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시대에도 랠리에서 비켜난 게임사의 현재 위치와 재평가 조건을 기업별로 살펴봅니다.

네오위즈는 소울라이크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을 통해 글로벌 PC·콘솔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다운로드형 콘텐츠(DLC) 'P의 거짓: 서곡'까지 이어진 성과는 네오위즈가 모바일·웹보드 중심 게임사를 넘어 글로벌 프리미엄 게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주가는 아직 그 가능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9일 종가는 1만8160원으로 52주 최고가 3만1550원보다 42.4% 낮다. 2025년 연간 실적은 크게 개선됐지만 올해 1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다시 꺾이면서 후속 흥행을 반복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실적 버텼지만 주가는 낮아졌다
네오위즈의 2025년 연결 매출은 4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0억원으로 82.2% 늘었다. 2023년 316억원, 2024년 329억원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이 'P의 거짓' 성과와 라이브 게임 운영 효과를 거치며 한 단계 올라선 셈이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실적 개선과 엇갈렸다.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929억원,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211위다. 이날 거래량은 9만5502주, 거래대금은 17억2400만원 수준이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6배,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16배로 낮은 편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각각 순자산·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준다. 두 지표 모두 낮지만 시장은 기업 가치보다 이익의 지속성을 먼저 보고 있다.
이런 시각을 키운 것은 올해 1분기 실적이다. 네오위즈의 1분기 매출은 10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0% 줄며 증권가 전망치(102억원)를 밑돌았다. 당기순이익은 154억7000만원을 기록했으나 고환율에 따른 환차익 등 영업외 요인이 반영된 결과였다.
매출 구성도 변화했다. 1분기 플랫폼별 매출 비중은 모바일 51%, PC·콘솔 39%, 기타 10%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514억원으로 '브라운더스트2' 2.5주년 및 1000일 이벤트 효과가 반영됐다. PC·콘솔 게임 매출은 395억원으로 'P의 거짓: 서곡'과 '셰이프 오브 드림즈' 매출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영향을 받았다. PC·콘솔 프리미엄 게임은 출시 초기 매출 집중도가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이 하향하는 구조다.
비용 부담도 남아 있다. 1분기 영업비용은 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인건비는 396억원, 변동비는 350억원, 마케팅비는 73억원이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줄었지만 라이브 지식재산권(IP) 운영비와 모바일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변동비 부담이 수익성 개선을 제한했다. 여기에 차기작 등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선행 투자로 연구개발비도 늘었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161억원으로 매출 대비 15.89%를 차지해, 2024년 12.45%, 2025년 10.08%에서 매년 높아졌다. AAA급 콘솔 게임 개발을 위한 투자가 고정비를 키우며 단기 영업이익을 누른 셈이다.

'P의 거짓' 이후 증명해야
네오위즈가 시장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여전히 'P의 거짓'이다. 'P의 거짓: 서곡'은 본편의 프리퀄 형태로 출시됐고 DLC 흥행에 힘입어 본편 포함 전 세계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넘겼다.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PC·콘솔 시장에서 완성도와 판매 성과를 함께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이 성과가 곧바로 주가 재평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PC·콘솔 프리미엄 게임은 모바일 라이브 게임처럼 매월 반복적으로 매출을 쌓는 구조가 아니어서 후속작 출시 일정이 멀거나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면 실적 추정에 공백이 생긴다. 'P의 거짓'이 성공작이라는 사실보다 같은 수준의 흥행작을 다시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이유다.
네오위즈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IR 자료에서 회사는 신규 IP 확장, 팬덤 중심 서비스 고도화, IP 프랜차이즈화, 글로벌 현지화를 축으로 삼고 중장기 성장 전략에 맞춰 신작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 중심에는 라운드8 스튜디오가 있다. 회사 측은 'P의 거짓' 차기작 개발이 본격화됐고 프로토타입을 통과해 개발 단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단계는 핵심 재미와 완성 방향을 압축해 검증하는 버티컬 슬라이스로, 정식 출시 일정과 매출 기여 시점을 확정적으로 보여주는 단계는 아니다. 네오위즈는 글로벌 개발비가 상승하는 환경에서 기술적·물량적 투입만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고 이용자의 몰입을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개발 중심 기조는 경영진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네오위즈는 'P의 거짓'과 'P의 거짓: 서곡'의 글로벌 흥행을 이끈 박성준 신작개발그룹장을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그는 창사 이래 첫 개발자 출신 대표로, 8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배태근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취임한다. 개발 현장을 지휘하던 인물을 경영 전면에 세운 것은 신작 개발과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평가 조건은 반복 가능한 흥행 체계
네오위즈의 재평가 조건은 성공 경험 자체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흥행 체계의 증명이다. 회사는 현재 6개 프로젝트 중 5개가 본격 개발 단계에 들어갔다. 울프아이 스튜디오 신작(1인칭 RPG), 자카자네 스튜디오 신작(서부 느와르 CRPG), 프로젝트 CF(라이프 시뮬레이션)가 프로덕션 단계이고, 프로젝트 루비콘(스토리 중심 RPG)과 'P의 거짓' 차기작은 버티컬 슬라이스, 프로젝트 윈디(소울라이크)는 프로토타입 단계다. 대부분 PC·콘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라인업으로 'P의 거짓' 이후에도 프리미엄 게임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흐름이다.
다만 올해 실적에 곧바로 기여할 대형 신작은 제한적이다. 네오위즈는 4월28일 '고양이와 스프: 마법의 레시피'를 글로벌 출시했고, 하반기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킹덤2'를 한국과 중화권에 선보일 예정이다. 퍼블리싱 타이틀 '안녕서울: 이태원편'도 PC 스팀을 통해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들 라인업은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의미가 있지만, 'P의 거짓'급 대형 PC·콘솔 신작의 실적 기여 시점은 아직 뒤에 놓여 있다.
주주환원은 주가 하방을 보완하는 요소다. 네오위즈는 2025년 영업이익 599억8000만원의 20%인 120억원을 환원 재원으로 산출했고, 4월 현금배당 60억원과 자사주 소각 60억원을 집행했다. 자사주 소각 반영 후 발행주식총수는 2185만6816주에서 2163만6459주로 1.0% 줄었다. 다만 주주환원만으로 주가 재평가를 만들기는 어렵다.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결국 하반기 라인업의 실제 성과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7월9일 기준 최근 3개월 내 네오위즈에 대해 제시된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만8833원, 투자의견은 3.83으로 매수 우위지만 일부 증권사는 단기 모멘텀 공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만4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32.35% 낮췄고, 유진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0.0% 낮은 2만8000원으로 조정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공백기 구간으로 단기 주가 모멘텀이 제한적이지만 신작 파이프라인이 가시화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의 접근이 유효하다"며 "6개 신작 파이프라인 중 5개가 개발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에 올해 기대작 '안녕서울: 이태원편'이 출시될 4분기로 접어들어야 개발 가시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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