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기술이 문제”…경쟁사 TSMC 창업자가 꼬집은 약점
정치 불안정, 삼성 경영에 악재 작용
“세계 1위, 경쟁자 없다”
인텔 몰락 이유, AI 시장 포착 실패

10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창 창업자는 자서전 ‘장중머우 자서전(張忠謀 自傳)’ 출간 간담회에서 “현재 삼성전자는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특히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경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든 이래 첨단 기술인 ‘게이트 올어라운드(GAA)’를 도입했는데, 수율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대목이다. GAA는 트랜지스터 채널을 게이트가 사방에서 둘러싸는 구조로, 전류 제어가 정밀하고 전력 효율이 뛰어난 반도체 공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에 세계에서 처음 GAA를 3나노미터(㎚) 공정에 도입했지만, TSMC는 내년 2나노 공정부터 GAA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첨단 기술에 앞서 있기는 하지만, 양산 단계에서 높은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기술적 문제’에 직면했다고 본 셈이다.
TSMC는 보수적이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GAA보다 한 단계 낮은 핀펫 공정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안정적인 수율 관리를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최근 반도체는 미세화 공정 단계인 ‘노드’의 기술력 차이만을 갖고 승패가 갈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다. 반도체 공정 로드맵 수립, 수율 향상을 위한 반복적 개선 작업, 이를 총괄하는 경영 노하우가 결합해 TSMC를 오늘날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창은 “TSMC에는 경쟁자가 없다”면서 “전 세계 AI 반도체 고객의 제품을 예정대로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1988년 TSMC를 주축으로 ‘메모리 반도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창 창업자는 이 과정에서 고 이건희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삼성의 메모리 공장을 보여 준 뒤 “메모리에는 수많은 자본과 인재가 필요해, 대만은 할 수 없다”며 양사 간 협업을 제안했다.
하지만 창은 “TSMC가 삼성과 협력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대만은 이후 TSMC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뱅가드인터내셔널을 1994년 출범했다. 하지만 한국에 밀려 2000년 메모리 시장에서 철수했다.
창 창업자는 이후 한 대만 언론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전문가는 아니지만, 반도체와 휴대폰의 잠재력을 알아본 영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언론과 인터뷰에서 영국 속담을 인용해 “알고 있는 악마가 모르는 악마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경쟁 상대가 모르는 경쟁 상대보다 낫다는 뜻이다. 삼성과 협력했을 때 발생할 리스크나 경쟁자 출현보다는, 삼성이 경쟁 상대로 있는 것이 오히려 TSMC에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메시지다. TMSC가 지금껏 삼성전자에 대해 줄곧 견제하는 자세를 취했던 셈이다.
이후 TSMC는 한 우물만 팠다. 특히 그는 미국 빅테크 기업을 집중 공략하면서 기회를 엿보았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자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그는 애플이 로직 칩 설계를 위해 삼성을 찾았지만 삼성이 자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것을 큰 기회로 삼았다. 아내 소피 창 여사의 사촌인 테리 궈 폭스콘 창업자를 통해 애플을 공략했다. 오늘날 애플은 TSMC를 통해 반도체를 조달받고 있다.
한편 창은 인텔이 몰락한 이유에 대해 “새로운 전략의 부족”을 꼽았다. 직전 CEO인 팻 겔싱어가 AI 시장을 포착하지 못하고 파운드리 서비스로 진출한 것이 패착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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