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면 홈런'…서른살 넥슨의 미래 30년 성장전략은
"3년내 연매출 7조원 충분히 가능"
"30년 전 역삼동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벤처 회사 넥슨은 이제 연매출 4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대기업이 됐습니다."
넥슨의 30년…성공 비결은
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30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 사옥에서 개최한 미디어데이 'NEXT ON'(넥스트 온)에서 "지난해 넥슨의 연결 매출은 국내 게임 산업 총 매출의 약 18%를 차지했고, 시가총액은 2011년 상장 이후 4배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9%에 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1994년 12월26일 설립된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3조9323억원(엔화 4234억엔)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1조2516억원(엔화 1347억엔)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다른 게임사들의 실적을 압도했다.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블루 아카이브' 등 기존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호조와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 '메이플스토리M'(중국) 등 신작들도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수치적 성과 외에도 넥슨이라는 기업이 창출한 무형적 가치의 중요성 역시 말씀드리고 싶다"며 "수많은 유저들에게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선사했고, 업계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정보와 경험을 활발하게 공유해왔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세계 최장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 나라'를 28년째 서비스하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의 등록 유저 규모는 각각 2억5000만명, 8억5000만명에 이르면서 수많은 게임팬들에게 즐거움뿐 아니라 추억도 안기고 있다. 최근 전세계 축구 레전드를 국내로 초청해 축구 경기를 펼친 '아이콘 매치'는 게임뿐 아니라 실제 축구팬 모두에게 감동을 줬다.
이와 함께 넥슨은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을 통한 고용 창출, 지식 공유 콘퍼런스 'NDC'를 통한 업계 동반 성장에도 기여해왔다. 출범 7년차를 맞이한 넥슨재단은 어린이 의료 지원 사업과 다양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IT(정보기술) 교육 격차 해소, 미래 인재 육성 측면에서 선(善)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은 이같은 사회공헌활동의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게이머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개선의 계기로 삼은 것도 넥슨의 성장에 기여했다. 김 대표는 "넥슨은 그동안 유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호된 질타를 받은 일도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얻은 교훈들을 결코 잊지 않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거듭하는 것은 넥슨의 성장에 그 무엇보다 큰 걸음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국내 게임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넥슨이 눈에 띄게 성장한 이유에 대해 "(구조조정은) 게임 서비스의 퀄리티가 떨어졌기 때문에 후행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라며 "넥슨이 비교적 잘하는 이유는 절대 지켜야 할 게임 퀄리티의 선이 있는데, 그것을 회사가 전반적으로 잘 이해하고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으로 30년도 '넥슨답게'…"3년내 연매출 7조"
넥슨은 지난 30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30년도 창의적인 도전을 이어가면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넥슨의 게임들이 앞으로도 더 사랑받고 인정받도록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과거처럼 어느 특정 지역을 주된 타깃으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유저 친화적인 게임성과 고도화된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전세계가 넥슨의 무대가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넥슨이 그동안 RPG, 캐주얼, 스포츠, 슈팅 등 특정 장르에 국한하거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는 사업 방식을 앞으로 30년도 이어간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넥슨이 개발하고 서비스한 게임들은 장르로 보나 스타일로 보나 한두 가지 색으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데, 이를 관통하는 것은 도전"이라며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빅앤리틀' 전략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빅앤리틀 전략에서 '빅' 프로젝트 중 하나로는 '야생의 땅: 듀랑고'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프로젝트DX'를 선보일 예정이다. '낙원: LAST PARADISE'는 좀비 아포칼립스의 묘미와 더불어 생존, 탐사, 성장의 재미를 강화할 계획이다. '리틀' 프로젝트를 강화라는 방향성을 정립한 '민트로켓'은 '데이브 더 다이버'의 확장에 힘을 준다.
이와 함께 멀티 플랫폼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루트슈터' 장르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놓은 '퍼스트 디센턴트'와 같은 새로운 IP에 대한 도전도 이어간다. 이에 따라 엠바크 스튜디오는 서바이벌 슈터 '아크 레이더스'를 개발하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서브컬처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IP '프로젝트RX'를 개발 중이다.
기존 작품의 서비스 강화에도 나선다. 메이플스토리는 다양한 IP 확장을 통해 플레이 경험뿐 아니라 음악, 웹툰, 굿즈, 팝업스토어 등 전방위 영역에서 유저 접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세계관 확장을 본격화하며 '퍼스트 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넥슨게임즈가 개발하는 오픈 월드 액션 RPG '프로젝트DW'의 정식 명칭은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로 확정했다.
'마비노기'는 '마비노기 모바일'과 언리얼 엔진5로 전환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 IP로 확장하는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의 경우 내년 여름 진행할 알파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프로젝트G'로 공개됐던 '바람의나라2'는 원작을 계승한 정식 후속작으로 PC와 모바일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MMORPG으로 구성한다.
퍼블리싱 영역에선 'FC 온라인', 'FC 모바일'의 게임 플레이 경험을 더욱 확장한다. 인디 개발사 띠어리크래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MOBA(진지점령) 배틀로얄 장르 게임성을 내세운 '슈퍼바이브'를 선보이고, 슈퍼캣의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캐주얼 RPG의 재미를 앞세울 구상이다.
이와 관련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는 유저의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두 가지 목표로 강점의 극대화를 통한 서비스 강화와, 도전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파이프라인 강화 전략을 제시했다. 강 대표는 "넥슨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역량을 강점으로 더욱 세밀하게 가공하고,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 혁신적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IP 연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내달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 '슈퍼바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 '환세취호전 온라인', '프로젝트 오버킬', '아크 레이더스' 등 5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넥슨은 지스타 메인 스폰서로 참가해 최대 최대 300부스 규모의 B2C 전시관을 마련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넥슨이 오는 2027년까지 연매출 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재무적 성장 계획에 대해서도 재확인했다. 그는 "도전적인 목표이지만 사업 로드맵을 차근차근 실행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며 "신규 게임과 기존 게임 모두 큰 성장을 도모하면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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