 나온 뒤, 실제로 그 돈을 받을 수 없게 재산을 숨겼는지가 새 쟁점이 됐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투자기업 대표 A 씨는 최근 손흥민의 전 에이전트 장 모 씨를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강제집행면탈은 쉽게 말해 법원의 압류나 추심을 피하려고 재산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돌리는 행위다.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단계다.

사건의 뿌리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 씨는 장 씨가 보유한 스포츠유나이티드 지분을 인수하려 했다. 장 씨가 제시한 근거는 손흥민 관련 독점 에이전트 계약서였다. A 씨는 이를 믿고 전체 매매대금 1,000만 달러 가운데 490만 달러, 당시 약 58억 원을 먼저 지급했다.
그러나 손흥민 측의 설명은 달랐다. 손흥민 측은 장 씨에게 광고·초상권 독점 권한을 넘긴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후 A 씨는 장 씨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냈고, 법원은 장 씨가 손흥민에 관한 권한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A 씨를 속였다고 봤다.
처음 오간 돈은 약 58억 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민사판결에서 법원이 장 씨에게 지급하라고 인정한 금액은 전체 투자금이 아니었다. 법원은 주식대금 미반환금과 손해배상액을 합쳐 6억 352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에 지연이자가 붙으면서 A 씨가 강제집행을 통해 받아야 할 돈은 6억 9,577만 원으로 산정됐다.
문제는 판결 이후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장 씨의 예금 계좌와 임대보증금 등에 대한 추심을 명령했다. 올해 2월에는 장 씨가 운영하던 유학원의 예치금, 카드 대금, 앞으로 들어올 돈까지 압류 대상에 포함했다.
그런데 법원의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된 지 사흘 만에 유학원이 폐업했다. 비슷한 시기 대표자도 다른 인물로 바뀌었다. A 씨는 이 대목을 문제 삼았다. 주소와 영업 방식이 그대로였고, 명의만 바뀐 것이라면 실제 목적은 강제집행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경찰 수사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유학원이 정말 적자로 문을 닫은 것인지, 아니면 법원의 압류를 피하기 위해 형식상 폐업과 명의 변경을 한 것인지다. 겉으로는 사업자 변경일 수 있지만, 실제 운영자가 누구였는지가 중요하다.
장 씨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유학원은 적자로 폐업한 것이며, 현재 대표직도 유지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반론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손흥민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유명 선수의 이름과 권리가 투자 시장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법원 판결 뒤 돈을 돌려받는 절차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법원은 이미 “권한이 있는 것처럼 속였다”고 판단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더 현실적이다.
판결로 끝난 사건인가. 아니면 판결 뒤에도 돈을 피하려 한 사건인가.
그 답은 경찰 수사에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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