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백서 여전히 안갯속…"이미 의미 사라져"
8월 22일 최종 제출됐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
당내 비판 목소리…"별다른 내용 포함 안 돼"
한동훈·대통령실 책임론 부담 느끼나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의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총선백서' 발간이 한없이 미뤄지고 있다. 총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백서 공개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해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본래 각오가 이미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총선백서 특별위원회(특위)는 지난 8월 22일 300페이지 분량의 총선백서 최종본인 '마지막 기회'를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총선백서는 최고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후 최고위원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발표된다. 통상 특위가 그 결과를 완성해 지도부 측에 보고하면 일주일 안에 최고위를 거쳐 공개된다. 하지만 이번 특위의 경우 최종본을 제출한 지 6주가 지났지만 현재까지 최고위에서 총선백서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아 언제 발표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에게 보고하러 오라는 얘기도 아직 없다"며 "여권 내부에서도 발간이 늦어지는 걸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한 초선의원도 "아직까지 발표가 안 된 건 조금 이상하다"며 "(늦어지는 건) 오해를 계속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빨리 털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위에 참여했던 한 당 관계자는 "백서 최종본에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됐던 것 외 별다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총선 특위 위원을 맡았던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2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약 50일 전에 이미 공개를 위해 의결을 요구했던 총선백서를 뭉개고 있는 것은 바로 현 지도부"라며 "왜 이렇게까지 숨기려고 하나.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니 각종 왜곡과 날조가 판을 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어 "이기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전략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고 덧붙였다.
'총선 패배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시작된 백서는 애초 지난 7월 당 전당대회 전까지 발간이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업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지속됐다.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대표의 책임론이 부각될 경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발간 시기가 미뤄졌고, 최종 내용에 담길 내용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이어졌다.
총선백서에는 크게 당정관계, 공천, 여의도연구원, 조직 홍보, 전략, 공약, 현안 평가 등의 내용이 담긴다. 국민의힘 총선 출마자, 당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구체적으로 총선을 총괄한 한 대표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에 대한 평가도 거론될 수밖에 없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줄곧 한 대표의 당내 장악력과 정치력 부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한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백서가 출간되는 게 부담스러워 공개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국면을 맞은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도 공개가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른바 '빈손 만찬' 이후 둘 사이 갈등이 사그라들기는커녕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 또다른 갈등 촉진 요인으로 백서가 떠오를까 조심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백서 공개가 미뤄지는 이유가 뭐든 백서가 갖는 의미와 신뢰는 이미 다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반성하고 평가하겠다는 목적에 충실하지 않고 이 사람 저 사람 입장 생각하면서 이미 백서의 의미를 다 잃어버렸다"며 "당을 위해 다음 선거에서 이기는 데만 목적을 두고 여과 또는 가감없이 만들어냈어야 신뢰를 받을 텐데 지금은 발간되더라도 한 대표를 공격하거나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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