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보다 5년이나 빠르다고?…현대차, 57년만에 누적생산 1억대 돌파

회사 창립 57년만에 새역사
일본 도요타보다 5년이상 앞서
1억1번째 차량은 아이오닉5
“전동화 시대로 한걸음 더”

30일 현대자동차 울산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누적 생산량 1억 1번째 차량으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N’이 출고되는 모습.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 1억대를 달성했다. 1967년 회사 창립 이후 57년만의 성과다. 일본 도요타 뿐만 아니라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등 자동차 업계 전통 강자들의 기록보다도 빠르다.

현대차는 30일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누적 차량 1억대 달성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고센터에서 1억 1번째로 출고한 차량은 현대차 전동화 전환의 상징인 ‘아이오닉5’다. 행사에 참석한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사장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 진정성을 갖고 매일 한걸음 나아갔다”면서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창립 이듬해인 1968년 11월 울산공장에서 1호 차량인 ‘코티나’를 생산하면서 본격적인 완성차 업체로 첫 발을 내딛었다. 첫 독자 모델은 1975년 생산한 ‘포니’다. 1996년에는 누적 생산 1000만대를 기록했다.

이후 누적 1억대까지의 기록은 1990년대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자체 차세대 기술 개발이 주효했다. 내수시장에 중점을 두던 현대차는 1997년 튀르키예 공장 준공 이후 해외 생산 거점을 빠르게 늘려나갔다. 인도 공장이 이듬 해인 1998년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2005년, 체코 공장 2009년, 브라질 공장 2012년 등 3년에 한 곳 꼴로 새 공장 문을 열었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판매량 상승세는 가팔라졌다. 2013년에는 누적 5000만대를 생산했고, 11년 만인 올해 이를 두 배로 늘렸다.

이동석 현대자동차 국내생산담당 사장(사진 왼쪽)이 30일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식’에서 1억 1번째 출고 차량 인수 고객인 김승현씨(사진 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질적 성장도 동반됐다. 1991년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을 개발한 현대차는 3년 만인 1994년 플랫폼, 엔진, 변속기까지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도요타의 독무대였던 순수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 2011년 진입한 점도 상징적이다. 현대차는 도요타의 직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특허를 피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순수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추세에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이 됐다.

누적 생산 1억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중에서도 5곳 남짓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기록 달성까지의 기간도 도요타는 창립 63년, 폭스바겐은 69년, 포드, 닛산 등은 70여년이 넘는다. 현대차의 기록보다 많게는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1억대의 누적 생산량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1537만대가 팔린 아반떼로 집계됐다. 액센트(1025만대), 쏘나타(948만대), 투싼(936만대), 싼타페(595만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 누적 생산 1억대 달성 관련 차종별 누적 판매 순위. [자료 제공 = 현대자동차]

누적 생산량 2억대를 준비하는 현대차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SDV(소프트웨어기반차량)등 미래차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정의선 현대차그룹이 취임하면서 미래차 관련 대규모 투자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차례로 열었던 1990년대 후반처럼 현대차는 지난해 컨베이어 벨트 방식이 아닌 ‘셀 방식’ 생산시설인 ‘HMGICS(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차 전용 생산 시설인 미국 ‘HMGMA(현대 메타플렌트 아메리카)’, 2026년 1분기에는 ‘울산 EV 전용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다”면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10일부터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을 기념하는 ‘다시, 첫걸음(One Step Further)’ 전시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