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런 전망은 틀렸으면 하는 내용이기는 하다. 좋은 내용이 아닌데, 결국은 맞았다. 얼마 전에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를 공개했고, 공장 투입 계획도 발표했다. 조지아 메타플랜트부터 도입한다고는 했지만, 이건 결국 로봇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방향 자체는 잡힌 것이고, 국내 공장도 예외일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대차 노조의 공식 입장이 나온 건 없었지만, 지금까지 로봇과 AI 관련해서 나왔던 입장을 보면 강경한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크고, 결국 노조를 향한 여론은 또 한 번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런데 이게 결국 현실이 됐다.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 도입에 강경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노조를 비난하는 것에서만 끝날만한 내용은 아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내용들이 꽤 있고, 몇 가지 복잡한 입장들도 있다. 예컨대, 대규모 파업과 같은 걸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동시에 그렇다고 해서 강경한 대응을 아예 접을 상황이나 입장도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그래서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 도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냈고, 이게 앞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이런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노조의 경고 “노사 합의 없이는 1대도 못 들인다”
일단 관련 내용을 요약해 보면,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신기술 로봇을 단 1대도 현장에 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그러면서 따라오는 논리는 간단하다. 고용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로봇 투입이 사실상 인력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신기술 도입이 아니라, 고용과 노동 구조 재편 이슈로 받아들인다는 흐름이다. 이 대목이 중요한데, 이것만 봐도 노조가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가 뭔지 보인다. 로봇 도입한다는 사실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는, 도입하기까지의 절차와 통제권을 쥐고 싶어 한다는 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지금 가장 앞에 있는 게 ‘노사 합의’이기 때문이다. 즉, 이번 아틀라스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 ‘노사 합의’ 카드를 꺼내면서 현장 변화의 결정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렇다면 대체 왜, 단순히 “로봇 도입은 안 된다”가 아니라, “신기술 로봇은 단 1대도 현장에 못 들어온다”는 식의 강경한 문장을 썼는지 질문이 남는다.
이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틀라스가 기존에 선보인 로봇과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4족 보행 로봇이 아닌 2족 보행 로봇, 즉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에 가까운 ‘휴머노이드 로봇’이고, 이는 곧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할 수 있다는 성격을 강하게 갖는다. 이런 지점 때문에 노조가 더욱 강경하게 반응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발표된 로드맵, 그리고 시장의 반응
노조 입장에서는 “어느 공정이든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그 불안이 강경한 입장과 대응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단 이번 노조 입장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추가 입장이 나온 건 없다. 다만 이미 현대차그룹의 방향이 정해진 상태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CES 발표가 사실상 본격적인 시작으로 거론된다. 핵심은 2028년 조지아 메타플랜트부터 아틀라스가 투입되고, 단순 투입을 넘어서 학습과 훈련을 지속하면서 투입 범위를 넓혀간다는 점이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까지 연 3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고도 발표했다.

또 다른 포인트는,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로 현대차 시총이 6년 만에 3위를 기록했다는 대목이다.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로봇이 끌고 실적이 밀었다”, “아틀라스를 선보이면서 시장이 현대차의 미래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라는 식의 표현도 등장했다.
물론 냉정하게 보면, 노조가 말한 것도 ‘영구 반대’라기보다는 조건부 차단에 가깝다고 볼 여지도 있다. 로봇을 영원히 금지한다기보다, 노사 합의 없는 일방 투입은 불가하다는 쪽에 더 가깝고, 이는 기술의 방향 자체를 뒤집겠다는 주장과는 결이 다르다.

여론이 바뀌지 않으면, 통제권도 설득도 어렵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현장 변화의 결정권, 로봇 투입까지의 절차와 통제권을 먼저 쥐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서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현대차 노조가 이런 통제권을 가져갈 자격이 있나”라는 물음이다. 이는 최근 계속 강조돼 온 ‘여론 전환’의 중요성과 연결된다.
문제는 현대차 노조가 여론을 뒤집을 생각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나온 입장만 봐도 여론 전환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논리는 간단하다. 기업이나 정치인에게 여론이 중요한 것처럼, 여론은 노조에게도 중요한 배경이자 수단이 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현대차 노조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으면 기업도 결국 노조 눈치를 보거나, 노조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줄 가능성이 커진다. 노조는 자연스럽게 여론을 업고 간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로봇이 투입된다고 하니까 “품질이 더 좋아지겠다”, “가격도 내려가겠다”, “이게 진짜 금속 노조다” 같은 반응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즉, 지금 현대차 노조에서 나온 강경 메시지는, 가뜩이나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현대차 노조를 더 강성 집단으로 가두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 도입은 전 세계적 추세이고, 이 흐름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결국 도입을 막는 게 핵심이 아니라, 로봇 도입을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로봇은 사람을 대체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위험한 공정에서 빼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방식이다. “로봇 도입은 어쩔 수 없는 방향인 것을 우리도 안다. 그러나 노동자들도 보호해야 하니, 로봇을 도입하기 이전에 일자리 전환 교육과 재배치를 보장해 달라.” 이 정도만 돼도 강경 메시지보다는 합리적인 요구와 제안으로 들린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는, 사측이 이런 요구를 아예 안 들어주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의 고용 관련 입장과 행보를 보면 강제 구조조정이 아니라, 자연 감소로 인력 구조를 조정한다는 기조를 여전히 유지 중이다. 여기서 자연 감소는 강제 해고가 아니라 정년퇴직과 같이 자연 감소되는 인력을 기반으로 구조를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채용을 멈췄던 것도 아니다. 2023년부터 오히려 생산직 공개채용을 재개했다.

이 역시 노사 합의를 통해 나온 숫자대로, 2023년에는 400명, 2024년에는 300명 채용 계획이 보도된 바 있다. 즉 자연 감소만으로 공장 인력을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곧 아틀라스와 같은 로봇 투입이 지금 당장 국내 공장에 전면 투입된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해석으로도 이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국내 생산직 노조에게는 그만큼 시간이 있고, 지금까지 이야기해왔던 방향대로 충분히 갈 수도 있는데, 그걸 하지 않으니 여론이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으로 연결된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그렇게 부러우면 현대차 입사해서 노조 가입해라” 같은 말이 등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결국 노동자이고, 산업의 고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쌓이면, 노조가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부터 나오는 입장과 방향이 노동자를 크게 감소시키느냐, 최대한 지키느냐를 결정짓게 된다. 로봇화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동시에 완전한 로봇화는 또 힘들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테슬라가 과도한 자동화를 밀어붙였다가 복잡한 문제를 겪었다는 해석이 나왔고, 일론 머스크도 “과도한 자동화는 실수였고, 인간은 과소평가됐다”는 취지의 발언이 회자된 바 있다.

로봇은 반복에는 강하지만, 사람과 조합을 이루는 방식이 아직까지는 가장 안정적이라는 인식도 있다. 결국 장기적인 생존과 관련된 입장과 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강경한 메시지만 나오고, 이런 강경한 메시지는 “자동차 산업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려고 하는구나”가 아니라 “결국 자기들 밥그릇만 지키겠다는 거고, 산업 발전은 신경도 안 쓰겠다는 뜻이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만 키운다.
이런 태도가 좋지 않은 결과로 간다는 건 역사가 이미 여러 차례 보여줬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동화 설비가 확산되던 19세기 초 영국의 섬유 산업, 컨테이너화가 본격화되던 1960~70년대 영국의 항만 산업, 자동화가 본격화되던 미국의 신문 노동 시장 등이 비슷한 맥락으로 거론된다.

오히려 지금은 그때보다 규모는 더 크고, 속도는 더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방향대로라면 올해 여름 무렵 언론에서 노조의 강경 파업을 다룰 가능성이 커지고, 임단협 시즌과 겹치면서 여론은 또 한 번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가 수년간 무파업을 할 때도 여론이 안 좋았는데,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 답답한 건, 노조가 과거 강경하게 메시지를 냈던 것 중에서 실현된 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임금 인상은 노동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요구라고, 백 번 양보해서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노조 하면 떠오르는 ‘자녀 입학·졸업 축하금’ 같은 요구는 정작 최종 안에서 실현된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도 대중은 “노조가 또 자녀 입학 축하금 같은 걸 요구했다더라, 이게 제정신이냐”라고 인식하고 각인해버린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노조가 여론 전환에 전력을 쏟아붓는다 해도, 그게 통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있다. 워낙 깊숙이 각인된 이미지가 많아 온 언론이 도와준다 해도 쉽게 바뀌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역설적으로 지금 당장 노력해도 어려운 일을, 아예 시도하지도 않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 도입 주도권을 노조가 가져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주도권을 가져가도 방향이 바뀌는 것도 아니라면, 산업 전환기인 지금 시점에 이번과 같은 강경 메시지가 적절했는지 질문이 남는다. 이대로 간다면 사실상 노조 스스로 입지를 계속해서 좁히게 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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