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감소’ 네이버·카카오, 허리띠 졸라맨다… 이사 보수 한도 줄이고 경력채용 중단

박수현 기자 2023. 2. 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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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감소’ 네카오, 비용 효율화 ‘총력’
네이버, 이사 보수 한도↓… 150억→80억
성과급 줄이고 ‘플러스 멤버십’에 캡도 씌워
채용 줄인 카카오는 지원자들에 ‘일괄 탈락’ 통보
“올해 전망 어두워”… 유휴인력 고민 더 커질 듯
(왼쪽부터) 네이버 '1784', 카카오 '아지트'. /각 사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앞서 임직원 성과급을 큰 폭으로 줄인 네이버는 ‘등기이사 보수 한도액 삭감’ 카드를 꺼내 들었고, 채용 규모 축소를 예고한 카카오는 진행하던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까지 전면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5년 만에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한 양사가 글로벌 빅테크식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들의 보수 한도를 현재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등기이사 보수 한도를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해당 한도를 2002년(10억원) 상장 이후 ▲2003년 20억원 ▲2004년 30억원 ▲2005년 50억원 ▲2006년 100억원 ▲2007년 150억원으로 인상한 뒤 유지해왔다.

물론 보수 한도와 실지급액은 다르다. 이제까지 지급 총액이 100억원을 넘은 적은 없다. 다만 이번 안건은 네이버 수익 악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3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이후 국내 광고·커머스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등 예년보다 지출도 컸다.

자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은 본사보다 더 부진하다. 본사 실적만 반영된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2018년 37.1%에서 2021년 32%로 감소했다. 2022년에는 29.1%에 그쳤다. 반면 자회사들의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18년 27%에서 2022년 15.9%로 떨어졌다. 콘텐츠, 클라우드 부문 등이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웹툰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부문은 지난해 글로벌 웹툰, 웹소설 사업을 확대하다 36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네이버의 위기의식은 연초부터 두드러지게 감지됐다. 사내독립기업(CIC) 및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네이버는 임직원 성과급을 전년 대비 20%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서치CIC의 성과급 낙폭이 최대 40%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치CIC는 광고 경기 침체로 성장이 가장 크게 둔화한 곳이다.

네이버는 지난 8일 자사 유료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포인트 적립 한도 구간을 도입했다. 월 기준 유효 구매 금액 300만원 초과분에 대해 기본 적립 1%만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는 이전까지 2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구매 금액 한도 없이 기본 적립 1%에 멤버십 추가 적립 1%를 제공해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약 400만명이다.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 유료 가입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게 CS의 분석이다. 이중 유효 구매 금액이 월 300만원 이상인 가입자 수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정책 변경을 통해 줄이는 비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와 나란히 채용 규모 축소 계획을 알린 카카오는 이달 중순 경력 개발자 수시 채용 지원자들에게 일괄 탈락을 통보했다. 일부 지원자는 서류 전형과 코딩 테스트를 통과한 뒤 면접 전형을 준비하고 있었다. 카카오 측은 채용을 중단한 직군과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불확실한 대외 환경 변화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진행한다는 기조 아래, 일부 직군의 채용을 일시 중단했다”며 “지원자들에게는 따로 양해를 구했다. 추후에 해당 직군 채용을 재개할 경우 이들에게 최대한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이전 절차 내용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5년 만의 영업이익 감소다. 경제 침체에 서비스 장애라는 악재가 겹쳤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유료 서비스 피해보상액을 약 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무료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3종과 카카오메이커스 쿠폰 2종,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선착순 300만명) 등을 제공했다. 소비자가로 계산하면 5577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피해보상 내용 100%를 손실로 볼 순 없지만 상당 부분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각 사 제공

2020년부터 2년 연속 세 자릿수 채용을 유지하던 카카오는 지난해 수익 개선을 위해 이를 두 자릿수로 줄인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의 인건비는 2020년 9119억원, 2021년 1조4033억원, 2022년 1조6871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본사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6%로 낮췄다. 카카오뱅크도 평균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며 “카카오 내부에서는 성과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네이버·카카오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양사가 긴축경영 기조를 확고히 세운데다, ‘카무원(카카오·공무원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회사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쓰일 정도로 유휴인력에 대한 고민이 큰 시점인 건 사실이다. 카카오 노조 가입률이 최근 50%를 넘어선 것도 이직 시장이 경직된 가운데 직원들의 ‘내 자리 지키기’ 기조가 강해졌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며 “양사 모두 콘텐츠,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다. 플랫폼 규제라는 두통까지 얹어진 상황에서 네이버는 ‘성남FC 뇌물’ 관련 의혹을 벗지 못하고 있고,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를 놓고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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