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겹살은 구워만 먹기에는 아쉬운 식재료다.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뛰어난 만큼 양념이나 소스를 더해도 풍미가 살아난다. 특히 남은 삼겹살이나 두툼하게 썬 생삼겹이 있다면, 단순한 구이보다 '조림'으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실속 있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된장에 간장을 더한 감칠맛 조림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나고,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고기를 그대로 굽기만 하던 사람이라면 이 조림 방식, 꼭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삼겹살은 먹기 좋은 크기로, 기름은 꼭 닦아낸다
먼저 삼겹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너무 두껍게 자르면 양념이 잘 배지 않고, 너무 얇으면 익히는 중에 흐물거리기 쉬우니 적당한 두께를 유지하는 게 좋다. 팬에 따로 기름을 두르지 말고 중불에서 고기를 구워준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흘러나오는 기름기를 꼭 닦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기름이 그대로 남으면 조림 소스와 섞이면서 느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겹살의 고소한 맛은 살리고 불필요한 유분은 제거해줘야 조림 맛이 깔끔하게 완성된다.

된장, 간장, 마늘의 조합이 핵심이다
양념은 복잡할 필요 없다. 다진 마늘 1스푼, 된장 1스푼, 간장 1스푼, 올리고당 반 스푼, 맛술 1스푼, 물 1컵이면 충분하다. 이 조합은 짠맛과 단맛, 구수함을 한 번에 잡아주는 비율로, 삼겹살과도 잘 어울린다. 된장이 들어가면서 특유의 구수한 향이 조림 전체에 깊이를 더해주고, 간장은 감칠맛을 살려준다.
여기에 마늘이 더해지면 비린 향은 잡고 풍미는 더욱 진해진다. 물의 양을 너무 줄이면 조림이 타기 쉬우니 처음엔 충분히 넣고 중약불에서 졸여주는 게 포인트다.

청양고추와 대파로 매콤하고 깔끔한 마무리
기본 양념으로만 조림을 만들면 자칫 밋밋할 수 있다. 이때 청양고추와 대파가 훌륭한 조연이 된다. 청양고추는 잘게 썰어 넣고, 대파는 큼직하게 어슷 썰어 넣어야 향도 살아나고 식감도 만족스럽다.
이 두 가지 재료는 기름진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맞춰준다. 후추도 살짝 더해주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남는다. 입맛 없을 때 이 조림 하나면 밥이 술술 넘어간다.

중약불에서 천천히 졸이는 것이 핵심이다
양념을 다 넣은 뒤엔 강불보다 중약불에서 서서히 졸여주는 게 좋다. 빨리 졸인다고 불을 세게 하면 양념이 겉돌고 고기가 질겨지기 쉽다. 걸쭉해질 때까지 천천히 끓이면서 양념이 고기에 잘 배도록 시간을 들여야 한다.
조림 국물이 자작하게 남을 정도가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이다. 이 국물은 밥에 비벼 먹어도 좋고, 김에 싸서 먹어도 훌륭하다. 너무 졸이기만 하면 짜질 수 있으니 중간에 간을 보면서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찬 이상의 존재감,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된장삼겹살조림은 단순한 밥반찬 그 이상이다. 고기의 감칠맛과 된장의 구수한 향이 어우러져 술안주로 내놔도 손색없다. 차갑게 식은 뒤에도 맛이 잘 유지되기 때문에 도시락 반찬으로도 적합하고, 냉장고에 보관해두면 바쁜 날에 꺼내 데우기만 해도 훌륭한 한 끼가 된다.
무엇보다 흔한 삼겹살을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평소 구이만 해먹던 사람이라면, 된장조림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