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노후주택 안을 전부 철거했더니.. 같은 집인가요..?
안녕하세요. 저희 부부는 디자이너로 1마리의 강아지와 같이 지낸지 6년이 지나 7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반려견이자 집주인인 죠죠를 위해 바꾸어나간 오래된 집 죠죠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
1. 이 집을 만나기까지
오래된 집을 고치다.
잦은 이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오래 오래 정착하고자 마련한 곳이에요. 저희 부부는 서울에서 계속 지내왔고 오랫동안 도시의 편리함에 길들어져 있었어요. 집에서 회사까지 편리하게 출퇴근하고, 주말에 누리던 문화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주택에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한 상상을 하였죠.
또 예민한 까탈레나 강아지 죠죠를 위한, 강아지가 편안해지는 그런 집 말이에요. 느긋하고 한적한 교외 생활이 끌리기도 했지만, 저희의 활동 반경이나 생활 패턴까지 바꾸고 싶지는 않았어요. 아직은 조금 더 서울 생활이 걸맞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죠죠가 도시를 좋아해요...)
그래서 도심 주택 라이프를 꿈꾸며 서울 안에서만 집을 찾아보게 되었죠. 애초의 계획은 신축을 하고자 하였으나 지금 이 집을 만나고 계획이 모두 변경되었습니다.
조용한 동네, 건물 면적 대비 넓은 테라스와 집 앞의 큰 벚나무, 앞이 탁 트인 풍경을 보고 '그래, 이 집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축이 아닌 이 집의 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변경하였고, 그렇게 죠죠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 건물 외관 Before
기존 주택의 모습
저희 집은 2층으로, 40년 전 즈음에 유행했던 벽돌로 쌓아 만든 조적식 구조(연와조)의 노후 주택이였어요.
집 앞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었고, 코너에 위치하여 충분한 시야가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지하 1층, 지상1, 2층으로 연면적은 약 37평 정도 되었는데, 특이한 점은 건물의 많은 면적들이 서울의 협소 주택에서는 보기 힘든 '외부 테라스'로 되어 있다는 점이였어요.
이런 걸 원했어요!
1. 어디서든 식물을 보길 원해요
2. 죠죠를 위한 집 (가장 중요했죠 ㅎㅎ)
3. 최소한의 구획만 있는 자유로운 공간 구성
4. 욕실이 정말 중요해요
5.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소재를 사용하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5가지에 대한 희망 사항을 바탕으로 설계를 시작했어요. 보기에는 나름(?) 멀쩡했으나 거의 40년이나 된 집이다 보니 노후가 굉장히 심하고 배관도 상해 있어서 내부는 전부 뜯어내고 골격만 온전히 남긴 채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의 위치는 코너에 위치하고 있어 3면이 열려있는 집이였고, 집의 측면이 보행자 및 차량의 주 진입로에 위치하고 있어 집의 첫인상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였어요.
외관 After
입면의 복잡한 형상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가장 우선 순위로는 창을 정리하였어요. 1층은 보행자가 지나다니고, 뒷집과의 거리가 가까워 창을 내는 것이 적합하지 않아 과감하게 삭제하였고 2층의 창만 남겨서 내/외부적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외벽에는 다소 튀는 페인트 도색과 어닝이 설치되어 있었고, 세월의 흔적만큼 종류도 크기도 다양한 가지각색의 개성을 가진 창들이 더해져서 혼란스러운 입면을 보여주고 있었죠.
복잡한 형태의 난간은 테라스의 개방감을 감소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어요.
원래의 틀은 그대로 남기면서도 창을 단순화하여 정돈된 모습으로 바꾸었고 기존에 노후된 조적 마감은 여러가지 보수를 거치고 거쳐 하얗고 뽀얗게 완전히 탈바꿈하였어요.
하얀 뿜칠로 거칠게 마감한 벽면은 빛의 각도에 따라 매번 다른 인상을 줍니다.
넓은 테라스 덕분에 건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난간은 자칫하면 답답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최소화한..(?!)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하여 최대한 미니멀하게, 그리고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하여 보다 세련된 느낌을 만들어 주었어요.
3. 도면
1층
'1층은 공용 공간, 2층은 사적 공간'
자,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죠죠네 공간! 1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1층은 공용 공간으로 주간에 저희 가족이 생활하고 이용하는 공간이에요.
외부 손님들이 오면 보통 이 공간을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리빙, 다이닝, 키친 공간이 함께 있는 오픈된 하나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끼 정원, 게스트룸, 게스트 화장실, 세탁실, 반려견 죠죠의 샤워실과 비밀 공간이 있어요. 외부에는 화단, 그리고 프라이빗 정원이 있습니다.
2층
2층은 프라이빗하게 저희 부부가 사용하는 공간으로 1층보다는 훨씬 사적인 영역에 가까워요. 평일 이른 아침과 저녁 그리고 주말에는 2층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요. 침실, 욕실, 드레스룸 그리고 테라스 정원이 있습니다.
4. 입구 Before
입구 After
외관에서도 많은 변화를 준 부분은 바로 집의 입구인데요.
기존의 위치하고 있던 대문과 현관의 위치가 집의 정면에 있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보행하는 통행로에서도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쉽게 노출되고 사생활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을 듯 하여 개선이 필요했어요.
또한 대문도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공간 활용에 많은 것들이 제한적이라 형태와 진입 방향 자체를 바꾸었어요.
기존에 있던 담장과 대문은 결국 모두 철거하였어요. 답은 전면 재배치 뿐이었어요 ㅎㅎ 외부에서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대문을 좌측으로 하여 진입할 수 있게 하였고, 현관의 위치도 중앙에서 좌측으로 변경하였어요. 담장도 사생활 보호를 위해 다시 높게 세워주었구요.
입구의 형태는 비를 맞지 않도록 포치 형태로 계획하였는데,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택배가 이렇게 기다리기도 하구요.
식물에 물을 주는 동안 죠죠가 바깥구경을 하면서 쉬기도 하구요. 가끔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해요ㅎㅎ
그리고 이 집을 선택할 때 매우 중요했던 특징 중에 하나는 외부 화단이였어요. 리모델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조경에 대한 부분도 계획하게 되었고 저희 집의 큰 특징인 하얀 외관 또한 식물의 도화지가 될 수 있도록 고려하여 진행한 부분이에요.
우리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 찾아오는 손님의 눈도 즐겁도록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식물들을 심었습니다. 나만의 정원이 생긴다면 꼭 들이고 싶었던 다간형 단풍나무와 그라스류를 혼합하여 식재하였어요.
어느덧 이렇게 이삭과 꽃도 피구요.
이 집에 온 지, 4달 정도 되었는데 벌써 무성하게 자라서 가지치기를 몇 번이나 해주었답니다. 가을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빛깔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돼요.
2층 테라스도 같은 그라스류를 심어주어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가져가려고 하였고, 건물 전면에서 보았을 때 살짝 살짝 드러나는 그라스의 실루엣은 이 집을 보다 더 다채롭고 재밌게 만들어 줍니다.
대문, 우편함 그리고 사이니지
대문과 우편함 그리고 사이니지는 기성품이 아닌 저희가 원하는 디자인을 반영하여 제작하였어요. 전체적인 저희 집 컨셉에 맞게 최대한 미니멀하면서도 집에 딱 들어맞는 맞춤형으로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예산적인 측면으로는 기성품을 활용하여 구성하는 것이 제일 경제적이였지만, 현재 집의 조건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을 찾는 것도 힘들었고, 저희가 원하는 디자인을 찾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였죠.
거기서 제일 문제인 것은 제품들을 부착하면서 생기게 되는 튀어나오는 요소들인데 이 부분은 정말 원치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저희의 디자인 포인트는 매립으로 다 숨기면서도 최대한 미니멀하게 디자인하는 것이였죠.
입구에 쓰여진 소재들은 스테인리스에 바이브레이션 가공을 한 것이고, 대문 개폐기는 벽에 매립하여 설치하였어요. 대문 개폐기는 요즘은 수요가 많이 없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었는데요.
먼저 비밀번호나 카드를 이용한 개폐기는 거의 한 두 개? 정도였고 나머지는 모두 열쇠를 통해서 개폐하는 방식이였어요. 다행히 비밀번호 방식이 가능하고 디자인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제품이 있어서 저희 집에 적용을 하게 되었답니다.
대문 손잡이는 대문 위에 부착되는 형태가 아닌 손을 집어넣는 형식의 파내는 디자인으로 설계하였고 극단적으로 어디까지 숨겼냐면 열쇠 구멍조차 만들지 않았어요.
개폐기에 문제가 생긴다면 저희는 월담을 해야 한다는 사실…ㅠㅠ 하지만! 디자인을 포기할 수 없었죠. 열쇠로 여는 얼마 되지 않을 일 때문에 전반적인 디자인을 해치면서까지 열쇠 구멍을 달고 싶진 않았어요.
오른쪽에 위치한 우편함도 구멍에 우편물을 꽂아 넣는 방식으로 하여 손잡이와 같은 선상에 계획하여 같은 디자인 컨셉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하였어요. 볼 때 마다 라인이 딱 들어맞는! 희열을 느끼게 해줍니다 ㅎㅎ
담장을 통과해서 시공되어야 하는 부분이라 이 부분은 집 설계시 먼저 계획하여 담장을 새로 세울 때 문제 없이 시공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다음은 집의 얼굴과도 같은 사이니지. 집으로 가는 길의 담장 코너를 이용해서 디자인 한 사이니지입니다. 주소는 명확하게 잘 보여줘야 하기에 전면에 적어주었구요.
안쪽에 위치한 면에는 저희 가족을 나타내는 일러스트를 그려 넣었습니다. 토끼띠, 강아지, 쥐띠 가족이에요. 가운데는 죠죠입니다 ㅎㅎ
주인장(?)이 맞이하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ㅎ
귀여우니까 밖으로 나올 때도 한번 더 보구요. 아! 조명도 다 숨겼어요.
안쪽 벽면에 간접 조명을 설치하였고, 전면에서 봤을 때는 빛만 희미하고 은은~하게 흘러 나옵니다. 빛은 세로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저녁이 되면 더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제 대문을 지나 디딤석을 따라 걷다 보면 바로 현관이에요.
디딤석은 시멘트 미장으로 제작하였고, 주변에는 파쇄석을 깔아서 마감하였어요.
현관은 시스템 유리도어를 적용하였어요. 덕분에 이렇게 귀여운 모습도 직관할 수 있답니다.ㅠㅠ
현관이다 보니 도어락 설치가 꼭 필요했는데요. 시스템 도어 또한 도어락 종류가 많지 않았어요. 저희가 원했던 것은 크게 2가지였는데요.
1번 디자인 > 2번 지문 인식, 비밀번호 방식
보통의 도어락은 가로 폭이 넓은 앞뒤가 막힌 철제 방화문 용이였어요. 유리 프레임 바깥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스템 도어에는 세로 형태의 얇은 도어락이 필요했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도어락은 크기가 커서 조건이 전혀 맞지 않았죠. 그러다 찾아낸 도어락.
지문인식도 되고, 시스템 도어에도 적용한 사례가 있었고, 심지어 디자인도 너무나 예쁜..!
그치만 우리가 모르는 어떤 세상 속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듯 했고 정보를 아무리 찾아도 취급처를 알 수 없고, 모든 시스템 도어에 설치가 되는 것도 아니여서 또 한번 난관에 부딪혔어요. (우리는 왜 자꾸 어려운 길을 가는가..) 저희 창호 업체에서도 설치가 어렵다하여 (두둥) 사실 반포기 상태였어요..
그러다 어찌저찌 대리점을 소개받았고 저희 설계 소장님의 수 많은 소통과 대리점의 적극적인 검토 끝에 설치를 성공하게 되었답니다. 지문만으로 바로 열 수 있어서 너무 너무 편리하구요. 무엇보다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대만족 중입니다.
5. 현관 Before
현관은 앞서 말한 대로 위치를 대대적으로 바꾸었어요. 건물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변경하였고 기존 안방 자리가 현관으로 변경되었죠. 그 옆에 창고로 사용되고 있던 반야외 공간은 이끼정원으로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현관 After
현관은 널찍하고 여유롭게 만들었어요. 유리도어로 빛이 들어와 답답하지 않고 탁 트이는 느낌을 줍니다. 현관에는 블라인드를 설치하여 사생활 보호가 필요하거나 조도 조절이 필요할 때에는 블라인드를 조절하여 생활해요.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여러모로 분위기 변화를 줄 수 있어요.
이끼 정원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왔을 때 이끼정원의 나무가 드라마틱한 효과가 연출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컨셉은 어둑어둑한 블랙으로 톤앤매너를 잡았어요.
방킬라이 데크를 블랙 색상으로 마감해주었고 트랙등을 활용하여 나무에 빛을 조사하여 극적인 효과를 만들었어요. 빛이 나무에만 떨어져 보일 수 있도록 트랙등의 색상도 블랙으로 지정하였어요.
현관에서 들어서면 바로 정면에는 이끼 정원이 보입니다.
하단의 수목등 또한 블랙 색상으로 지정하여 지피 식물을 비추는 용도로 사용하였어요.
그런데 햇빛도 없고, 환기도 잘 되지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식물이 잘 관리될 수 있을까요. 바로 프리저브드 처리를 한 이끼와 조화로 만든 나무 덕분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사시사철 잘 관리될 수 있답니다.
정말 감쪽같죠?
나무 같은 경우에는 실제 나뭇가지를 말려서 선형을 온전히 살렸고, 나뭇잎은 조화로 한땀한땀 붙여서 제작한 하나 밖에 없는 나무랍니다. 덕분에 실내에서도, 실외에서도 언제나 식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죠.
지금 이끼 정원은 토토로 세계관을 입혀놓았어요 ㅎㅎ
6. 주방
1층은 공용 공간으로
이끼 정원을 지나면 하나로 이어진 거실, 다이닝, 키친 공간이 있어요. 기존 구축의 레이아웃은 의미없이 방들이 나눠져 있었고 그로 인해 평수에 비해 답답하고 정리되지 않은 형태였어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개방감을 더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구조 변경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벽으로 특별히 공간을 구분 짓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레이아웃을 변경하였죠.
키친 공간은 ‘L’자 레이아웃으로, 다이닝 테이블이자 조리대인 아일랜드는 거실을 마주 보도록 배치하여 3개의 공간이 연속될 수 있도록 하였어요.
싱크대와 다이닝 공간의 아일랜드는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을 가져가기 위해 같은 소재와 동일한 디자인 컨셉으로 제작하였죠.
1층 공간에서는 천장을 활용한 상부장 디자인과 모든 수납장들이 집 구조에 딱 들어맞는 형태로 맞춤 가구처럼 디자인을 진행하였는데요.
보통은 싱크대 업체를 통해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훨씬 퀄리티가 높지만, 노후 주택의 특성상 현장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 아니여서 추후 설치했을 때 큰 오차 범위로 잘못될 가능성이 많아 현장에서 모두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소재 같은 경우에는 스테인리스 상판과 무광의 느낌을 원했는데, 현장 제작이기 때문에 추가로 표면 가공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비용도 너무 많이 올라가게 되어 공사 직전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거실 공간에는 가구 계획이 별도로 없었기 때문에 키친 다이닝 공간이 적당한 무게감을 주면서도 차분하게 밸런스를 잡아주었으면 했고 또한 인공적이지 않는 느낌을 원했어요.
그러다 알게 된 컬러 MDF.
단점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스테인리스 상판과의 조합이 찰떡이었어요.
세련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스테인리스 상판은 3T로.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은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 이였어요.
거칠게 다루어도 부담이 없어요.
복잡한 요소를 만들고 싶지 않아 손잡이를 설치하지 않고 Push&Pull 방식으로 최대한 미니멀하게. 디자인을 위해 바로 열지 못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였답니다.…ㅠㅎㅎ 느긋한 삶을 살고 있어요..
약간은 어둡고 차분하게 연출된 키친 다이닝 공간은 거실의 개방성과 대비를 이룸으로써 양쪽의 매력을 돋보이게 합니다.
아일랜드
아일랜드에 의자는 따뜻한 바닥 마감재와 주변의 녹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색상의 비트라 스탠다드 SP 체어로 배치해주었어요. 평소에 꼭 갖고 싶었던 스탠다드 체어였는데 색상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니 모든 면에서 만족하고 있답니다.
탁 트인 느낌을 위해 별도의 후드 설치가 필요 없는 후드 일체형 인덕션을 선택하였어요.
가운데에 후드가 있어 덮개를 열어서 사용합니다. 흡입된 공기는 하단에 필터를 통해서 정화되어 밖으로 배출되어요. 무엇보다 조작법이 쉽고 후드는 간편하게 꺼내어 청소를 할 수 있어서 잘 관리할 수 있어요.
아일랜드에 설치된 인덕션 덕분에 음식을 바로 내기에도 참 편리해요.
저희 집의 기본 원칙은 “꼭 필요한 것들만 보여주자.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것들은 모두 숨기자” 였어요. 그 중 첫번째로는 음식물 처리기는 절대로 밖에다 꺼내놓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싱크대 밑에 숨겨주었답니다.
밥솥 레일을 이 곳에 설치했고, 음식물을 버리고 싶을 땐 음식물 처리기를 앞으로 빼주면 싱크대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 바로 버릴 수 있답니다. 정말 아주 아주 편리해요!
또 아일랜드에서는 다른 가전을 사용하거나, 업무를 보거나 하는 등 전기 사용이 필수일 듯하여 아일랜드 하단 부분에 미리 전기 인입을 계획해주었구요.
그리고 수많은 조명 스위치들과 인터폰은 안에 숨겨주었어요. 저희 집 조명의 대부분은 스마트 제어로 제어할 수 있게 계획 되었기 때문에 수납장 안에 있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답니다.
정말로 필수적이고 꼭 필요한 스위치는 보여주고 싶게 만들었죠. (=디자인이 이쁘면 다 됨)
7. 거실 Before
대문과 담장의 계획을 전면적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외부공간 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데요.거실창 앞에 위치했던 외부 계단은 철거하고 지하실을 폐쇄하여 1층에 정원을 만들었죠.
거실 After
기존에 거실이였던 공간은 키친, 다이닝 공간으로 변경하였고 그 곳에 서면 정원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공간을 자유롭게 쓰기 위해 이동이 어려운 큰 가구는 되도록 피하고, 소파와 TV는 놓지 않았어요. 거실 공간도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복잡한 요소들은 없애버렸죠. 문과 벽을 같은 색으로 마감하고 손잡이를 숨긴 히든 도어는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사실 강아지와 더 재밌고 많은 시간을 보내주고 싶어 지금까지 소파와 티비는 거실에 둔 적이 없었어요. 보통 저희의 거실은 죠죠의 놀이터로 사용된답니다.
만약 무언가가 보고 싶어질 때에는 빔을 쏴서 보곤 해요.
저희 집은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집이다 보니 반려견을 위한 특별한 공간들이 있는데요. 계단 밑에는 반려견 죠죠를 위한 비밀 공간이 있어요.
바로 죠죠만 지나다닐 수 있는 비밀 통로에요!
주로 도망갈 때(?) 이용합니다 ㅎㅎ 분명 오지 말라고 문을 닫아놨는데 어디선가? 와있어요..
창은 액자처럼 정원의 풍경을 담아내고 식재들이 빛과 어우러져 벽과 바닥 위로 쏟아내는 그림자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1층 정원의 컨셉은 봄, 여름에는 새순과 꽃 그리고 가을과 겨울에는 단풍과 낙엽을 감상하며 사계절을 느낄 수 있게 계획하였어요.
수형이 고운 바이텍스 나무와 남천, 다양한 높낮이의 그라스류를 심어주었죠.
이번 여름에는 바이텍스 나무에 정말 많은 꽃이 피었는데요. 덕분에 엄청난 꿀벌들과 나비, 새들도 다녀갔답니다.
정원은 거실과 키친, 다이닝 공간에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해주기도 해요. 덕분에 블라인드는 대부분 활짝 열어놓고 지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매일 같이 식사를 하고,
쉬기도 하고,
냄새도 열심히 맡고 ㅎㅎ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정원은 실내와 자연스러운 연속감이 생길 수 있도록 단차를 없앴고, 거실의 원목마루와 비슷한 밝고 따뜻한 톤의 석재를 골라 마감하였어요.
8. 게스트룸
죠죠의 통로는 계단 밑에 있어 좌우로 왔다갔다 드나들 수 있어요. 계단 오른편에는 게스트룸이 있죠. 게스트룸의 창 앞에는 다간형 단풍나무을 심어 시선을 차단하였어요.
게스트가 없을 때는 죠죠가 주로 이용합니다 ㅎㅎㅎ
게스트룸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필요할 때에는 전용 문을 이용해서 통로를 닫아 놓을 수도 있어요.
9. 반려견 샤워실, 세탁실
계단 왼편에는 산책 후 죠죠가 발을 닦을 수 있는 샤워실이 있어요. 늘 물로 닦던 습관 때문에 산책 후 동선을 생각하여 1층에 특별히 설계해주었어요.
강아지가 사용하는 곳이니 죠죠의 퍼스널 컬러인 가을 웜톤에 맞게 ㅎㅎ 아이보리 컬러의 정사각형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하였어요. 샤워기는 강아지 전용 샤워기 헤드로 변경하면서 액세서리들도 모두 노랑색으로 통일시켜주었습니다.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니 모든 면을 타일로 마감할 필요가 없었고 강아지 공간만의 특별한 귀여움을 위하여 타일은 약간의 영역에만 잡아주었습니다. 샤워실 앞에는 세탁실도 위치하고 있어 수납 공간에는 세탁에 필요한 용품도 함께 놓아요.
오늘도 씻기 싫은 죠죠씨 ㅎㅎㅎ
10. 게스트 화장실
죠죠의 샤워실 옆에는 게스트 화장실이 있습니다. 건식용 화장실로 양변기와 손을 씻을 수 있는 미니 세면대만 설치해주었어요.
공간이 협소해서 기존 금속 느낌의 액세서리를 적용하기에는 공간의 느낌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어 화이트 액세서리를 찾아서 설치해주었죠. 미니멀하면서도 귀여운 포인트를 만들어주었답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볼까요?
11. 계단
반려견과 함께 사는 집에서의 계단은 재미있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자칫하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걱정되는 요소이기도 했어요. 매일 같이 다니는 곳이기에 위험하지 않게 좁지 않았으면 했고 올라갈 때 불편함이 없도록 적당한 높이 설정이 필요했죠. 그래서 전체 공간에서도 계단은 많은 영역을 차지합니다. 디딤석은 자연석을 놓아주었어요.
다만 계단은 원래 원목 마루로 되어있었는데 강아지가 내려갈 때 많이 미끄러워해서 전부 카펫으로 다시 깔아주었어요. 타일형의 카펫을 직접 잘라서 깔아주었는데 시공도 간편하고 발의 스치는 부드러운 감촉도 무척이나 쾌적해서 정말 만족합니다.
미끄러웠던 계단도 아주 잘 내려갈 수 있게 되었고 마루와 달리 소리가 울리지 않아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거의 날라다녀요 ㅎㅎㅎ
이제는 이렇게 편히 잠도 자구요. 본인만의 맞춤 지정석으로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만든 작은 공간은 사소하지만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자작나무는 계단을 감싸고 2층으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은 사적인 공간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이 되기도 하죠.
자연스러우면서도 본연의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해치고 싶지 않아 자작나무에는 별도의 바니쉬 작업을 하지 않았어요. 있는 그대로의 색감과 무늬는 빛이 드나듦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깊이를 더해줍니다.
계단 조명을 제어하는 스위치는 각 층에 설치해주었어요.
1층에는 거실조명의 디머 스위치와 함께 배치해주었고,
2층에서도 껐다 킬 수 있도록 입구에 설치해주었어요.
2층에 올라오면 죠죠가 항상 기다리고 있답니다.(빼꼼)
12. 침실 Before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푸르름을 집 안까지 끌어들이고 싶었어요.
침실 After
2층은 사적인 공간으로
2층은 사적인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오래 머무는 곳을 최고의 장소로 만들고 싶었죠. 뷰가 좋은 2층에 모두 배치하였고 널찍하면서도 여유롭게 계획하였습니다. 부부간의 프라이버시 보호 보다는 열려있는 오픈된 공간을 원했어요.
창가에 침대를 놓아 아침에는 밝은 빛과 함께 눈을 뜹니다. 커튼을 열면 푸른 자연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이 하루의 시작이에요. 이런 경치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한 면에 크게 유리창을 내어 방의 일부처럼 끌어들입니다. 욕실과 침실 창으로도 녹음이 보일 수 있도록 정원에는 나무와 풀을 심었어요.
세로로 길게 낸 큰 창으로는 울창한 벚나무와 하늘이 보입니다. 저절로 눈에 들어오는 푸르른 식물들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이 집은 밝기와 채광이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져서 질리지 않아요. 뜻밖의 시간에, 예기치 못한 빛이 들어오기도 해요.
때에 따라 커튼으로 빛과 그림자를 조절합니다.
(엄망 나도 눈부셔)
큰 창으로 보여지는 풍경에 온전히 집중될 수 있도록 커튼 레일은 천장으로 숨겨 깔끔하게 보일 수 있게 하였어요.
침대 뒷편에는 자그만한 작업 공간을 만들었어요. 간혹 재택 근무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할 때 이 곳을 이용합니다.
책상 위는 항상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귀여운 디테일도 추가하였죠.
앉아있다 보면 가끔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친구들도 볼 수 있답니다.
긴 창으로 보여지는 다양한 풍경들.
잠들기 전 편하게 스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머리 맡에 스위치를 설치해주었어요. 콘센트는 각자의 자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양 옆에 나란히 놓아주었습니다.
자연 소재의 느낌이 좋아 1층과 2층의 실내 바닥재는 본연의 텍스처를 살린 거친 느낌의 원목 마루를 선택하였어요.
천연 소재가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뽀송하게 닿는 발의 감촉은 포근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빛이 드나듦에 따라 항상 새로운 느낌을 준답니다. 정말 예뻐요.
2층은 층고 높이에 맞춰 히든 도어를 설치해주었어요. 오른쪽이 드레스룸.
왼쪽은 욕실입니다.
덕분에 영화관으로 변신하기도 하죠.
13. 2층 정원 Before
2층 정원 After
저희 집의 큰 특징이였던 넓은 테라스는 온전히 죠죠를 위한 공간이에요. 기존에는 모두 철거하고 넓게 쓰려하였으나, 뜯어보니 안전상 철거가 어려운 상황이라(역시 노후 주택 ㅠㅠ) 기존에 있던 구조물을 존치해야 했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데크를 계획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되었죠.
화분 대신에 곡선형으로 낮은 둔덕을 쌓아 화단 연출을 하였고, 관리하기도 쉽고 죠죠가 밟고 다니는데 편하도록 바닥에는 마사토를 깔아주었죠.
실외에서만 배변을 하는 죠죠를 위해 쉬는 공간이면서도 배변에 용이하도록 넓은 코너 부분에는 특별히 잔디를 깔아주었습니다. 덕분에 특별한 정원이 만들어졌어요.
벚나무뷰 죠죠의 잔디마당. (죠죠는 좋겠당) 내년 봄이 정말 기대돼요.
집주인 죠죠를 위해 모든 것은 죠죠의 몸의 형태(?)에 맞춘 맞춤형이랍니다 ㅎㅎ
모든 것을 참견하기에 높이도 딱 맞구요.
죠죠 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에게도 정원은 많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쏟아지는 햇살에 투명해진 나뭇잎이나,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핀 꽃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집이 주는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오고 초록빛은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물론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름에는 잔디가 쉴새 없이 자라서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중간중간 신입 친구들도 맞이해줍니다.
데크는 기존의 구조물을 숨기는 것에서부터 시작을 했기 때문에 높이가 정해져 있었고 그 높이는 상당히 높았어요.
높이만큼 데크를 다 두르기에는 너무 투박하고 부담스러운 존재감으로 보여질 수 있어서 최대한 얇아 보일 수 있게 디자인을 했고, 하부에는 식재들을 심어 적절히 가리면서도 재미를 주었습니다.
데크는 방킬라이로 제작하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모습이 좋아 코팅은 하지 않았어요.
날이 좋을 땐 이렇게 데크에 앉아 커피를 즐기기도 하구요.
비가 올 땐, 정원을 바라보며 그 나름대로의 어둑한 분위기를 즐깁니다.
하루 종일 가득한 새 지저귀는 소리와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습은 너무 좋아요. 그렇게 예민했던 강아지가 밖에서 잠도 잡니다 ㅎㅎ 잔디마당 대성공!
밤이 되면 어둑어둑하면서 차분한 분위기의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마치며
이 집에서는 어디에 있더라도 창 밖으로 수풀이 보입니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식사를 하고 거실에서 쉴 때에도,
목욕을 하며 휴식을 취할 때에도.
그 전까지 식물과는 그닥 인연이 없었던 저희 가족은 이 곳에서 살게 된 뒤로 크게 바뀌었어요. 계절별로 해야할 일이 가득해서,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매일 집 앞을 쓸고 있죠. 힘들지만 즐겁기도 하고, 푸른 자연에 둘러싸여 사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랍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죠죠의 시간도 많은 것이 바뀌었죠.
안보다는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하루종일 지루할 틈이 없답니다. 동네에 모든 일을 꿰뚫고 있어요 ㅎㅎㅎ
이 집을 만나고 공사 시작까지 1년.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 집에 살게 된 지도 벌써 4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인데 생각해보면 참 바쁘게도 지냈고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벌써부터 다가올 계절의 변화가 기다려지고, 봄이 되면 창으로 비춰질 벚나무가 기대됩니다. 강아지의 시선으로, 또 우리 가족이 원하는 것을 담고 담아 그렇게 만들어나간 이 집은 또 어떻게 변화하면서 새로움을 주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