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독대 요청” “누설” 신경전… 尹-韓, 답답한건지 한가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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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한다.
7·23 전당대회 다음 날 만찬 이후 두 달 만으로, 지난달 30일로 예고됐다가 의대 증원 유예 문제를 놓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미뤄진 끝에 이뤄지는 당정 회동이다.
이번 만찬을 앞두고도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 측은 "언론을 통해 독대를 요청하느냐. 당 대표가 대통령을 대하는 자세에 존중이 전혀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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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의 설왕설래는 한가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충분한 사전 조율도 없이 독대를 요청했다는 내용부터 언론에 흘리는 한 대표 측이나 그런 보도에 당장 불쾌한 반응부터 나타내는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면 국정을 책임진 여권의 두 축이 맞는지 의구심부터 든다. 가뜩이나 산더미처럼 쌓인 난제 속에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갈등부터 노출하는 한심한 모습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아무리 두 사람 간 감정적 앙금이 크다 해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독대가 그렇게 어렵다는 게 상식적이진 않다.
이처럼 기본적인 소통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근저에는 두 사람 관계가 바닥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양측 모두의 판단이 깔려 있는 듯하다. 당장 의정 갈등으로 국민 고통이 장기화하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이반된 민심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안에도 당정이 뜻을 모을 수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럴 바엔 한 대표로선 용산과의 정치적 차별화를 꾀하려는, 윤 대통령으로선 그런 이를 키워줄 일은 안 한다는 심산이 아닌가 하고 서로를 의심하는 양상이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함께 밥 먹으며 ‘단합’만 외치다 끝내도 안 되지만,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난 뒤에 딴소리만 나온다면 그 역시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국정의 두 축이 한낱 독대 정도가 아니라 밤새워서라도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다. 비록 오늘은 어렵다지만 어떤 계기와 형식이든 두 사람이 조만간 만나 국민의 근심거리를 논의하고, 적어도 의정 갈등만큼은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만큼 국민의 답답함이 임계점에 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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