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가 아니라 저주”…소원을 들어주는 앱 ‘기리고’

손미정 2026. 4. 22. 12: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4일 공개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정통 호러에 무속 등 한국적 오컬트 가미
라이징 신예 캐스팅 “‘신인 등용문’ 되길”
넷플릭스 ‘기리고’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던 고등학생 ‘형욱’이 어느 날 갑자기 학력평가 수리영역에서 만점을 받는다. 쉬는 시간, 형욱의 친구들은 그를 가운데 앉혀 놓고 진실을 말할 것을 추궁한다. 계속되는 취조에 형욱은 슬며시 휴대폰을 꺼내더니 ‘기리고’라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소개한다. 형욱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소원을 들어주는 앱’이다.

허무맹랑한 소리에 친구들은 코웃음을 친다. 그리고 갑자기 형욱의 휴대폰에 의미를 알 수 없는 24시간짜리 타이머가 켜진다. “쿨타임(게임 등을 다시 사용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인 건가??”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타이머의 남은 시간이 0이 된 순간, 형욱은 교실 친구들 앞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는다.

넷플릭스 ‘기리고’ [넷플릭스 제공]

형욱의 끔찍한 죽음을 지켜본 ‘세아’, ‘나리’, ‘건우’, ‘하준’은 충격에 빠진다. “어플이 사람을 죽일 수 있어?” 믿을 수 없는 가정을 놓고 친구들 간의 언성이 높아지던 사이, ‘건우’가 장난처럼 빌었던 소원 역시 이뤄졌음을 알게 된다. ‘지니(Genie)’가 아닌 ‘저주’였던 ‘기리고’. 그리고 그 덫에 걸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다.

오는 24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리고’가 공개된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선보이는 영 어덜트(YA·청소년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호러물이다. 저주와 복수, 죽음이라는 소재에 ‘앱’이라는 설정을 더한 시리즈는 정통 호러 위에 무속신앙 등 한국형 오컬트를 가미한 ‘K-호러’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나선다.

연출을 맡은 박윤서 감독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기리고’ 하이라이트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소개되는 작품인 만큼 더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것이 외국에서 보기에 더 신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통 장르 위에 한국적인 것을 잘 섞었고, 덕분에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오컬트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윤서 감독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하이라이트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기리고’는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시리즈다. 통상 호러 장르가 작품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영화’란 포맷을 택하는 것과 다르다.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된 이 작품을 받아 든 감독의 고민도 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박 감독은 “짧은 호흡의 공포가 아니다 보니 서사를 개연성 있게, 끝까지 몰입감 있게 이끌어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서 “정통 호러만이 아니라 오컬트에 액션, 학원물 등 장르적 요소를 많이 추가해서 지루함 없이 연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즈의 주인공은 모두 오디션으로 선발된 신예들로 채워졌다. 전소영(세아), 강미나(나리), 백선호(건우), 현우석(하준), 이효제(현욱) 등이다. 신선한 페이스에 탄탄한 실력이 더해진 이들의 연기는 10대 특유의 미성숙함과 불안함을 실감나게 표현, 서사의 개연성을 더한다.

순간순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캐릭터들의 기괴한 움직임과 동작도 대부분 대역 없이 진행됐다. ‘나리’를 연기한 강미나의 말을 빌리자면 “모두의 피, 땀, 눈물이 서린” 작품이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하이라이트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배우 노재원, 이효제, 강미나, 전소영, 현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작중 ‘두뇌’를 담당하는 ‘하준’역의 현우석은 “대역을 거의 쓰지 않았다”면서 “안무가와 열심히 연습하고 다듬어서 완성된 장면들”이라고 소개했다. 현욱 역의 이효제는 배역을 위해 20kg가량을 증량하기도 했다.

감독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주인공이 신인들로 채워지길 바랐다. 그는 이날 ‘기리고’가 과거 ‘여고괴담’ 시리즈와 같이 신인들의 ‘등용문’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감독은 “만약 시리즈로 간다면 ‘여고괴담’과 같이 새로운 이야기로 갈지,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시리즈로 갈지는 고민된다”면서 “‘기리고’가 잘 돼서 좋은 신인분들을 발굴할 수 있는 시리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 중 주인공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무당 ‘햇살’과 ‘방울’은 전소니와 노재원이 연기했다. 신인들에게 연기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정된 연기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캐스팅이다.

넷플릭스 ‘기리고’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기리고’ [넷플릭스 제공]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하이틴 공포물’은 시청자들과 관객에게 완전히 낯선 장르는 아니다. ‘기리고’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배우와 감독 모두에게서 자신감 있는 답변들이 돌아왔다. 핵심은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서사, 그리고 ‘기리고’만이 가진 장르적 복합성이다.

“판타지스럽기도 하고, 코믹한 장면들도 있어요. 제가 특히 재미있습니다(웃음). 저도 처음 보는 호러물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너무 기대됩니다.”(노재원)

“확확 바뀌는 장면이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인물과 서사가 살아있어요. 이것이 YA 호러만이 줄 수 있는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강미나)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