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이탈' 안마해상풍력…대한전선·SK오션 등 사업 좌초 위기

안마해상풍력 조성 단지 모습 /사진=안마해상풍력 홈페이지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대주주의 사업 중단 결정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사실상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수천억원 규모의 계약 해지가 잇따르는 등 해상풍력 업계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전남 영광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는 대주주인 에퀴스(EQUIS)가 사업 구조 개편 및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발주처인 안마해상풍력㈜은 최근 각 사업 분야를 담당하던 협력사들에게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계약 종료 공문을 발송했다.

이번 사태는 대주주 변경 협의가 지연되고 그에 따른 대주단의 승인 거부 사태 등 자금 조달과 운영 주체 설정 과정에서의 마찰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의 핵심으로 주목받던 메머드급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멈춰 서면서 참여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한전선·SK에코플랜트 등 '직격탄'…공급망 전반 비상

이번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가장 뼈아픈 타격을 입은 곳은 프로젝트의 중추 역할을 맡았던 대한전선과 SK오션플랜트다.

특히 대한전선은 지난해 8월 안마해상풍력과 체결했던 약 1816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납품 및 시공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내부망과 액세서리 등 자재 납품부터 설치까지 일괄 수행하는 턴키 계약을 통해 국내 해상풍력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SK오션플랜트 역시 타격이 적지 않다. SK오션플랜트는 532MW 규모의 안마 해상풍력 단지에 들어가는 재킷(Jacket) 38기의 운송 및 설치(T&I) 사업을 수주한 핵심 시공사다. 정확한 확정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메머드급 계약으로 추산한다. 에너지 전환 사업의 핵심 포트폴리오로 안마 프로젝트를 관리해온 SK오션플랜트로서는 대주주 이탈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혀 좌절감이 큰 상황이다.

수천억원대 수주가 물 건너간 대한전선과 SK오션플랜트 외에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다가 좌절된 곳은 다양하다. 그 중 한 곳이 LS그룹 계열 해상 풍력 시공 전문 기업인 LS마린솔루션이다. 이 회사도 지난 27일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수주 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940억원으로, 당초 오는 2027~2028년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었던 해저케이블 외부망 시공 물량이다.

다만 LS마린솔루션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했던 대한전선이나 SK오션플랜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노출 규모가 작은 편이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안마 프로젝트의 매출 제외는 부정적 뉴스지만 시공 매출 기여도 면에서 더 큰 신안우이 프로젝트가 건재하다"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 열려있어…'서해안 HVDC'로 시선 집중

현재로선 안마해상풍력이 일시적으로 좌초된 상태지만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안마해상풍력은 CIP 등 새로운 글로벌 투자사로의 대주주 변경과 사업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향후 새로운 주인과 대주단 승인이 완료될 경우 프로젝트 재개 시점에 신규 계약 체결 등 협력 방안이 다시 논의될 여지가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 민간 주도 사업의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진 사례로 본다. 이어 시장의 시선은 국가 주도 '서해안 HVDC(고압직류송전)' 프로젝트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안마해상풍력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생긴 공백은 뼈아프지만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주도권이 대규모 국책급 사업으로 재편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장소희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