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전공정 물류 자동화 기업 세미티에스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섰다. 회사는 기존 클린 컨베이어 사업을 기반으로 차세대 공중 이송 로봇(AMR)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창업 이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기업공개(IPO)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AI)·로봇 중심의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세미티에스는 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NH스팩29호와의 합병을 통한 코스닥시장 상장 계획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반도체 팹 내 웨이퍼 운송과 보관 효율을 높이는 AMHS(자동 물류 반송 시스템) 통합 솔루션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핵심 제품은 클린 컨베이어 시스템과 질소 퍼지 시스템이다.
민남홍 세미티에스 대표는 회사를 단순 장비 공급업체가 아닌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을 갖춘 전공정 물류 자동화 기업으로 소개했다. 그는 "회사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전(前)공정 라인에 적용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드웨어 기술력과 분산 제어,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이 있었다"며 "세미티에스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 역량을 갖춘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클린 컨베이어→질소 퍼지 시스템으로 성장축 확장
세미티에스의 기존 주력 사업은 클린 컨베이어 시스템이다. 클린 컨베이어는 고청정·저진동 설계를 바탕으로 웨이퍼 보관 용기(FOUP)를 빠르게 이송하는 지상 물류 시스템으로, 전공정 물류 자동화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다. 민 대표는 "현재 회사의 매출 대부분은 클린 컨베이어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며 "천장 레일형 이송장비(OHT)와 컨베이어를 함께 사용하면 반도체 공장 내 생산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클린 컨베이어와 함께 질소 퍼지 시스템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세미티에스는 현재 천장형 질소 퍼지 시스템인 'SP4(S)'와 지상형 시스템인 'N₂LPR'의 두 가지 퍼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존 장비를 수정하거나 개조하지 않고 장비 위에 장착하는 비개조형 질소 퍼지 시스템인 'S-Plate'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민 대표는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장비의 제조사 보증을 유지한 채 질소를 주입할 수 있게 하는 S-Plate는 고객사에 큰 이점이 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품질 테스트는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세미티에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발을 넓혀왔다. 회사는 한국 본사 외에 중국 우시·우한과 일본 도쿄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해외 고객사 레퍼런스도 확보하고 있다. 향후에는 대만·미국·유럽까지 사업 거점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력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은 흑자 구조를 입증했다. 세미티에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30억원,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27.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부채비율 38.4%, 유동비율 314.8%를 기록해 재무구조와 단기 지급여력 또한 여유가 있다.
안정적인 재무 상태도 전면에 내세웠다. 민 대표는 "창업 이후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며 "지금까지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했고 향후 메자닌 발행이나 외부 차입으로 자금조달을 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136억원의 유동부채 중 상당 부분은 금융차입이 아닌 고객사로부터 받은 선수금"이라며 "현재 300억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상장 이후에는 7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차입 재무 기조, AMR 투자 본격화
세미티에스는 상장 후 신성장 동력으로 3세대 공중 이송 AMR을 제시했다. 레일 기반의 기존 OHT 시스템은 경로 변경과 투입 대수에 한계가 있는 반면, 공중 이송 AMR은 더 유연한 경로 설계가 가능하다. 민 대표는 "상장 후 해외 로봇 기업과 협업을 통해 3세대 AMR을 상용화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3년 정도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전공정에서 축적한 초정밀 하드웨어와 지능형 분산제어 소프트웨어 역량을 이차전지, 바이오, 의료장비, 일반 물류 등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세미티에스는 반도체를 넘어 스마트 물류의 수요가 커지는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산업 물류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세미티에스는 NH스팩29호와 스팩 소멸합병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합병 비율은 1 대 0.4432624으로 주주확정 기준일은 이달 16일이다. 이후 17일 주주총회와 내달 20일 합병기일을 거쳐 6월5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민 대표는 상장일로부터 30개월간 보호예수를 확약해 기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 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민 대표는 "세미티에스는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전공정 시장에서 글로벌 팹들의 수율과 캐파(생산능력) 향상을 책임지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코스닥 상장을 발판 삼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장자동화 내에서 AMHS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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