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을 지켜라”… 예비 양봉꾼들 도심서 ‘월동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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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센터 옥상에서는 날아다니는 수많은 꿀벌 사이로 양봉 전문가를 꿈꾸는 20여 명의 교육생이 꿀벌 월동준비에 한창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벌통 안 소비장(양봉용 벌집)에 설탕물을 따로 모아놓는 이유는 꿀벌들이 겨울 동안 저장해둔 설탕물을 예비 식량으로 활용하며 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6월 처음으로 꿀벌보호와 양봉산업 육성·지원 관련 법적 근거를 서울시 차원에서 명시한 조례가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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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 20여명 옥상에서 작업
설탕물 담긴 그릇 벌통에 넣어
이상기후로 꿀벌 실종 늘어나
서울시, 양봉지원 조례 마련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센터 옥상에서는 날아다니는 수많은 꿀벌 사이로 양봉 전문가를 꿈꾸는 20여 명의 교육생이 꿀벌 월동준비에 한창이었다. 이곳에 마련된 9개의 벌통에는 약 18만 마리의 꿀벌이 살고 있다. 통상 벌통 1개당 1만5000∼2만 마리의 꿀벌이 서식한다. 벌 쏘임을 막기 위해 둥근 챙이 있는 모자에 망사를 씌운 양봉모자를 쓴 이들은 설탕물이 담긴 그릇을 벌통 안에 넣었다. 꽃이 피지 않는 겨울에는 꿀벌이 먹이인 꿀을 모으지 못하는 탓에 센터에서는 일찍이 9월부터 벌통에 설탕물을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벌통 안 소비장(양봉용 벌집)에 설탕물을 따로 모아놓는 이유는 꿀벌들이 겨울 동안 저장해둔 설탕물을 예비 식량으로 활용하며 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로 따뜻해진 겨울 날씨 탓에 봄이라고 착각해 벌통에서 나갔다가 실종되는 꿀벌이 점점 늘어나면서, 꿀벌 수분(受粉)으로 열매를 맺는 농산물을 다수 소비하는 인간의 식량 공급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처음으로 꿀벌보호와 양봉산업 육성·지원 관련 법적 근거를 서울시 차원에서 명시한 조례가 생기게 됐다. 이 조례에 따라 건물 옥상, 자투리 텃밭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행되던 도시 양봉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들어 꿀벌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꿀벌 살리기’ 필요성이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울산·경북·제주 제외)에서 벌통 153만7270개 중 94만4040개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약 188억 마리가 실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기자가 지난 6월 말 센터를 찾아갔을 당시에는 막바지 꿀 수확이 이뤄졌다. 교육생들은 꿀이 가득 차 한 손으로 들기도 무거워진 소비장 ‘밀도질’ 작업을 했다. 꿀벌이 벌집에 꿀을 넣어놓고 밀랍으로 막아놓은 것을 포를 뜨듯 걷어내는 작업인데, 뜨거운 물에 담가둔 칼로 일일이 밀랍을 제거해야 한다. 밀도질 작업이 끝난 소비장을 채밀기(원심분리기)에 넣고 손잡이를 수십 번 돌리면 꿀만 아래로 떨어져 고이게 된다. 센터 관계자는 “올해 들어 벚꽃꿀, 아카시아꿀 등 50ℓ 벌꿀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의 ‘서울시 꿀벌 보호 및 양봉산업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를 보면 서울시는 이 조례에 따라 과수원과 공원 주변 등 꿀벌 주요 서식처에 밀원식물의 종류를 다채롭게 구성해 벌이 꿀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관리할 의무 등을 지게 된다. 센터 관계자는 “조례로 법적 근거가 생기면서 공공에서 진행하는 꿀벌 보호 관련 사업에 예산 투입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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