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으로 재해석한 장안동 상가주택 리모델링

서울의 장안동은 30~40년 전과 현재가 극명하게 다르다. 오래된 낡은 건물들이 인구 증가와 맞물려 재건축됐고, 상업과 주거 시설이 균형 있게 발전해 있다. 도시정비 측면에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장안동의 건물들은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요구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래된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요구와 지역성에 기반해 능동적으로 재해석된 리모델링 사례이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노현상 대표(㈜유니브원) | 사진 ㈜유니브원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동대문구
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경량철골조, 시멘트벽돌조
대지면적 226.2㎡(68.5평)
연면적 변경 전 480.42㎡(145.6평)
변경 후 521.17㎡(157.9평)
주차 법적 1대, 실제 3대
설계기간 2024년 1월 ~ 2월
시공기간 2024년 3월 ~ 8월

설계 및 시공 ㈜유니브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징크패널
외벽-세라믹사이딩(대림우드)
내부마감 내벽-도배(DID 실크벽지)
바닥-2~4층 데코타일 3.0-LX
내단열 경질우레탄폼
창호 영림 프라임샤시
도어 영림
가구 퍼시스원
이번 리모델링의 가장 큰 이슈는 외관의 변화를 통해 건물의 이미지와 기능을 모두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기본적인 건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 요소와 도시적 세련미를 더하는 데 포인트를 뒀다. 이로써 상업적 용도로서의 가치 상승과 함께 안정된 주거환경 개선으로 지역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건물이 재탄생했다.

01_외관 및 외벽
마감재 세라믹사이딩은 도시적이면서도 간결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동시에 다각형 구조의 개성을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리모델링 전 건물 외관
After
리모델링 전 건물 외벽
After
02_현관 및 계단
애초에 외부에 있던 계단은 비바람을 막기 위해 얼기설기 가설한 상태였고, 옥탑방 또한 오랜 시간을 거치며 조금씩 늘어나 불법 증축된 부분이 상당했다. 건축주는 불법 증축 부분을 철거하고 조금 여유 있는 용적률을 사용함으로써 합법적 증축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합리적 결단을 내렸다.
After
After
03_거실
증축한 4층 거실은 디자인이 집중되고 전체 공간에서 가장 넓은 영역이다. 모든 동선의 중심이며 가구나 가전, 오브제를 전시하듯 배치해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포인트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Scenery)이다. 거실에선 아담한 쌈지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수채화 같은 풍경은 낯선 곳의 여행지처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며 어느새 피로가 풀린다.
04_주방
대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는 이제 필수 아이템이다. 그 공간을 두고도 40평형대에서 볼 만한 꽤 넓은 주방으로 리모델링됐다. 그리고 개수대 앞의 큰 창은 바깥의 바람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는데 주부를 위한 설계자의 배려가 느껴진다. 설계자는 디자인에서 4인용 식탁을 배치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사용자는 개방성 있는 넓은 공간을 즐기는 것 같다.
05_옥탑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녹색은 유난히 정겹다. 길을 걷다가 싱그러운 나무 한 그루라도 만나면 오랜 친구처럼 반갑다. 녹색의 인조 잔디로라도 도시인의 지친 삶에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06_주차장
건축주는 임차인들을 위해 한 개의 상가를 포기하고 뒷마당까지 포함해 3대의 주차공간을 만드는 통 큰 결정을 했다. 이 시대의 행동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는 것 같아 공사 내내 푸근한 마음이었다.
주차장으로 만들기 전 상가 공간
After
준공 후에 생각해 보니 수많은 어려운 과정과 고민스러웠던 일들을 이겨낸 에너지는 건축주의 모든 결정이 인본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됐고 그것이 좋은 결과의 원천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결정하는 모든 일은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긴 시간, 순조롭지 않았던 일에도 따뜻한 말씀과 지혜로운 결정을 해주신 건축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