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에 고용량 멀티탭이 필요한 이유
에어컨, 건조기 등을 설치할 때에는 멀티탭을 샤용하지 말고 벽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전기를 많이 써서 그런가 싶다가도, 왜 전기를 많이 쓰는 제품은 멀티탭을 쓰면 위험한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고전력 제품에 멀티탭을 사용하면 왜 위험한지, 일반 멀티탭과 고용량 멀티탭은 무엇이 다른건지 알려 드릴게요.
1. 소비전력이 높은 가전제품들
전열/냉방기구는 일반 가전보다 전력을 많이 사용함
가전제품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필요한 전력을 소비전력이라고 하며, 모든 가전제품에는 소비전력이 의무적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제품에 따라 이 소비전력에 차이가 있는데, 보통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히터, 보일러 등의 전열기구나 집안 전체의 온도를 낮춰야 하는 에어컨 등이 소비전력이 높습니다.
이 외에 에어프라이어, 헤어드라이어,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사용시간이 짧지만 순간적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제품도 소비전력이 높습니다.
이런 제품들의 소비전력은 적게는 1000W부터 많게는 2000W가 넘어가기도 하는데, TV, 노트북, 선풍기 등의 일반 가전제품들 보통 50~200W 정도로 훨씬 전력소모가 적습니다.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을 오래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것은 흔히 알고 있지만, 멀티탭이나 콘센트 연결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2. 소비전력이 높으면 주의해야 하는 이유
집 안 전체의 허용전력은 최대 5800W
콘센트 당 허용전력은 3300W
집집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우리나라의 일반 가정집은 약 5720W가 최대 허용전력입니다. 즉, 집안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총량은 최대 5720W를 넘길 수 없습니다.
또한, 집 안 벽면 곳곳에 부착되어 있는 콘센트에도 허용전력이 있는데, 콘센트당 약 3300W 정도이며, 집안 전체의 허용전력인 약 5720W를 여러 개의 콘센트가 나누어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하나의 콘센트는 보통 1개 내지는 2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3300W는 벽 콘센트 전체의 허용전력이기 때문에 2구 콘센트의 경우에는 2개를 합쳐서 최대 3300W 까지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소비전력이 높은 에어컨, 건조기, 인덕션 등을 동시에 사용한다면 전력사용량이 허용전력을 넘어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흔히 "두꺼비집이 내려갔다."라고 하며, 집의 메인 차단기가 작동하여 집안 전체의 전기가 차단됩니다.
두꺼비집의 정식명칭은 세대분전반이라고 하는데, 집안의 최대 허용전력을 초과하는 경우 과열, 화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순간적으로 끊는 역할을 합니다.
3. 일반 멀티탭 VS 고용량 멀티탭
일반 멀티탭의 1구별 허용 전력은 1000W 내외로 작음
멀티탭은 한 개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제품을 연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만큼 2구부터 6구 이상의 제품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앞에서 집안 전체와 벽면 콘센트의 허용전력 관계와 비슷한 개념으로 멀티탭도 허용전력이 존재합니다.
보통 일반멀티탭의 전체 허용전력은 2000~2800W이며, 1구별 허용전력은 1000~1500W 정도인데, 개별 스위치가 포함된 멀티탭은 1구별 허용전력이 더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즉 소비전력이 1000W가 넘어가는 가전제품은 1구별 허용전력이 1000W 이하의 일반 멀티탭을 사용하면, 과열되어 멀티탭이 타거나 전기/화재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고용량 멀티탭은 허용 전력이 3000W 이상인 제품이 많으며, 1구별 허용전력도 2000W 정도로 일반 멀티탭 대비 훨씬 높은 편이라, 전력소모가 높은 제품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보다 더 높은 소비전력의 제품을 사용하면 문제되지 않을까 염려하실 수도 있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가전제품은 우리나라의 콘센트별 허용전력을 초과하지 않도록 만들어져야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전력의 가전제품을 해외구매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간혹, 해외 직구로 구매한 인덕션의 경우 4000W를 초과하는 제품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따로 전기공사를 해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4. 차단기 스위치부터 과부하 차단, 누전 차단 등 다양한 전기 안전 기능
고용량 멀티탭은 허용전력만 높은 것이 아니라 안전기능이 추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멀티탭은 사용자 편의를 위해 전체 혹은 개별 스위치가 존재하는데요. 고용량 멀티탭에는 배전함에 있는 차단기와 비슷한 모양의 스위치가 존재합니다.
이 차단기 스위치는 과부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혹시나 멀티탭의 허용전력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경우, 두꺼비집에서 전기를 차단하기 전 멀티탭 자체에서 전기를 차단시키기 때문에 집 전체의 전원이 내려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KC인증 4구 이상 멀티탭은 일반 스위치를 사용하는 일반멀티탭도 과부하차단 기능이 의무적으로 탑재되어 있지만, 고용량 멀티탭은 3구 이하 제품에도 과부하차단 기능이 대부분 탑재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누전차단 기능까지 포함된 제품도 있는데, 과부하 뿐 아니라 화장실, 세탁실처럼 습기가 많아 누전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은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거나 반드시 고용량 멀티탭을 사용할 것
에어컨, 인덕션, 건조기, 히터 등의 고전력 제품은 제품 하나만으로도 일반 멀티탭의 허용 전력만큼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고전력기구는 벽 콘센트와 바로 연결시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부득이하게 멀티탭을 사용해야 한다면 권장 허용 전력 3,200W 이상 고용량 멀티탭을 구매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고전력 제품에 고용량 멀티탭을 사용하더라도, 멀티탭에 여러 개의 제품을 연결해서는 안되며, 1개 콘센트에 1개의 고용량 멀티탭만 연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