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완벽해 보이는 플래그십, 하지만 그림자는 있다
앞선 1편에서 제네시스 EQ900의 압도적인 주행 성능과 의외의 경제성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오너가 23만 km를 주행하며 뼈저리게 느낀 현실적인 단점들을 파헤쳐 볼 차례다. 모든 기계장치가 그러하듯, 대한민국 최고의 플래그십 세단이라 불리는 EQ900에도 피해 갈 수 없는 '고질병'과 아쉬움은 존재한다. 차주가 꼽은 단점들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구조적 결함이 의심되는 부분까지 다양했다.

가장 먼저 지적된 문제는 일명 '내비게이션 물결 현상'이다.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마치 파도가 치듯 가로줄 무늬가 일렁이는 증상인데, 차주는 "열 대면 열 대 모두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단언했다. 마치 강릉 앞바다를 연상케 하는 이 현상은 제품 자체의 결함이 의심될 정도다.
문제는 신품으로 교체해도 시간이 지나면 재발한다는 점이다. 부품 가격만 약 200만 원에 달해 차주는 수리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고 타는 것"을 추천했다. 터치 패널 역시 주소 검색 외에는 작동하지 않아 다이얼로만 조작해야 하는 구시대적 인터페이스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미션 충격부터 엔진 오일 소모까지, 파워트레인의 그늘
주행 질감에서 거슬리는 부분은 '미션 뒷당김' 현상이다. 가속 시에는 부드럽지만, 저속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줄일 때 뒤에서 누군가 차를 잡아당기는 듯한 불쾌한 느낌을 준다. 미션 학습을 초기화해도 잠시뿐, 결국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차주는 미션 오일과 TC(트랜스퍼 케이스) 오일을 교체하여 증상을 상당히 개선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완화책에 가깝다.


5.0 타우 엔진의 고질적인 문제인 '엔진 오일 소모' 또한 피해 갈 수 없다. 차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점도가 높은 0W40 엔진오일을 사용 중이며, 덕분에 소모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동호회에서는 4기유(PAO) 기반 오일보다 3기유(VHVI) 기반 오일을 사용했을 때 소모가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어, 오너들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 습기 차고 눈알 빠지는 헤드램프, 사소하지만 비싼 고장들
외관 부품의 내구성 문제도 심각하다. 헤드램프 내부에 습기가 차는 현상은 EQ900의 고질병 중 하나다. 습기 제거제(제습제)를 교체해야 하는데, 정석대로라면 범퍼를 뜯고 라이트를 탈거해야 해서 공임비가 만만치 않다. 다행히 차주는 휠 하우스 커버를 열어 자가 교체하는 꿀팁을 발견해 비용을 아꼈다. 더 황당한 것은 라이트 조사각을 조절하는 브라켓이 파손되어 일명 '눈알'이 바닥으로 처지는 현상이다. 고속도로에서 라이트가 바로 앞 바닥만 비추고 있다면 십중팔구 이 증상이다. 수리비는 약 20만 원 선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커버의 들뜸 현상도 빈번하다. 커버 내부의 크롬 라인이 마치 물에 불은 것처럼 일어나는 현상인데, 부품값만 13만 원이 넘지만 교체해도 또 재발한다. 그래서 많은 오너들이 검은색 랩핑으로 이 부분을 덮어버리는 차선책을 선택한다. 시동을 끈 후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물 끓는 소리나 태엽 감기는 소음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는데, 기능상 문제는 없지만 플래그십의 감성을 해치는 요소다.


▶ 겨울철의 악몽, 얼어붙는 사이드미러와 먹통 되는 오디오
겨울철이 되면 EQ900 오너들은 사이드미러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거나 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한쪽은 펴지고 한쪽은 접힌 채로 주행해야 하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퓨즈를 뺐다 끼우면 일시적으로 해결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교체밖에 답이 없다. 신품 가격은 개당 43만 원, 양쪽 교체 시 공임 포함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사이드미러 모듈 고장 시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 관련 기능이 모두 먹통이 되기도 한다. 차주는 모듈만 중고로 구해 10만 원대에 수리했지만, 정식 센터에서는 어셈블리 교체를 권장하므로 비용 부담이 크다.

오디오 시스템도 말썽이다. 1억 원에 달하는 차량임에도 음질이 평범하다는 평가는 둘째치고, 블루투스 연결 시 소리가 센터 스피커에서만 나오거나, 전체 스피커가 먹통이 되고 센터 스피커에서만 '물 먹은 소리'가 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앰프 퓨즈를 리셋하면 돌아오지만, 반복되는 오류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 1억짜리 차에 폰 프로젝션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는 옵션 구성
30대 차주에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폰 프로젝션(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의 부재다. G90부터는 적용되었지만, EQ900은 아무리 최고급 트림이라도 이 기능이 아예 없다. 순정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USB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덤이다. 많은 오너들이 "플래그십에 이게 없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부분이다.

뒷좌석 모니터 역시 '계륵'이다. USB에 영상을 담아 보려 해도 해상도(1280x720)와 프레임(30fps 이하)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재생되지 않는다. 요즘 시대에 30프레임 영상은 눈이 피로할 정도로 끊겨 보여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 밖에도 낮은 지상고로 인해 지하주차장 진입 시 하부를 긁는 문제, 운전석 시트 유격 소음, 스포티지 R보다 약한 통풍 시트 바람 세기, 오락가락하는 고스트 도어 클로징 인식률 등 자잘한 단점들이 산재해 있다.


▶ 현실적인 유지비와 사회적 시선
유지비는 어떨까? 30대 첫 차로 이 차를 구매한 탓에 초기 보험료는 자차 포함 200만 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73만 원 수준으로 안정되었다. 자동차세는 연간 약 65만 원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비는 월 1,000km 주행 기준 3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가 지출된다. 엔진오일은 78천 km마다 자가 정비로 교환하여 1회당 1314만 원 선에서 해결하고 있다. 타이어는 국산 프리미엄 기준 4짝에 80~90만 원 정도다. 차주는 "수리비가 비쌀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있지만, 생각보다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차주를 괴롭히는 것은 차 자체의 결함보다 주변의 '시선'이다. 젊은 나이에 대형 세단을 타다 보니 "아빠 차 끌고 왔냐", "허세 들었다", "철이 없다"는 식의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그랜저나 K7 같은 준대형 세단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EQ900은 여전히 '회장님 차'라는 인식이 강해 젊은 오너에게는 부담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주는 단호하게 말한다. "구형 에쿠스에 비하면 잔고장은 훨씬 적고,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단점들"이라고. 그는 엔진과 미션 같은 핵심 부품의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민하지 않은 성격이라면 EQ900은 최고의 가성비 플래그십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꿈을 현실로 만든 30대 오너의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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