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KBS 대하드라마 《명성황후》는 방영 시작과 동시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한 인물의 삶을 100부작으로 풀어내는 대작, 그 한가운데에 배우 이미연이 있었다. 청초함과 단단함을 오가는 그녀의 명성황후는 단순한 캐릭터 이상의 존재감이었다.

하지만, 시청률이 정점을 향해 달리던 그 시점, 주인공이 교체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명성황후》는 당시 기준으로도 파격적인 100부작 대작이었다.
문근영이 아역을 맡아 명성황후의 어린 시절을 보여줬고, 성인 명성황후는 이미연이 이어받았다.

그녀는 섬세한 표정 연기와 절제된 카리스마로 강단 있는 국모의 이미지를 완성해냈다.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상승 곡선을 탔다.

TNS 기준 30%에 육박하는 기록도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바뀔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더는 전력질주할 수 없었습니다”

드라마는 인기에 힘입어 30회 연장을 결정했고, 총 130부작으로 길이를 늘렸다.
하지만 이미연은 계약된 100회까지만 출연한 뒤 하차를 결정한다.

이미연은 훗날 한 방송에서 “100회라고 생각하고 전력질주했다. 연장분까지 출연하면 이후 최선을 다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 역에 쏟았던 에너지를 다른 사람이 이어가는 걸 보는 게 참 마음 아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미연 하차 이후 명성황후 역은 배우 최명길이 이어받는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연기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이미연의 명성황후가 너무도 깊게 각인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고종 역을 맡은 이진우는 이미연보다 3살 연상이었지만, 최명길보다는 6살 연하였다.
주인공만 나이대가 달라진 셈이었고, 일부 시청자는 “고종은 그대로인데 명성황후만 늙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교체 직전 시청률은 19%대였지만, 하차 직후 방송된 81회는 16.9%까지 떨어졌다.
이후 한 자릿수까지 하락하면서 드라마의 힘은 점차 약해졌다.

《명성황후》 하차 시기와 맞물려 이미연은 개인적인 이슈로도 주목받는다.

전 남편 김승우와의 이혼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 중 “지금 내 곁에 그 사람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말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미연은 《명성황후》를 끝까지 함께하진 않았지만, 시청자들의 기억에는 그녀의 명성황후가 깊게 남아 있다.

웃는 듯 말 듯한 묘한 표정, 절제된 대사, 그리고 단단하면서도 여린 내면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그 연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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