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못 찾아간 ‘휴면보험금’ 268억원…이자도 억대

“보험 가입 잊고 한국 떠나는 경우 많아”
“확정된 미수령액 활용방안 검토해야”

‘2024 부산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가 열린 지난달 27일 부산 남구 경성대 건학기념관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약 6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가 찾아가지 못해 발생한 ‘휴면보험금’이 2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이자도 1년새 2배 이상 늘어나 적절한 활용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5년 9개월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이 직접 찾지 않은 보험금은 총 406억5100만원이었으나,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미청구 보험금 찾아주기’ 사업으로 137억5400만원(약 34%)은 주인에게 돌아갔다. 이에 나머지 268억9700만원이 외국인 근로자 휴면보험금으로 남아 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휴면보험금은 49억99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도 9월 기준 49억1300만원으로, 이런 추세라면 또다시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전망이다.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비전문 취업(E9)’이나 ‘조선족 등 동포(H2)’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사업주는 귀국비용보험(출국 시 항공권 보조비용)과 출국만기보험(근로자 통상 월 임금의 8.3%씩 적립 등)에 가입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는 비자 만료 후 귀국 또는 비자 변경 시 납부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입 사실을 잊고 출국하거나 만기를 못 채우고 불법체류를 하게 되는 경우 등 미처 청구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미수령 상태로 3년이 지나면 ‘휴면보험금’으로 처리된다.

휴면보험금의 이자를 활용할 ‘용처’도 불분명하다. 휴면보험금이 쌓이면서 발생한 이자는 지난해 8억7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위상 의원은 “휴면보험금 반환율을 제고하고, 확정된 미수령액과 이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과 복리 증진을 위해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